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띵하우-활 우럭찜과 나머지 것들
지난 번에 글을 올리고 연남동 띵하우에 두 번 더 가 보았다. 담배 피우는 아저씨들이 별로 없는, 문을 막 연 시간에 가면 먹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어째 마음에 드는 유리배추. 중국 문화에서 배추에 어떤 의미가 깃들어 있나?
깐풍기는 닭을 뼈째 좀 잘게 토막을 내서 먹을 게 많거나 먹기 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뼈가 없이 닭고기라는 것이 사실 얼마나 맛 없는지 생각해본다면 큰 불만은 없다. 중국집마다 깐풍기의 신맛이 조금씩 다른 편인데(물론 매운 맛도 다르지만), 이 집의 깐풍기는 신 맛이 다른 집들보다 더 많이 두드러지는 편이다. 그래서 매운 맛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매운맛 또한 조금 두드러졌던 듯? 갓 나오면 뜨겁고 맵고 신 편이라 살짝 식혔다 먹는 게 좋다. 안 그러면 입에 물었는데 뜨겁고 신 물이 쭉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펠로우님께서 이 집의 수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는데, 바로 옆이 횟집이라 같이 재료를 들어오는 식인 것 같다. 그래서 활우럭찜이 가능한건데, 먹어본지 오래 되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요리 위주의 고급 중식당에서 5만원 안팎이었던 것들보다 훨씬 훌륭하면서도 가격은 2만~2만 5천원(두 번 먹었는데 처음에는 크기 별로 가격이 달랐지만 이제는 500그램짜리를 2만 5천원에 내고 있다). 생선은 잘 모르는데 우럭 같은 종류는 사실 살이 단단하고 기름기가 적어서 그 자체에 양념이 잘 밴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살을 발라서, 위에 끼얹어서 나오는 간장소스 및 채썬 파나 생강 등등과 같이 먹어야 균형이 맞는다. 거기에 밥을 곁들이면 훌륭하다. 밥 자체도 그만하면 불만 없는 수준이었다.
어떤가 궁금해서 물만두도 먹어봤는데 평범했다. 대부분의 물만두가 그렇듯, 간장 없이는 싱겁다.
지난 주에 갔을 때는 ‘꿔바로’를 먹었는데 고기를 얇게 썰어서 튀겼다는 걸 빼놓고는 보통의 탕수육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요리였다. 튀김은 두 번 해서 바삭했고(반죽 자체에 쫄깃함이 없었다), 야채가 들어간 소스는 달고 신 편. 깐풍기와 달고 신 정도가 거의 비슷한 걸 보면 그 정도가 음식점에서 추구하는 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번보다 조금 더 살이 단단-생선이 커서 그런지, 아니면 더 익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했지만 맛도 더 좋았던 우럭찜. 다 먹고서야 까먹고 고수 달라는 얘기를 안 했다는 걸 알았다. 없어도 맛은 좋다. 네 사람 정도라면 소스에 밥 비벼서 싹싹 긁어 먹으면 딱 좋을 듯… 둘이 가면 소스를 다 먹기에는 조금 짜다.
물론 그 근방의 중국집을 다 가본 것도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재료의 상태나 조리의 무난함을 종합해 보면 아직까지 띵하우에서는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없는 시간에 가서 주인 아주머니랑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텔레비젼에 나오지 않겠냐는 제의도 받지만 너무 많이 알려지면 음식의 질 조절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저 정도 가격에 저런 생선찜을 먹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한참은 찾아가게 될 듯. 딱 지금만큼만 계속 할 수 있어도 불만이 없겠다.
# by bluexmas | 2010/07/13 11:45 | Taste | 트랙백 | 덧글(6)
뼈째 잘라낸 닭고기란게 서울중국집에선 거의 볼 수 없는 겁니다. 최근엔 ‘음식이 별로다’란 평도 보이던데,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