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동선

열 시에 집을 나서 버스를 타고 강남역에서 내려 은행에 들렀다가 압구정동에 바지를 맡겼다. 바로 수선이 되는데 세 시까지 기다려야 된다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강을 건너 종로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영풍문고에 들러 구독할만한 건축잡지를 보다가 시청 앞에 있는 여행사 사무실에 들러 잔금을 치르고 여행자료와 패스를 샀다. 롯데호텔을 통해 지하철 역으로 내려가서 지하철을 타고 방산시장에 가서 엉뚱한 도구들을 사고, 다시 지하철로 옛날에 살던 동네에 가서 순대국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오는 145번을 타고 다시 강을 건너 압구정동으로 돌아가 바지를 찾고, 길 건너 파나소닉 쇼룸에 가서 광각렌즈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3월초에나 들어온다는 대답을 들었다. 백 오십이라는 가격도 무시무시하지만 여행은 2월말에 가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감이 안 잡혔다. 지금 있는 단렌즈로는 건물 사진을 찍을 수가 없는데, 예전에 쓰던 카메라까지 들고 가야 되나 생각하니 좀 아득했다. 갤러리아를 잠시 기웃거리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선릉역에서 내려 한 정거장을 걸어 역삼역에 들러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겁을 먹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눈은 한참 뒤에나 내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같은 곳을 두 번 가면 어째 시간 낭비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by bluexmas | 2010/02/18 00:43 | Life | 트랙백 | 덧글(26)

 Commented by JuNe at 2010/02/18 01:08 

시간낭비라기보다는 뭔가 알뜰하게 꽉 차게 다니셨다 싶은걸요, 전 기다려야한다고 하면 근처 어딜 가서 대충 때우다 말았을거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25

저는 또 한 군데 앉아 있는 걸 잘 못해서 차라리 그냥 돌아다녀야 해요. 그렇게 편하지는 않지요.

 Commented by Amelie at 2010/02/18 01:12 

맞아요 하루에 같은 곳 두 번.

그 자리에 오래도록 있으면 또 다르지만.

쓸데없이 왔다 갔다 한 기분.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25

네, 좀 지겹지요. 그러나 꼭 해야될 일이 있으면 어쩔 수 없어요…;;;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2/18 01:57 

아예 아코디언같은 접었다 폈다 하는 초점거리계 달린(대형카메라용 있죠?) 필름카메라는 어떨까요? 건축사진이야 필름으로 찍어서 현상해서 보관하는것도 퀄리티 보장되고.. 대형카메라 뿐 아니라 35미리짜리 필카용으로도 있거든요. 건축사진을 위해서는 왜곡을 조정할 수 있는 그런 카메라가 최적이니까요. 전용으로 구비하시는것도..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47

아 그러나 저는 필름카메라로는 절대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냥 여러가지 생각중인데 예산 때문이라면 아예 쓰던 번들렌즈의 카메라를 가지고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무겁겠지만…

 Commented by 캣빠와 at 2010/02/18 03:44 

동선이 근처네요. 홍대도 그렇고 자주 나오시면 한번 뵈면 좋을텐데 아쉽아쉽..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48

네 다 거기서 거기를 돌아다니죠. 일주일에 두 번 서울에 나옵니다… 뭐 기회가 닿겠죠 곧^^

 Commented by momo at 2010/02/18 03:46 

전 저렇게 바삐 돌아다닌적이 없슴… 하루에 3건이 최대..ㅋㅋㅋ 방산시장서 엉뚱한거… 모사셨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48

하나는 쿠키에 구멍 내주는 spike roller 샀구요. 다른 하나는 비밀입니다….^^

 Commented by momo at 2010/02/21 03:25

비밀이라.. 흠.. 궁금하군효~

 Commented by 강우 at 2010/02/18 05:48 

여행이라면 ..렌즈는 환율따라서 현지에 가서 구매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만 하더군요.

(요즘은 그래도 환율이 높아서 좀 아닌 경우가 많긴 해도요)

종로 일대가 돌아다니기 좋아서 참 좋지요. 바쁜 하루를 보내셨군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49

네, 일본에서의 가격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비꾸 같은데에서만 사도 일단 싸고 마일리지도 쌓을 수 있으니까요. 주변에 카드 가진 사람도 있구요…

 Commented by ra at 2010/02/18 09:15 

무척 부지런한 하루 같은데요. 동선은 무시무시하다. 강남과 종로와 압구정이라니요. 사람에 치여 혼을 빼고 올 듯. 저도 2월 말에 일본에 있는데-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49

가족 중에 일본에 계신 분이 있나봐요. 동경 쪽에 계시는 건가요?

그래도 강남과 종로와 압구정은 그렇게 멀지는 않아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0/02/18 13:24 

여행 준비하시는군요. 사진기를 준비하신다니 부디 비가 많이 오는 시기가 아니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번에 3일 동안 비가 와서 사진기고 뭐고 우산 들기도 바빴답니다 -.- 간신히 아이폰으로 ‘기록’이나 했지요. 2월말이면 금방이네요. 어디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50

서생님 글을 보고 도움을 받아 난바역 근처의 호텔로 다시 바꿨습니다. 덕분에 조금 더 편하게 여행할 수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10/02/21 10:37

오 바꿀 수 있었군요. 다행입니다.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근방이면 대략 좋을 것 같아요. 늦게까지 부담없이 놀다가 들어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따라서 이제 더 많은 술을 더 오래 마시게 되신… -.-

 Commented by 하니픽 at 2010/02/18 13:40 

저는 같은 카페에 하루에 3번까지 가봤어요;; 모두 다른 사람하고요…. 직원이 이상하게 쳐다봤는데 만약 같이 갔던 동행인이 모두 다른 남성분이셨음 오해받을뻔 했답니다;; 다행히 모두 여성분이였지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50

앗 좀 다른 곳으로 가시지 그러셨어요;;;; 뭐 남자면 또 어때요^^;;;

 Commented by 볼빨간 at 2010/02/18 14:53 

광각이필요할땐똑딱이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52

그러게저도그생각했어요좋은생각이에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2/18 16:10 

건축에 관심이 있어서…블루마스님께서 어떤 구도로 담아오실지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53

아앗 그렇게 말씀하시면 갑자기 좀 부담이 되는데요;;; 가기 전에 스터디를 좀 해야되는데 아직 못하고있습니다…

 Commented by 봄이와 at 2010/02/18 18:44 

저라면 세시까지 기다리란 말을 들으면 근처 카페에 자리잡고 앉아 있었을텐데…시간을 알뜰하게 쓰셨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20 23:53

저는 정말 한 군데에 오래 앉아있지 못하겠더라구요. 대부분의 실내공간이 공기가 탁해서 그런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