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반신
비운의 반신 소년은 어떤 여자애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만화 스토리가 될라니까 이 여자애가 의사/부잣집 딸이었다. 물론 소년은, 스토리가 되어야 하니까, 가난한 집 아들에 역시 구색을 맞춰 아버지는 직업 불명에 알중의 기미를 보였다. 아직 순진한 나이(인데다가 만화)니까 여자애도 남자애에게 관심이 있어서 서로 그럭저럭 애틋한 감정을 나누며 지냈는데, 이상하게도 여자애는 방학만 되면 집을 떠나 어딘가에서 한참을 보내다 돌아오는데, 하반신에 있는 문제를 고치기 위함이라는 암시를 조금씩 보여준다.
물론 내가 생각한 이야기는 아니고, 초등학교 고학년때 잡지에 연재되던 만화였다. 그런 암시가 나올 때까지 봤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약간 어설픈 그림체를 보여주던 작가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 사람이었다. 막말로 개구리왕눈이풍의 빈부격차 물씬 나는 암울한 스토리가 전적으로, 그때 이미 잔뜩 뒤틀린 고도비만 어린이었던 나의 취향이어서 결말을 보지 못한 것이 못새 아쉬웠다. 이 만화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역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는 우선 극단적인 상황을 장치 또는 얼개로 삼고 시작하는 것이 쉽지 않나 싶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드라마들이 기억상실이나 쫄딱 망하는 사업 뭐 그런 상황을 설정하는 것일까. 어쨌든, 이거 기억하는 분 있으면 이야기라도 듣고 싶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그러나 내가 워낙 말도 안되는 걸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서(이건 걸 보통 ‘random’하다고들 하지?)…
강변북로 왜 그 이름이 좋다고 느낄까. 강변’남’로라는 게 있다면 어째 별로였을 것 같다. 그러나 강변북로의 짝이라는 것이 올림픽 대로인 것도 솔직히 싫다. 물론 강변북로도 길 자체는 좀 개그다. 반포대교 건너다가 타서 마포대교쪽으로 가기 위해 유턴하는 부분이 있는데, 거기가 내가 아는 구간에서는 개그의 절정, punchline?
민폐 가끔은 삶의 원동력도 될 수 있다. ‘누구에게도 이렇게 민폐 끼치지 않을 때까지 열심히 한 번 살아보겠어!’ 라는 마음가짐을 먹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모르는 사람 은 만나고 싶지 않은 시기. 주접떨기 싫다. 그래서 오늘 닭을 먹어야 했으나 말았다. 내일 시켜 먹으리라.
열대야 오늘, 제대로였다. 차를 어딘가에 대놓고 불이 많이 꺼진 번화가를 한 시간 동안 걸었다. 열 한 시까지 문을 연다고 써 붙여 놓은 음식점의 문은 닫혀 있었다. 열 시 반이 좀 안 된 시간이었다. 별 일은 없으리라. 갑자기 궁금해졌다. 개인적인 감정과는 별개의 것이다. 물론 아직도 그 이유는 모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답답함도 닳는다. 그래서 살게 된다. 억울하거나 답답하거나.
트위터 나도 내 얼굴 사진 올려 놓을까. 나는 왜 이렇게 얼굴 사진 올려 놓는 걸 못할까.
지나가는 사람들 누군가 following을 해서 보면 솔직히 어떤 경로로 나를 알게 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일 때가 있다. 그래서 일단 follow를 하지 않는다. 그럼 며칠 뒤 사라진다. 누군가 나를 follow하면 가끔 멘션을 뒤져서 내가 놓친 타임라인이 있는지 본다. 나는 아직도 트위터 시스템을 잘 모르는데, 그래서 내가 follow하지 않은 사람이 나에게 멘션을 날렸을 때 그게 나한테 바로 보이는지 안 보이는지 모른다(현재는 보이지 않는다). 만약 그런 걸 내가 놓쳤다면 바로 follow한다.
LinkedIn 이라고 다녔던 회사 등등의 개인사를 입력하면 그걸 바탕으로 사람을 찾아 인맥을 연결하는 미국 사이트가 있다. 잊을만하면 같이 잘린 사람들로부터 초대 같은 것들이 날아온다. 됐어요. 이제 그만 좀 잊어주세요.
네이버 파워 블로거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네이버 계정을 정리해서 음식 관련 글만 따로 올리는데, 거기는 포스팅이 스무 개는 되었는데도 덧글이 하나도 안 달린다. 그런 불모지에 누군가 이웃신청을 했길래 가서 보니 베이킹 등등으로 덧글 100개, 공감 50개가 달리는 파워 블로거셨다. 그런 분들이랑 친해지면 이글루스에서는 추천 일곱 개 받으면 되는 100대 블로거도 못되는 마이너지만 네이버에서는 어떻게 새 삶과 인기를 좀 누릴 수 있을까 해서 잽싸게 이웃 맺고 싶은 욕구를 억누르고 블로그를 가서 보았는데, 내가 가장 싫어하는 요거트 ‘@어’로 아이스크림 아닌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글을 보고 정말 “급짜식”했다. 그것도 협찬 받은 듯 분위기. 물론 그것만 협찬 받은 것 같지는 않고. 무엇이든 섞으면 무엇인가가 된다. 그게 문제가 아니다. 요리학교 같은 것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다 요리학교에 가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공부해야만 하는 대상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꼭 정식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생각을 해야 한다. 누군가 미친 듯이 실험해서 만든 공부거리가 얼마든지 널려 있다. 그러나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그것으로 경제적인 소득을 얻는다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직업이 그런 것 아닌가? 회사에서 일 잘못하면 문책당한다. ‘@어’는 단맛이 너무 강해서 음식 재료로 쓰기는 그렇고, 거기에 맞춰 설사 설탕을 줄여보겠다는 나름 갸륵한 시도까지는 한다고 쳐도 그 단맛이 설탕의 단맛과 호환되는 것도 아니다. 설탕을 뺀 만큼 빠지는 수분은? 누가 뭐 그런 걸 신경 쓰겠냐만…
세대 또 하나의 세대가 곧 막을 내릴 것 같다. 조금 시원해질 때까지 기다려 주실 수는 없을까요? 요즘은, 분명 어느 시기가 되면 삶의 욕구가 사그라들 것이라고 조금씩 믿게 되었다. 그러나 그 시기가 나와 같은 나이에 와서는 절대 안된다. 살아야 한다.
행복 내가 그런 만큼 누군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내가 덥다고 집에서 에어컨 틀어놓고 있는 것 때문에 누군가는 고생할지도 모르잖아?
일 오늘은 좀 진전이 있었다. 생각은 계속 할 수 있는데 진득하게 앉아서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은 진득하게 앉아 있는 것이 목표이다. 오늘은 그럭저럭 여섯 시간 정도 앉아 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경제적인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 일을 할 때에는 인내심이 정말 많이 필요하다.
술 마시고 싶었으나 마시지 않았다, 오늘도. 금요일까지.
요즘 괜찮으세요?라고 인사해야만 할 것 같다. 안녕하세요? 라고는 감히 물을 수도 없는 시기 같다. 일단 나만해도 도저히 안녕할 수 없다. 날씨도, 또 다른 일들도. 우리 모두 괜찮읍시다. 안녕까지는 못하더라도 괜찮아요. 그러나 ‘괜찮다’의 청유형은 어째 좀 이상하다. 형용사의 청유형이 다 그런가. ‘예쁩시다’랄지… 그러나 ‘예쁩시다’ 같은 거 괜찮지 않나. 예쁘면 좋잖아.
오늘의 인용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요…? 사실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생들 이름을 과 별로 분류해놓는데, 이 학교만 가나다 순으로 해 놓아서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 더 두드러지는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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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bluexmas | 2010/08/05 01:28 | Life | 트랙백 | 덧글(9)
비공개 덧글입니다.
전 의지가 약해서 더위에 맞서지않고, 근처 에어컨 카페로 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