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친절)/(거짓말/진실)
1. 친절 속의 불친절
생각해보면, 언제나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은 곧 불친절을 베푸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다 더 자기 자신이 누군지 보여주는, 불친절해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 친절로만 위장하는 셈이라고나 할까. 다 사람인데 누군가 만나다 보면 불만이 없을 수 없고, 그 불만이 결국 불친절을 표출하게 되는 원동력이나 동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자극을 받으면서도 그냥 친절한 모습만 보여주는 건 결국 나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고, 나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것이 결국 인간관계에서 불친절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은 아닐까.
2. 거짓말 속의 진실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자기 마음 편하자고 솔직해져서 털어놓는 건 결국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진정 배려를 하고 싶다면 그냥 죽을때 까지 끌어안고 가는 게 맞다는 이야기였다. 진짜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것이 진실인가, 아니면 순간의 실수 따위를 적당히 무시하고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마음을 따라 사람을 대하는 것이 진실인가…그 얘기를 나누고 나니 영화 <밀양>이 생각났다.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김치국부터 마시고 난리치는 것처럼, 피해자는 용서할 생각이 애초에 없는데 혼자 용서받았다고 세상 편하게 사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굳이 털어놓을 필요가 없다. 그냥 무덤까지 가지고 가자. 언제 죽을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 다른 일들로 아무도 모르게 입닥치고 죄값을 갚을 기회는 얼마든지 주어진다. 그것도 못하겠다면 차라리 떠나든가, 물론 입은 절대 틀어막은 채로. 잘못을 저지르는 것만큼 용서가 쉬웠다면 복수를 꿈꾸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을 듯. 물론 꿈만 꾸다가 말면 다행이겠지만 그게 또…
# by bluexmas | 2010/03/23 13:35 | —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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