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얽힌 슬픈 이야기 하나
커피를 내리고 있다. 밤 사이 마시는 세 번째, 네 번째 잔이 될 듯. 아직 꺼야 될 불이 하나 더 있어서 못자고 있다.
어쨌든, 커피 콩을 갈 때마다 생각나는 슬픈 이야기가 하나 있다. 옛날옛날 알던 누군가가 코스트코에서 커피콩을 한 봉지(2kg?) 사와서는 내릴 때마다 갈아마시기 귀찮으니까 마누라를 시켜 한꺼번에 다 갈아놓으라고 했던 건데, 이 이야기가 슬펐던 이유는,
1. 커피콩을 그대로 사자마자 바로 갈아놓으면 먹으면서 향이 다 날아가므로 콩을 사는 의미가 없는데 왜 샀을까? 갈아서 파는 것도 있고, 인스턴트도 있는데. 즐기기도 어려운 듯.
2. 그럼 콩 가는 기계를 사 둘 필요도 없었을텐데.
3. 콩 가는 기계가 기껏해야 한 번에 한 컵이나 갈 정도일텐데 그 많은 콩을 한 번에 갈려면 얼마나 시간이 많이 걸렸을까?
4. 그리고 하이라이트: 그렇게 하려면 본인이 직접 하지 굳이 부인한테 시킬 것까지는… 하긴 늘 하는 이야기지만, ‘마누라가 껍질 까 주기 전에는 과일 안 먹어’라고 비교적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도 있기는 했지.
알고 보면 웃기는 이야기일지도 모르는데, 나는 이런 이야기 들으면 슬퍼진다.
# by bluexmas | 2010/06/08 09:10 | Life | 트랙백 | 덧글(20)
내가 파티에 갔다올 동안 콩을 전부 갈아놓거라.. 하면 착한 고양이가 나타나서 대신 콩을 갈아주는…’ㅅ’;;
그런데 도대체 2킬로 커피콩은 무슨 용도일까요? 매장용? 파티용?
어찌 보면 안쓰럽…버릇을 잘못 들였어요
머리도 나쁘고, 버릇도 잘못 들었고. 애초에 그렇게 버릇을 들였을 그 남자 어머님 당신은 대체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ㅠ_ㅠ
핸드밀을 써야 제대로겠지요?
( 집에 있는건 조잡해서 팔이 너무 아파요..ㅠㅠ)
비공개 덧글입니다.
2kg를 다 갈게 시켰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요즘엔 집 근처에 서래커피집 이라는 카페에서(약간 다방분위기.ㅎ) 500g씩 사다 먹어요.
그 전에는 저도 잘 모르고 스타벅스 커피콩 이런거 보면 환장했던 기억이 있는데.ㅋㅋ
다 잘 모르고 혀만 고생하는 거죠. 모.ㅎㅎ
동네에 시실리라는 카페겸 이태리요리집이 있는데 거기는 직접 로스팅도 하는듯 해서 담번엔 거기서 사다 먹어보려고요.
근데 과일껍질 안 깎아 주면 안 먹는다는 남자놈 좀 보면 연락처 좀 전달해주세요.
얼굴에 점 찍고 접근해서 평생 과일만 깎도록 만들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