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2)-그저 그랬던 모시조개 페투치니

소스의 주재료 맛이 파스타에 스며들지 않는다면 그 파스타는 그렇게 성공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번에 만든 모시조개 페투치니(봉골레 파스타라고나 할까…?)가 그랬다. 일단 스파게티보다 링귀니를 쓰고 싶었는데 이 아름다운 도시 오산에 링귀니도 안 계셔서 대신 페투치니를 산 것이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이었다. 면이 너무 넓어서 토마토 소스와 같이 걸쭉한 소스가 아니라면 한데 어우러지는 것 같지 않았다.

면도 면이지만, 어느 정도의 조개를 얼마만큼 써야 거기에서 나오는 즙이 훌륭한 소스를 이뤄내리라는 감도 없었다. 게다가 조개로 소스를 만들때에는 소금간을 하지 말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아주 살짝 소금간을 한다는 것이 결국 소스를 짜게 만들었다. 거기에다가 오목한 접시를 쓰기 싫어서 납작한 걸 썼더니 어느 정도는 국물이 있는 파스타를 잘 받쳐주지 못하고 금방 식는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결론으로 역시 파스타의 세계는 오묘하구나, 그런데 왜 이선균은 그런 걸 가르칠 생각은 안 하고 소리만 빽빽 질러대는 걸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 플라스틱으로 밀봉되어서 기본적으로는 향을 맡을 수 없는 간장의 향을 맡는답시고 숨을 너무 깊이 들이쉬다가 이성을 약간 잃은 것일지도? 아니면 뭐 작가가 그렇게 써서…라고 핑게를 댈지도 모르겠지만.

폴의 치아바타 남은 걸 살짝 굽고, 새싹채소를 조금 곁들여 먹었다. 아무래도 재도전이 필요한 파스타였다. 시청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도시의 세련된 이미지를 위해서라면 마트에 링귀니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좀 따져야 되겠다.

 by bluexmas | 2010/02/11 09:00 | Taste | 트랙백 | 덧글(23)

 Commented at 2010/02/11 09:4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1 09:51

아이고 덧글 쓰다가 날리면 슬프지요T_T 옛날옛적, 저도 어린이 시절에는 티지아이의 시푸드 마리나라를 엄청 좋아했어요>_< 그때 면이 페투치니였지요.

정보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아직도 국내 사정에 어두워서 그런쪽 사이트는 거의 몰라요. 계속해서 이렇게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고등어파스타는 시도해보지 못하고 있어요. 또 다른 파스타가 대기중이어서요~

 Commented by yuja at 2010/02/11 10:40 

페투치니가 제일 좋아요- 의외로 치킨 브로스랑 마늘로 간단하게 한것도 괜찮고, 제일 맛있었던 건 크림 시금치 페투치니..갑자기 마구 땡기네요. 그렇지만 내 저녁은 유통기한 살짝 남은 짜장밥. (그리고 이제 도서관으로 다시 쓩)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5

역시 페투치니는 소스든 국물이든 뭔가 좀 자작자작하게 있어야 되겠더라구요. 닭국물에 넣으면 치킨 누들 수프가 되는거겠죠?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2/11 11:30 

결론은 오산이 죄입니까;;

링귀니 정도가 제일 무난하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5

그,그런 것 같습니다;;;

링귀니가 무난하지요. 안 먹어본지 오래라 먹으려고 했더니 없더라구요;;;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10/02/11 13:00 

파파르델레에 모시조개도 아닌 바지락으로 한끼니를 때웠던 제가 왔습니다.

넓은 면은 잘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

마늘의 익힘 정도가 실해보이네요. 뜬금없이 위장크리 받고 갑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6

바지락도 나쁘지 않죠 뭐. 모시조개는 중국산이었습니다. 저는 아예 넓은 면들을 좋아합니다.

대치동의 모 음식점에서 파스타를 먹었는데, 마늘을 정말 잘 익혔더군요. 간단한 것 같지만 참 어려워요 마늘 익히느 것도.

 Commented by 키르난 at 2010/02/11 13:15 

페투치니 면에 모시조개라 하니 바지락 칼국수가 떠오르는걸요.^^;

걸쭉한 국물이라 하시니 페투치니 + 카레도 꽤 재미있는 조합이 되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카레 국물이 마구 튈 것을 생각하면 보통 먹는 카레보다 국물을 덜 넣어야겠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7

카레에 페투치니도 좋겠네요. 티지아이의 시푸드 마리나라에 한 번 도전해보려 합니다. 옛날 생각이 나서요.

 Commented by F모C™ at 2010/02/11 14:36 

시청 민원실에 왜…? 싶다가 빵 터졌습니다. 죄송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7

아니 사실은 방 터지시라고 쓴 얘기에요. 빵 터지셨다니 기쁜데요;;;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2/11 16:13 

맞아요 페투치니는 역시 소스가 걸쭉히 있는 파스타로 좋은 것 같아요. 그래도 저도 올리브유기반의 파스타를 페투치니로 만든적도 있고.. 뭐 그냥 어울리게만 하면 무난한 것 같아요. 맛있을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7

아무래도 조금 더 연습이 필요한 파스타였습니다. 간단할 수록 참 어렵네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2/11 16:34 

우연히 틀어도 언제나 화를 내고 있더군요^^;

면에 소스를 코팅하는 느낌.. 오랜 시간 조리해야 면에 맛이 스며들 것 같은데 오히려 면에서 미끄러지나 봅니다. 쉬운 듯 어려운 파스타의 세계:9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8

언제나 변함없이 화를 내고 있더라구요. 히히. 돈 받고 화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파스타의 세계 정말 쉬운 것 같지만 어려워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2/11 21:17 

우왕 보기에는 넓은 면도 먹음직스러워보이는군요 ^^ 실은 저도 바지락 칼국수 생각을… -_-;;;;

블루마스님이 사시는 새싹도 제가 사는 새싹과 같은 새싹일텐데 왜 블루마스님 새싹은 저의 새싹보다 훨씬 있어보이는(?) 새싹인건지.. ㅋ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8

크 새싹에 금테를 좀 둘러서 그런가요…히히히.

새싹이 쓸모가 많아요. 뭔가 보기 좋게 할 때에 몇 가닥 올려주면 좋더라구요.

 Commented by Claire at 2010/02/11 23:49 

페투치니 면으로 만들어서 독특해 보이는 봉골레네요 🙂

bluexmas님이 만드신 요리는 언제나 비쥬얼적으로 근사해서

어떤 음식이든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거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9

아이고 별말씀을요. 근사하다니 민망합니다;;; 링귀니로 재도전 해봐야겠어요.

 Commented by 달에 at 2010/02/12 00:43 

뽀얀 조개국물이 우러나와서 감칠맛이 굉장할 것 같아요. 페투치니라서 비주얼적으로는 볼륨감이 느껴져 더 맛있어보이는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14 21:49

국물이 많이 우러나왔는데도 감칠맛이 좀 부족하더라구요. 역시 저의 솜씨가 부족해서 그렇지요 뭐-_-;;;

 Commented by 달에 at 2010/02/16 22:42

풍미가 대단해보이는데요…블루마스님의 요리는 너무너무 맛있어보이는걸요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