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의 메카니즘
짜증의 메카니즘 나는 짜증이 많은 사람이다. 환갑 정도까지 산 어느 날, 말도 안 되는 일에 짜증을 내다가 혈관이 터져서 죽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짜증이 많은 나를 가장 짜증나게 만드는 건 바로 나 자신이다. 이 짜증의 메카니즘은 이렇다. 말도 안 되는 것에 짜증을 느낀다->그런 나에게 짜증을 느낀다->짜증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미칠 듯 짜증이 난다->악순환이 계속된다…
애플시아 오늘 나를 가장 짜증나게 만든 건, ‘애플시아’라는 무슨 지자체 사과 상표였다. 이마트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물건을 다 사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친 어떤 아저씨의 카트에는 사과가 여러 상자 쌓여 있었다. 바로 그 사과의 상표가 ‘애플시아’였다. 나는 왜 ‘애플시아’같은 것에 짜증을 냈을까? 만약 ‘사과랜드’같은 것이었으면 짜증을 덜 냈을까?
물가 애호박 한 개에 3,880원. 이 정도되면 그냥 웃음만 나온다. 과일? 피식. 거봉 한 상자를 만 이천원인가에 사고, 파인애플을 두 개나 샀다. 물론 마음은 편치 않다. 엄청난 화석연료를 태워 바다를 건넌 파인애플이 한 개에 4,000원도 안 한다는 건 분명히 어디에선가 뭔가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걸 사는 나는 더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먹고 싶은 과일도 없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근데, 나는 별로 못 벌지만 사람들 돈 많이 버나보다. 애호박 4,000원짜리는 도저히 사먹을 엄두가 안 나는데. 양배추 반통에 2,000원 짜리로 그냥 야채 먹고픈 욕구와 타협하기로 했다.
은행 에 들러서 OO만원을 뽑고, 새 돈으로 바꿨다. 원래 계획은 창구에서 새 돈을 바로 뽑는 것이었으나,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아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가져갔더니 바로 바꿔주었다. 돈도 좀 많이 드리고 그러면 얼마나 좋겠냐만… 이번 달에는 외출을 정말 많이 안해서 카드값이 얼마 나오지 않았음에도 상황은 그렇게 좋지 못하다.
롯데마트 이제 정말 이마트 그만 가야 되겠다. 버터도 없고 크림도 없어서 저녁에 운동 삼아 롯데마트에 갔더니 거기엔 있더라. 버터는 가염이라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보험든다는 기분으로 하나 샀다. 하긴 국민의 대명절 추석에 버터나 크림을 찾아대는 내가 미친 것일 수도 있겠지? 그러나 한 상 떡 벌여놓고 먹는 추석상 뭐 그런 것보다 그냥 감자 그라탕이 생각나는걸… 솔직히 오늘 장 보면서 미친 물가를 내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없던 식욕마저 싹 가신다.
김진환제과점 텔레비젼에 나왔다던데, 다른 것도 아니고 빵이라면… 돈은 벌겠지만 빵의 질은 나빠지지 않을까. 뻥치지 마! 할 사람도 있겠지만, 빵은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들기 때문에 주인의 상태가 안 좋으면 그게 빵에 딱 나타난다. 못 믿겠다고?
틴에이지 팬클럽 새 앨범을 부랴부랴 샀는데, 뭐 그냥… 위저 새 앨범은 참신하지는 않을지언정 지루하지는 않은데, 팬클럽의 새 앨범은 아직까지는 지루하다. 우리나라에 온다던데,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엔 관심이 없다. 밴드가 오래 되었는데 요즘 노래가 좋지 않으면 참 그렇다. 공연을 보러 갔는데 요즘 노래는 지루하고, 옛날 노래가 나올때만 좋으면 슬프니까. 연주하는 밴드도 슬프지 않을까. 팬클럽이며, 그들의 영향을 받거나 그들의 음악을 소개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우리나라 밴드들도 창작력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의식 결국 그날 했던 이야기들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정말 아티스트가 되기 전에 그 자의식부터 커져버리는 것이 문제다” 라고 할 수 있을까.
에드워드 권 만약 음식까지 엉터리였다면 뭐라 말할 가치도 없겠지만.
시기와 질투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
파인 다이닝의 현주소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오너/셰프라 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문제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지난 금요일에 이태원의 모처에 갔는데, 그 뒤로 많은 생각을 했다. 결국 돈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그 사람들이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돈이 있는 것과 사업을 잘 하는 것은 별개다. 어떻게 보면 결국 사업한다는 것이 돈 놓고 돈 먹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그 돈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과연 자기 돈 100%로 사업을 할까요? 나는 빚내기 싫어서 사업 같은 거 할 생각 없다.
한마디 더 “할 거 없으면 장사나, 특히 음식 장사나 하지 뭐”라는 생각으로 가게 열었다가 망한 사람들 많지 않나? 오늘도 은행 가는데 근처 건물에 무슨 체인점 맥주 가게가 망한 걸 보았다. 남의 돈을 먹으려면 남들과 다른 방법을 찾아야 되는데 실패할까봐 두려우니까 다른 사람들이 먼저 해서 성공한 길을 좇아 간다. 그 결과는…
상황버섯 김치 어딘가 반찬가게에 상황버섯 김치와 갈비를 파는 곳이 있다. ‘면역력 증가’를 내세우고 있는데, 상황버섯 같은 것 안 넣더라도 꼭 필요한 재료로 맛있게 담근 김치를 적당하게 곁들여 끼니를 잘 먹으면 그것만으로도 면역력이 증가되지 않을까? ‘@@탕’ 따위에 고기와 전복 넣고 그것도 모자라 서른 다섯 가지 한약재 넣으면… 좋겠지?
# by bluexmas | 2010/09/21 00:55 | Life | 트랙백 | 덧글(11)
너무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는 아저씨 손님들이 찾지않는 경향이 있고(장사가 잘 되려면 남녀노소를 끌어모으는 게 유리하죠) 너무 누추한 인테리어엔 여자손님들이 찾지않죠. 오늘은 홍대쪽을 쫙 둘러봤는데, ‘육값하네’같은 드럼통식 고기집이 가장 장사 잘 되더군요;;
짜증의 메커니즘에 동감합니다.
죽을 때까지 내가 나에게 바치는 이 징글거대한 애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최근 아닌 줄 알았는데 나도 싫어하는 게 상당히 많다는 걸 깨달았지요
얼마 전부터 김진환 제과점 앞에 줄이 길게 서 있다 했더니 이런 이유가 있었군요! 전 ‘문 닫아서 세일하나? 그래서 사람 많나?’ 이러고 있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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