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철을 맞아, 생포도 퀵브레드
어느새 포도철이 다가왔다. 작년에 만들었던 포도 포카치아와 그때 얼려두었던 포도(;;;) 생각이 났다. 거의 브리오슈나 마찬가지로 버터가 많이 들어가는 발효반죽을 만들면서, 과연 이렇게까지 해서 이 빵을 만들어야 될까 궁금하게 생각했다. 이 정도의 빵이라면 그냥 머핀반죽을 해서 포도를 뿌려 구워도 별 문제가 없을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도철도 되었겠다, 더 이상 냉동실의 포도를 묵혀놓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 의무감에 빵을 구웠다.
일단, 기본 머핀 반죽은 요즘 계속 쓰는 것이다.
밀가루 2 1/4컵
베이킹파우더 2작은술
베이킹소다 1작은술
소금 1작은술
지방 1/2컵
설탕 1/2컵
요거트 1컵
계란 1개
계란 노른자 1개
저민 아몬드 1컵
여기에 냉동포도를 두 컵 준비해서, 반을 갈라 씨를 뺀다. 작년에 만들 때는 반쯤 언 포도 알갱이에서 씨를 칼 끝으로 하나하나 발라냈는데, 꽁꽁 얼린 포도씨의 겨우에는 일단 칼로 반을 가른 뒤, 반구상태로 살짝 세워 손가락으로 누르면 씨가 빠져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 귀찮지만, 그래도 귀찮아 죽을 것 같아서 못 할 정도는 아니다. 인내심 없기로 유명한 사람이 말하는 것이니 믿어도 될 듯-_-;;; 작업 순서는 반죽-포도씨-오븐 예열-팬에 담기-굽기로 하면 딱 된다. 분량을 두 배로 늘려 우리나라 주방용 오븐에 딱 차게 들어가는, 가장자리 높은 팬에 담았더니 딱 맞았다. 반죽을 담고 포도를 골고루 뿌려준다. 180도 오븐에서 30-35분 정도 구우면 되는데, 반죽이 익는 것보다 포도에서 나온 물기가 없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빵이 질척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컨벡션 오븐에서 180도였으니까, 보통 오븐이라면 190도, 아니면 더 높은 온도에서 10분 정도 구워 일단 포도의 물기를 날려주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든다.
이 반죽을 요즘 계속 쓰는데, 생각보다 반죽이 빡빡하고, 너무 많은 양의 팽창제가 들어가는 것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결과물은 언제나 나쁘지 않다. 보통 머핀들보다 좀 보슬보슬하고, 끈덕거리지 않는다(공기방울 구멍이 꽤 큰 편)엄청난 양의 버터가 든 반죽만큼은 못할지 몰라도, 건포도를 넣은 머핀이 괜찮은 것처럼, 생포도도 머핀 반죽과 괜찮게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도알갱이 반 갈라 씨 빼기’는 정말 귀찮지만, 그래도 포도가 제철일때 만들어 볼만한 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머핀 팬에 담아 구워도 된다. 그럴 경우 열두 개 분.
# by bluexmas | 2010/08/23 12:47 | Taste | 트랙백 | 덧글(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