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의 귀가
인터체인지에 들어가기 전, 차를 갓길에 세우고 트렁크에 들어있던 아이팟을 꺼냈다. 꼭 듣고 싶은 노래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 노래를 찾다보니 지쳐버려서, 평소에 잘 듣지 않던 노래들만을 골라서 들으면서 집에 왔다. 듣다 보니까 점점 더 듣기 싫어졌는데, 뜬금없이 참는 연습을 한 번 해 보고 싶어졌다. 듣기 싫은 노래는 여전히 듣기 싫었다. 나는 그저 참을 뿐이었다. 특히 The Shins는 이상하게 잘 안들렸고, 오랜만에 들었지만 마찬가지였다. ‘꼭 그래야만 한다’라는 말 또는 상황이 좋은 동기나 원동력이 된다고 믿고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그 반대의 경우가 더 좋은 원동력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잠시 비가 흩뿌렸다. 집에 돌아오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택배가 도착해있었다. 이제는 따질 일만 남았다. 누군가는 우리가 했던 것이 약속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얼굴을 몰라서 다행이었다. 기분이 나쁜 것과 이해하거나 하지 못하는 것은 별개라고 생각했다. 나에게도 했으나 지키고 싶지 않은 약속들이 많다. 이제는 그걸 다 지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해하겠다. 다시는 볼 일이 없다는 전제 아래.
# by bluexmas | 2010/10/17 03:51 | Life | 트랙백 | 덧글(10)
마우스 커서로 여러 번 밑줄 치고 가요.
며칠 전에 세탁물 맡길 때 옷 상하지 않게 조심히 세탁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알았다고 대답하곤 가져가서 세탁 해 온 옷이 엉망이더라고요. 그 옷을 여러번 세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는 이렇게 옷이 망가진 적이 없었어서 가서 따지니까 자기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원단이 원래~” 이런 변명을 늘어놓기 바쁘더라구요. 제가 돌아갈 생각을 안하니까 “지금 영업방해하는거냐?!” 면서 막 화를 내는거에요. 그럼 애초에 처음부터 “우리는 이런 옷 세탁 못합니다” 하고 거절하지, 왜 알겠다고 말해놓고 옷을 망쳐놓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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