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아침 일곱 시 반에 오븐을 켜는 것으로 시작해서 오후 다섯 시까지 계속 부엌에 있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부엌에 붙어 있는 건 정말 오랜만이다. 그렇게 열 시간 정도 몸을 움직이면서 다른 생각이 거의 없었다. 무릎도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음식 만드는 걸 즐긴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으니까. 언제나 그렇게 보냈던 토요일 생각은 좀 났다. 다른 많은 순간들은 잊을 수 있어도, 그 수많았던 토요일만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오후 세 시부터 밤 열 두 시까지 이어지던 부엌놀이와 두 병의 포도주 등등. 나 혼자 먹고 마셔도 그저 즐겁기만 했다. 다시 그런 비슷한 시간이 올까? 재료만 좀 풍부하고 술값만 50% 정도 쌌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사는 건 어디에서나 다 거기에서 거기다, 숨이 붙어 있는 한.
# by bluexmas | 2010/03/13 00:33 | Life | 트랙백 | 덧글(12)
물론 이리저리 바쁘게 뛰어다니게 되지만요. 생각만 해도 좋네요 그 시간이라는게.
오늘은 줄리엔 줄리아를 계속 틀어놓은 탓에 글을 읽고선 ‘본 아뻬띠’라고,, 흐^
저는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어있어요 +_+
책 반쯤 읽었는데, 너무 잼있어요. 가끔 혼자 폭소도 막 터뜨리기도 하고ㅎㅎ
책들고 내일뵐께요ㅎㅎ
비공개 덧글입니다.
제한된 재료로 멋진 요리를 만드는 것도 능력이지만, 돈걱정 안하고 음식을 만드니 제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창의적이고 완성된 음식이 나오네요. 블루크리스마스님도 그러신가요?
‘모임’에 관한 포스팅을 슬쩍 기다리고 있었는데(이런; 민망하네요,,,;;) 그냥- 궁금하고 그래서요- 꽤 많은 분들과 자리를 만든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 ‘부지런’하십니다…ㅋ 그리고 용기도 있으시구요.. 그 날 저는 친한 선배언니 딸내미 돌잔치 갔었습니다. 여기저기 결혼 공격(안갈것 같던 사람들이 둘씩이나 후르륵 간답니다…올해)에 다시금…자아성찰(근데 저 이런 말을 왜 쓰고 있나요..??) 시간을 가졌지요 쿨럭=_=
블루크리스마스님 댁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다녀가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구석에다 글달면 왠지 마음이 편해져요…헤헤헤 (저, 이제 자야할 것 같네요-;;;;;) 참 그리고 그 사만다양의 동영상은 별 이해없이(불가능해서요;;들리지가 않아욬ㅋㅋㅋ) 봤었는데 요즘 자주 들어요. 두번째 노래, 한번 시작하고 다음 시작할때 그 사이 목소리가 좋아서요. 그으럼, 내일은 조금 더 따뜻한 봄날을 기도하며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