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Deux Creme-기대 없던 의무방어전

얼마 전에 드디어, 가로수길의 두 크렘에 가보게 되었다. ‘드디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해서 큰 기대를 안고 갔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사실 거의 기대가 없다시피 했다. 기본적으로 가로수길, 특히 그 큰길에 있는 가게들에 별 믿음이 없고 수십 번을 오가며 사람들이 먹는 걸 보았는데 엄청나게 맛있게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으로만 보고 뭐랄게 아니라, 직접 한 번 먹어는 봐야지 라는 생각으로 의무방어전 비슷한 것을 치르게 되었다.

두 사람이 딸기 커스터드 타르트와 가토 쇼콜라를 한 조각씩 시켰다. 간단하게 인상을 말하자면 일단 딸기 타르트는 평범해서 조금 지나고 나니 특별히 기억에 남는 무엇인가가 없다. 그저 괜찮은 딸기에 적당히 커스터드 크림을 만들었을때 느낄 수 있는 적당한 맛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가토 쇼콜라는 평범한 것보다 조금 못했다. 차갑고 밀도가 높아 뻑뻑한 덩어리라는 것은 뭐 취향에 따라 좋고 싫은 것이 갈릴 수도 있겠지만(물론, 나에게는 그저 그랬다. 거의 떡 같았다고나 할까?), 무엇이 원인인지는 몰라도 말로 설명하기 힘든 뒷맛이 굉장히 강하게 남았다. 일행은 신선하지 못한 계란을 써서 그런 것 같다고 했는데, 나는 솔직히 그게 무엇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사진은 없으나 커피 역시 딱히 인상적이지는 않았고, 내가 갔을 때에는 화장실이 막혀 있었다. 손님들 탁자가 있는 가게 구석에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이런 상자가 쌓여 있었는데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프랜차이즈가 잠식하는 가로수길에서 여전히 장사하는 집인데… 거듭 말하지만 딱히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도 하지 않았고, 그저 ‘아 이 집은 이렇구나’라는 생각만 했다. 물론, 또 가서 맛을 볼 필요는 굳이 없다고도 생각했다. 거기까지.

 by bluexmas | 2010/04/27 11:37 | Taste | 트랙백 | 덧글(30)

 Commented by Binn at 2010/04/27 11:42 

동감합니다. 굳이 거기까지. 그 돈을 내고.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어렵게 먹을 것은 아니라고 봐요. 그렇지만 사진이 입맛다시게 만드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2

아이디 바꾸셨네요^^ 대체 왜 인기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뭐 그러려니 하는 수준이던데…

 Commented at 2010/04/27 11:4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3

저도 가토 쇼콜라를 좋아하지도 많이 먹지도 않는 편이라 대체 왜 저런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우리나라 케이크들은 일본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냥 그런 수준이더라구요…

 Commented at 2010/04/27 11:4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3

네, 덕분에 잘 지내기는 했어요T_T 마음이 아프네요T_T

 Commented by dobi at 2010/04/27 11:58 

갈까…했는데 안가길잘했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4

뭐 한 번쯤 가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킬링타이머 at 2010/04/27 12:09 

저도 가봤습니다만 까페에 웨이팅까지 하면서 들어가야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별로였구요.

케익이야 워낙 좋아하지만 제가 불만스러웠던건 커피였어요.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일반 커피잔형태의 사기잔네 나왔거든요. 근데 이게 너무 무겁고 손잡이가 손가락이 다 들어가지 못할 만큼 작아서 들수가 없더라구요. 겨우 들더라도 기울어져서 커피가 쏟아질 지경…팔힘이 약한 편이긴 해도 성인인데;; 왜 커피마시면데 온 기력을 다 써야하는건지;; 두손으로 들려고 해도 뜨거웠기때문에 탁자위에 놓고 주둥이를 담그지 않는 이상 마실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직원을 불러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다른 고객이 컴플레인한적은 없었나, 잔이라도 바꿔달라. 얘기했더니 큰 카푸치노컵을 가져다 주더군요. 커서 일단은 무겁더라도 무게분산이 되어 마실수는 있더라능;; 그 정도 가격을 받는 까페에선 아예 커피가 새로 나왔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죠. 고객의 입장에서 차를 한번 마셔보지도 않은건지 허참;;

암튼 그때 블마스님이라면 쓴소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었어요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4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뭐 맛은 그냥 그랬어요. 화장실이 막혀있었다니까요-_-;;;

 Commented by mew at 2010/04/27 12:42 

제 눈에는 그저..

아…아아… 딸기느님….;ㅁ;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4

아아 T_T 하나 사서 택배로 보내드려야 하는 걸까요T_T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04/27 14:21 

제가 작년에 퐁당 쇼콜라를 먹으러 갔었는데, 갓 구워서 내와서 좋았고, 커피도 에스프레소 샷에 따뜻한 물을 따로 줘서 취향껏 마실 수 있게 해주고, 리필도 해주어서 사람은 많았지만 음식에는 만족했는데 변했나보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5

아 여기에서 퐁당 쇼콜라도 하는 줄 몰랐어요. 정말 변했을수도 있겠네요.

 Commented by Cheese_fry at 2010/05/02 03:55

그 때도, 주문 들어가는 대로 구워서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가게 입장에서는 꽤 손이 가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다른 분들 말씀보니까 그 때 그 가게가 더이상 아닌가 봅니다. ;ㅅ;

하긴 요즘에는 무언가 좀 좋다 싶으면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서, 마구 소비해주고, 떠난 자리에는 폐허만 남는 것 같아요. 가로수 길이나 서래마을도 몇년전만 해도 한적하니 풍취가 있었는데..

 Commented by JuNe at 2010/04/27 16:12 

집에서 사둔지 두주쯤 지난 달걀로 가토 쇼콜라를 만들어도 굳이 뒷맛이 남지는 않던데(제가 입이 둔해서일수도 있지만요), 버터가 아닌 가공버터라도 들어간걸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5

재료를 대강 쓴다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그 뒷맛에 대해서는 정말 뭐라고 할 말이 없던데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4/27 16:43 

집에서 만든 가또쇼콜라는 굉장히 부드럽던데@_@

머드케익과 브라우니의 중간층 식감이려나요 ..전 크림치즈필링을 좋아하는데…이걸 보니커스터드크림에 크림치즈 섞어 보고 싶어지구..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6

저도 집에서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요즘은 워낙 베이킹을 안 해서…

 Commented by 그레텔 at 2010/04/27 17:20 

가로수길이기에 그 가격에 그 정도 질이 가능한 것 같아요.

만약 다른 곳에 있었다면, 과연 사람들이 지금처럼 많이 찾을까 싶은 곳.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6

뒷골목에 있는 두 자미의 케이크가 훨씬 더 세련된 느낌이더라구요. 거기는 다시 한 번 가봐야 될 것 같아요. 케이크를 한 쪽 밖에 먹지 못해서…

 Commented by 바다아빠 at 2010/04/27 20:29 

그가게에 첨 오픈시 파트쉐하시던 분이 작년까지만 하고 그만두신걸로 알고있습니다

글구 계란이 좋지않다기보다는 항생제혹은 오래된계란을 사용시 그런주저앉음이 일어날수있지요 저도 한때는 파티쉐를 꿈꾸었는데 …..

 Commented by anniu at 2010/04/28 23:59

(살짝 껴듭니다^^흠흠; 3월 번개 때 감사하게도 빵 얻어먹은 한 명이에요…) 파티쉐 하셨으면 참 그것도 좋았겠어요 –

 Commented by 바다아빠 at 2010/04/29 05:38

파티쉐는 살이 쪄서……..

 Commented by anniu at 2010/04/30 11:59

아하하하_-_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8

아이고 파티쉐도 하면 최고가 되실 것 같은데;;; 살찔까봐라니 믿을 수가 없어요. 마르신 편 아닌가요?>_<

 Commented by h at 2010/04/27 22:18 

의무방어전,이라는 말 너무 공감해버렸어요.

두어번 갔지만 갈때마다 딱 고만고만한 맛이었거든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8

그것도 그렇지만 그런 식의 차림새 있잖아요. 가루설탕하고 초콜렛 시럽 찍찍 뿌린… 너무 성의없다고생각해요.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04/28 10:29 

오옷.

다음에 가봐야징.

가로수길에선 투썸플레이스밖에 가보지 못하였어요.

블루마스님 사진으로 보니 딸기 타르트가 무진장 땡기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5/01 17:58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먹고 싶어지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