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일담
차가 양재부터 심하게 막히기 시작했다. 언제나 막히는 편이었지만, 목요일에는 그것보다 조금 더 심했다. 제 시간에 도착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따라부르면서 껌을 싸가지 없게 씹었다. 그러면서 이것저것을 생각했다. 꼭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몇 가지가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 순간이 닥치자 스위치가 올라가지 않았다. 그러면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어쩔 수 없었다. 처음이니까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 있고, 이런 기회가 다시 안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또한 있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가 없었다. 속으로 느끼는 갈등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나는 나를 일으키는데 실패했다. 마지막 한 꺼풀은 끝내 벗길 수 없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론 날이 더워서 많이 못 잤던 탓도 있기는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짜파게티를 샀지만 어째 먹는다면 기분이 더 나빠질 것 같아 그냥 밥을 안치고 다 될 때까지 ESPN의 야구 기사를 멍하니 앉아 읽었다. 배가 아주 많이 고팠었다(오랫동안 만들면 나는 잘 안 먹게 된다. 게다가 나는 내가 만드는 것들의 맛이 대부분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 안 먹게 된다). 이번에 만든 카레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실패였는데 그래도 맛있었다. 반쯤 먹다가 귀찮아서 꺼내지 않았던 김치를 꺼내다가 같이 먹었다. 역시 귀찮아서 랩은 반만 벗겨놓고 먹었다.
1. 바쁜 시간 쪼개서 찾아와 주신 분들께 모두 깊은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가셨는지 모르겠네요. 날씨가 좀 서늘해지면 물가 같은 곳에서 피크닉 비슷한 거라도 한 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토치를 쓸 수 있는 곳을 찾아야겠지요?
2. 사인(!-_-)만 받고 그냥 가신 분 생각이 계속 났습니다(어떤 옷을 입으셨는지 기억은 하지만 굳이 말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가시는 길에 뭐라도 좀 챙겨드렸어야 하는데 그냥 가셔서 제 마음이 좀 편치 않았습니다.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 이렇게 한 줄 남겨놓습니다. 다음 기회가 또 있다면 그때는 꼭…
# by bluexmas | 2010/07/25 00:50 | Life | 트랙백 | 덧글(12)
근래에 꼭 보고싶은 사람 1위임…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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