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속의 작은 여행
자정부터 무려 아홉 시간이나 유지보수를 하신다고 하니 오늘 글은 다 써 놓아야 할 듯?
원래 오늘은 밖에 나가는 날이 아닌데 적당히 심난하기도 하고 요즘 너무 걷지 않는 것 같아서 기차를 타고 올라와 종로와 그 일대를 돌아다녔다. 이렇게 짧은 시간의 ‘출타’ 또한 처음부터 발 붙이고, 뿌리 내리고 있는 것 같지 않은, 여행 같은 느낌의 삶에서 작은 여행과 같은 느낌이다. 그게 어디라도 과연, 몸 아닌 마음이 발 붙이고, 뿌리 내리고 사는 순간이 오기는 올까? 잘 모르겠다. 아니, 자신이 없다. 어쨌든, 작은 낯설음을 주워보려고 넝마주이처럼 터덜터덜 돌아다녔다.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요즘 너무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싫어해서가 아니라, 어느 면에서 좋아해서 탈인 것이다. 다시 나의 궤도로 돌아와야만 한다. 안 그러면 또 계속해서 바깥으로만 나다닌다. 아무’나’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 신경 쓴 하루. 아무’도’ 미워하지 않기 위해 신경 쓸 필요는 물론 없다. 누군가 사랑하듯 또 누군가 미워할 수 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아마 사랑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미워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그래야만 되는 건지도 모른다. 살다 보니 열심히 미워하는 게 더 쉬운 것처럼 느끼게 되었다.
아, 나만 그런가.
# by bluexmas | 2010/07/27 23:24 | Life | 트랙백 | 덧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