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만들기 쉬운 마쉬멜로우
살던 동네에서 두 시간 정도 차를 북서쪽으로 몰면 테네시 주에 차타누가(Chattanooga)라는 동네가 있다. 수족관으로 장사를 쏠쏠하게 하다가, 살던 동네에 엄청나게 큰 수족관이 들어서서 한 풀 꺾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족관 말고도 동네 특산물로 유명한 ‘문 파이(Moon Pie)’라는 게 있다. 이름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지만 동그란 이 빵/과자는 사실 초코파이와 똑같이 마쉬멜로우가 퍼석퍼석한 빵과 과자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무엇인가 사이에 들어 있고, 거기에 초콜렛이나 바나나, 딸기 프로스팅 등으로 입힌 것이다.
우리 불쌍한 군복무자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초코파이가 그 문 파이로부터 비롯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초코파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나 생각해보았을때 그만큼 오래 전에 마쉬멜로우가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는 건 나름 신기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과자를 거의 안 먹어서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과자에 마쉬멜로우가 들어가거나 병에 담긴 제품 같은 것들이 소개된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마쉬멜로우라는 건 사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도 쉽다. 단, 녹인 설탕을 빠른 속도로 늘려줘야 하므로 손으로는 만들 수 없다. 반드시 스탠딩 믹서가 있어야 한다. 원래 마쉬멜로우라는 이름은 원재료가 되는 식물에서 왔다고 하나, 구하기 힘들다고.
재료
젤라틴 가루 21g
얼음물 1컵
설탕 340g
물엿 1컵
소금 1/4 작은술(맛소금은 안된다)
바닐라 추출액 1작은술
가루설탕 1/4컵
옥수수 전분 1/4컵
버터/기름 등
만드는 법
1. 믹서 그릇에 얼음물 1/2컵을 넣고 젤라틴을 넣는다.
2. 냄비에 남은 물 1/2컵과 설탕, 물엿과 소금을 넣고 뚜껑을 덮어, 중간 정도의 불에서 3~4분 정도 끓인다. 뚜껑을 열고 온도계를 꽂아서 섭씨 115도까지 끓인다(온도계가 없다면 대략 7~8분).
목표 온도에 다다르면 바로 불에서 내린다.
3. 믹서를 가장 느린 속도로 돌리면서 2의 끓인 설탕물을 천천히 붓는다. 다 부은 다음에는 속도를 빠르게 올려, 부풀어 오르면서 온도는 적당히 따뜻한 정도로 내려갈 때까지, 12~15분 정도 돌린다. 마지막 순간에 바닐라 추출액을 흘려 넣는다.
4. 3의 과정에서 팬을 준비한다. 달라붙지 않는 것이 목적이므로, 가루설탕과 옥수수 전분을 섞는다. 33×23센티미터짜리 팬(미국 조리법을 따른 크기이므로 없으면 비슷한 크기의 팬을 쓰면 된다)에 버터/기름을 아주 살짝 바르고 가루의 반을 뿌려 팬에 골고루 블라준다.
5. 3의 준비가 끝나면 스패출라에도 기름을 묻혀 4의 팬 위에 빠르게 덜어 골고루 펴 담는다. 오래 다룰 수록 달라붙기 쉬우므로 빠른 손길이 필요하다. 표면을 잘 고르고, 남은 가루를 위에 뿌려준다(다 굳은 다음, 자를 때 필요하므로 조금 남겨 주는 게 좋다). 하룻밤은 굳히는 게 좋다.
6. 피자 자르개로 자르는 것이 가장 편하다. 없으면… 솔직히 잘 모르겠다-_-;;; 그냥 칼로 자르면 달라붙을 듯? 자르고 나서는 남은 가루로 적당히 버무려 주는 것이 좋다. 먹을 때는 가루를 좀 털어내는 것이 좋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날씨가 더워 냉장고에 넣었더니 습기 때문에 가루가 마쉬멜로우에 달라붙었다.
조리법을 보면 알겠지만, 사실 만들기는 쉬운 편에 속한다. 문제는 믹서나 온도계, 피자 자르개 등의 특수 도구(?)가 필요하다는 것. 우리나라에서 만들리는 없고, 수입되는 마쉬멜로우에 뭐가 들어가는지 먹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한 번 만들어 먹으면 파는 건 안 먹게 된다. 구워서 스모어를 만들어 먹어도 되는데… 그건 다음 포스팅.
# by bluexmas | 2010/08/06 11:25 | Taste | 트랙백 | 덧글(14)
전 라이스크리스피요 +_+//
어릴 떈 빵 부분을 먼저 먹고 남은 머쉬맬로우를 나중에 먹곤 했는데 흐흐-_-;;
비공개 덧글입니다.
저거 한판이면 작게 잘라 두고두고 불에 ㅈㅣ져 먹기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