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만 내 본 ‘팝오버(popover)’
이름처럼 ‘팝오버(popover)’는 부풀어 올라야 제맛이다. 그러려면 사실, 제대로 된 팝오버 팬-머핀 팬보다 조금 더 좁고 길며, 반죽을 넣을 수 있는 부분이 서로 떨어져 있다-이 있는 게 좋다. 전용 팬이 없다면 머핀 팬으로 대강 흉내는 낼 수 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어째 어설프다. 전용 팬의 경우 반죽을 넣을 수 있는 부분이 떨어져 있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는 듯.
재료(전용 팬으로는 6개, 머핀 팬으로는 10개 분량)
아주 간단하다. 거의 크레이프 수준이고, 핸드 믹서나 블렌더가 있다면 별 노동없이 반죽도 쉽게 만들 수 있다.
계란 2개(큰 것)
우유 1컵(저지방 아닌 것으로)
밀가루 140g
소금 1/2작은술
녹인 버터 1큰술
식용유 1큰술+2작은술
만드는 법
1. 참고한 책에는 계란과 우유를 먼저 섞고, 밀가루와 소금을 따로 섞은 뒤 그 둘을 한데 섞고 밀가루가 그저 섞일 정도로만 나무 주걱으로 저어준 뒤, 밀가루가 멍울이 있는 상태에서 30분 정도 놓아두라고 나와 있다. 그건 아무래도 글루텐 발달이 목적이 아닌 만큼 너무 반죽을 오래 섞지 말라는 깊은 뜻 때문일텐데, 귀찮아서 모두 한데 섞어 핸드믹서로 살짝 돌려줬다. 다음 번에는 조리법에서 제시한 방법을 충실히 따라서 해 볼 생각이다. 단, 30분 휴식은 지켜줬다.
2. (팝오버 전용 팬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전제 하에 머핀 팬으로 만드는 법) 반죽에 휴식을 주는 동안 12구짜리 머핀 팬에서 가운데 두 군데를 남기고 나머지 열 군데에 1/2작은술씩 식용유를 넣고, 팬을 오븐에 넣어 그대로 230도까지 예열시킨다.
3. 오븐의 예열이 끝나고 반죽의 휴식이 끝나면 먼저 반죽을 계량컵이나 따를 수 있는 주둥이에 넣는다. 팬을 꺼내 반죽을 10등분 해서 나눠 담고, 바로 오븐에 넣어 20분을 굽고 오븐을 열지 않은 채로 온도를 160도로 낮춰 15~18분 더 굽는다.
4. 오븐에서 팬을 꺼내자 마자 바로 식힘망 위에 뒤집어 팝오버를 꺼내고 2~3분 정도 식혔다가 먹는다.
팝오버는 뜨거울 때 먹어야 한다. 단맛을 좋아한다면 잼을 발라 좋고, 영국의 요크셔 푸딩 같은 경우에는 로스트 비프, 그레이비와 같이 먹으니 빵 대신 식사에 곁들여도 된다. 비스킷이나 스콘을 좋아하는데 기름지거나 뻑뻑한 게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내가 만든 건 반죽의 배분에도 실패했고, 오븐이 열을 고르게 전달하지 못하는지 크기도 들쭉날쭉, 그래서 흉내만 내 본 셈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팬에 붙어서 잘 떨어지지도 않아 찌그러지기까지 했다-_-;;;
# by bluexmas | 2010/08/03 16:41 | Taste | 트랙백 | 덧글(10)
비공개 덧글입니다.
원리는 알겠지만 그래도 정말 부푸는 걸 보니 참 희안하더라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