밥값, 드라이클리닝, 출장, 아’웃’렛, 르 크루제, 쇼핑, 운동화

밥값 이마트 앞을 지나가는데, 4인 가족이 장을 보러 나온 모양. 엄마가 한 다섯 살쯤 된 딸한테 “아빠 도와주라니까 왜 아무 것도 안 해? 밥을 먹었으면 밥값을 해야지?”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엄마 밥값이 뭐야…?” 라고 딸이 대답했다. 이런 게 우문현답인지도.

드라이클리닝 오늘까지 맡기면 20% 할인이라고 해서 부랴부랴 스웨터 몇 벌을 맡기기는 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 옷들을 이번 겨울에 입게 될 가능성은 없다. 세 번째 요요가 찾아오고 있으니까. 자꾸만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뱃살을 칼로 토려내는 꿈을 꾼다. 조금만 심각해지면 정말 그렇게 저질러버릴 기세?

드라이클리닝 2 아 근데 거기 모델로 나오는 여성분은 볼때마다 좀 부담스러운… 특히 눈이…

출장 강원도로 “출장”을 다녀왔다. 아주 훌륭한 성과를 거둔 출장이었다. 출장의 결과를 공개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나에게도 소화흡수할 시간이 좀 필요하다. 책도 좀 찾아보고.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 날도 구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양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도 해서 한 번 들러봤다. 원래 들러보기만 했어야 하는데… 그랬어야만 하는데…;;;;; 그래도 필요한 걸 얻지 않았으냐고 자위를 하는 수 밖에 없다. 원래 쇼핑이란 그런 것이다.

르 크루제 있으면 좋은데 없어도… 잘 쓰기가 너무 어렵다. 영양밥 같은 것도 좋은 쓰임새이기는 하겠지만 그것만 하기에는 좀… 집에서 영양밥 해 먹는 것 자체에 점수를 주어야 하는 걸까도 싶지만… 어쨌거나 너무 무거워서 가정주부들이 늘 쓰게 될까 좀 궁금하다. 아, 그리고 그라디에이션 들어간 건 정말 좀…

스@벅스 아’웃’렛의 스@벅스에서 커피를 마실까 들어갔는데, 내부 온도가 엄청나게 높았다. 땀을 흘릴 정도였는데… 무슨 의도라도 숨어있는 것은 혹시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쇼핑 1 저런 할인매장 단지에서의 쇼핑은 한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싸서 산다면 분명히 입지 않을 것이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가면 분명히 성공할 확률이 적은 데가 할인매장인데, 그렇다고 해서 ‘둘러보고 괜찮은 것 있으면 사지’라고 생각하고 가서 뭔가 집어오면 집에 와서 후회할 확률이 90%, 적어도 내 경험에서는 그렇다. 예를 들자면, 평소에 부트 컷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사람이 할인매장에 가서 아주 잘 맞지는 않는 것 같지만 가격을 후려쳤다는 이유로 ‘뭐 이 가격이니 이런 바지 하나 있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에서 일자 바지를 사온다면 자기가 생각한 만큼도 안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언제나 부트 컷 청바지가 더 잘 어울리기 때문에 손이 잘 안 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뭐 그냥 이건 아주 대강 든 예이지만… 예를 들어 버버리 매장에서 남자 버버리를 19만원에 팔고 있었는데, ‘버버리가 19만원!’이라는데 혹해서 산다면 분명히 안 입을 확률이 높아보이는 모양새였다. 먼 옛날, 런던 근교에 있는 버버리 할인매장이 인구에 회자되던 시절 나도 거기에 가서 트렌치 코트를 샀었다. 물론 살이 빠져서 못 입게 된 것도 있지만 애초에 나라는 사람에게는 트렌치코트가 어울리지 않았다. 들어올 때 간신히 이베이에서 헐값에 처분했던 기억이 난다.

쇼핑 2 그냥 두고 올 수 밖에 없는 것 가운데 나이키의 빨간색 나일론 재질 운동화가 있었다. 275부터 나온다고 해서. 270이라면 모를까 그보다 크면 질질 끌고 다닐 수 밖에 없어진다.

쇼핑 3 그런데 정말 비싼 상표들 가운데 감이 안 좋은 것들이 왜 그렇게 많을까? 예를 들자면 나는 겨울 코트를 고를 때 100% 캐시미어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가벼운 대신 너무 축 처지기 때문에 고려를 하지 않는데(물론 돈 더 많으면 그런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겠지. 사실은 캐시미어 블레이저는 하나 있다. 역시 따뜻하고 가볍지만 너무 축 처진다. 진짜 부자들의 캐시미어는 또 다르겠지;;;), 대신 보통 모에 캐시미어가 단 10%라도 섞인 걸 좋아한다. 50% 정도면 정말 좋은데… 우리나라 상표 또는 라이센스로 들어와 국내 생산하는 것들의 이월상품을 잘 고르면 이런 것들을 굉장히 저렴하게 살 수 있는(정가는 90만원이지만 예를 들어 30만원대랄지… 정가 45만원인데 8만원대;;;랄지… 물론 정가를 믿지는 않지만 45만원인데 6만원 주고 산 것도 잘 입고 다닌다) 반면, 이런 종류의 원단으로 소위 말하는 명품의 할인매장을 간다면 그 가격이 훨씬 높은 대신 질은 그냥 그렇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 이건 그냥 내가 진짜 좋은 명품들을 잘 못 만져봐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하지만…

운동화 하니까 생각이 난 건데, 초등학교 1학년 아니면 3학년 때였다. 운동회였는데, 반 아이 하나가 당시 유행하던 무슨 만화 주인공이 그려진 새 운동화를 신고 왔다. 그것도 엄청 큰 걸로. ‘엄마가 6학년때까지 신으래.’ 걔, 큰 신발 신고 달리기 하다가 넘어졌다. 애도 애지만 6학년짜리의 치수로 산 그 큰 운동화가 나뒹굴던 기억이 생생하다. 6학년때 유심히 봤는데, 그 운동화를 계속 신고 있던 것 같지는 않다.

 by bluexmas | 2010/10/21 00:04 | Life | 트랙백 | 덧글(18)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10/10/21 00:48 

드라이클리닝: …저도 살을 좀 없애고 싶은데 말이죠…. OTL

르크루제: 무거워요!!! 백화점에서 들어봤다가 안 사오기 잘했다!!! 는 결론을 봤습니다. = =;

쇼핑: 정말 힘들지요. – -;;;; 저는 쇼핑할 생각만 하면 마음이 무거워져요. 허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28

역기 대신으로 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역기로는 밥을 못 하잖아요. 그러나 르크루제라면! 비싼 물건이니 역시 다목적인 걸까요!

 Commented by 제이 at 2010/10/21 02:51 

르쿠르제 늘상 꺼내놓진 않아도 종종 씁니다.

소스팬은 부침개전용. 작은 냄비는 밥. 스프. 닭백숙용으로 주로 쓰지요. 법랑부분 긁힐까봐 신경 엄청 쓰이지만 뭉근히 오래 끓이여야될때는 상당히 좋습니다. 근데 너무 무거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29

네 더치 오븐이 좋죠. 저도 롯지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코팅과 무코팅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지요.

 Commented by JuNeAxe at 2010/10/21 02:56 

다섯살이면 밥 잘먹고 잘 놀고 잘 웃고, 덧붙여서 안 아프면 충분히 밥값하고 넘치는것 아닌가요 그 어머님도 참 잔인하시네요( ..)

싸서 사면 반드시 그 돈만큼을 버리게 되지요( ..) 그런데도 정신 못차린 저도 저고;;

캐시미어는 가볍고 얇게 빠지는건 좋은데 따뜻하지가 않아서… 비싼데 왜 이래!! 하고 버럭하다가 그만큼 비싸면 충분히 난방되는 곳에 있고, 차를 타고 다닐테니 굳이 더 따뜻할 필요가 없겠구나, 하고 납득한 적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29

그러니까요…. 저는 캐시미어가 따뜻하면서도 공기가 잘 통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몸이 구려서 안 입어도 괜찮습니다. 게다가 어차피 밖에 잘 나가지도 않을 거라서요.

 Commented by settler at 2010/10/21 03:14 

르크루제로 끓이면 열보존 및 전달이 잘 되어 라면을 끓여도 더 맛있다던데

무겁기도 하지만 너무 비싸서요

반면 좀 더 무거웠으면 하는 건 저도 캐시미어 코트

겨울옷은 무게감이 있어야 옷 안에서 체온보존이 되는 거 같아요

그래도 니트는 유니클로에서라도 캐시미어 사다 쟁여 놓고 싶어요

낡기도 금새 낡더라구요 캐시미어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32

르 크루제에 라면… 돼지 발톱과…? 물론 농담입니다-_-

캐시미어는 너무 힘이 없어서(물론 돈도 없지만) 좀 그래요. 돈도 없는 게 차라리 다행이지요… 니트는 좋지요 캐시미어가 안에 입는 건 무겁지 않은 게 좋더라구요. 제가 몇 장 사던 시절 제이크루 캐시미어도 좋았어요. 그 뒤로 내리막길… 그때는 에버크롬비 캐시미어도 좋았습니다.

참, 조지타운 북스토어에서 아직도 Hoyas 그려진 버튼 파나요? 혹시 디씨에 계셨다면 아실지도…

 Commented at 2010/10/21 07:5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33

네 저도^^ 그 여자분 눈매는 왠지 부담 한 아름…

캐시미어는 10%만 들어가도 굉장히 달라요. 제가 산 것중에 가장 싼 건 10% 들고 8만원. 6만원짜리도 있어요. 그건 자켓, 8만원짜리는 코트… 정가는 뭐 40만원대라지만 아무도 믿지는 않겠죠.

 Commented by enif at 2010/10/21 10:37 

르크루제는 사용할때 너무 벌벌 떨어서 모셔놓는 사람들이 다 많은것 같아요. 좋은 제품은 막 써줄때 더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33

집에 르크루제 모셔놓는 제단 있는 집도 있다던데요?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10/21 11:58 

다섯살짜리한테 밥값을 하라니…

으헉.

애 키우면서 보니 한 여덟살까지라도 사람보다는 “동물”에 가깝던데.

그냥 건강하게만 있어줘도 감사하게 생각할래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34

그러게요. 엄마시니까 잘 아시겠죠. 꼬마들은 다섯 살 세살 쯤 되나요?^^ 귀엽던데.

 Commented by drtrue at 2010/10/21 16:08 

르쿠르제 큰맘먹고 하나 질렀었는데.. 에나멜코팅된 부분이 동그랗게 깨졌어요. 무거워도 맨날맨날 잘 쓰고 있었는데. 본점 가면 보상판매 가능하다던데 다시 살래니 짜증이 앞을 가려서.. 그냥 롯지 무쇠들이나 잘 쓸라구요. 힘센 주부라서.. ㅋㅋ

저도 며칠전에 여주 프리미엄 어쩌구 거기 갔었는데…. 돌아오는 길이 죽음으로 막히던데요. 저도 잘 못참고 어이없게 와인을 댓병 질렀습니다. 싸더라구요 ㅠ.ㅜ

그나저나, 밥값엄마 너무한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00:34

오오 지르셨군요… 여주 아웃렛에 와인 매장 있는지 몰랐는데, 차라리 모른 게 더 낫습니다T_T 돈 없거든요.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10/23 00:51 

네살,세살이에요.

어제는 칭찬 들으려고 귤껍질을 봉지 안에 넣고 나오더군요.

재활용품(비닐류) 넣는 곳이었지만.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10/23 10:33

그래도 시도했으니 칭찬해줘야죠^^ 칭찬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