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묵 먹고 도루묵?
밤에 장을 보러 가서는 평소에 잘 먹지 않는 것들을 잔뜩 샀다. 그 가운데 대표주자는 도루묵. 세 마리에 2,100원인데 30% 할인하길래 간장에 조린다는 것 밖에 모르면서도 그냥 집어왔다. 배를 보니 알이 차 있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먹기 싫은 생선을 많이 먹고 자라서 기본적으로 생선을 막 즐겨 먹지 않게 되다보니 도루묵은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아마 10년은 족히 되었을거다. 그 밖에 김치와 장조림거리, 이런저런 야채들을 사왔는데 부엌에 진득하게 붙어서 만들어 먹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마감을 일단락지었다. ‘끝냈다’라고 표현하지 않은 건 글 몇 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내보내지 않았고, 반응을 아직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3월에 일을 시작 할때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는데, 중간 어느 시점에 부르지도 않았는데 회의가 찾아들어서 잠깐 고생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마감이 닥쳐오니까 무감각해져서 그럭저럭 넘길 수 있었다. 그런저런 일들을 겪고 나니 도루묵을 살까말까,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도루묵 먹어서 도루묵 되는 건 아니겠지?’라고 멍청한 생각을 잠깐 했다. 가끔은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떠올리고 괴로워할 때가 있기는 하다. 뭐 괜찮겠지.
오늘은 글 그만 쓰고 쉬고, 내일 아침이 되면 다시 공장 돌려야되겠다. 생각도 안 하면 더 좋겠는데 그건…
# by bluexmas | 2010/05/25 00:18 | Life | 트랙백 | 덧글(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