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낮술(15)-약간 싱거웠던 한 뚝배기, 뚝배기 불고기

뚝배기 불고기라는 음식 자체에 믿음을 준 적은 없었는데, 뜬금없이 한 번 해 먹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전부터 생각해왔지만 불고깃거리에 양념을 해서 물에 넣고 끓여봐야 국도 찌개도 불고기도 아닌, 그냥 멀겋게 물에 뜬 고기가 될 것 같았다. 그런 걸 만들지 않으려면 고기 국물을 따로 내서 쓰면 좋은데 그건 또 귀찮고 비용도 너무 많이 들어갈 것 같았다.

그래서 궁여지책을 세웠다. 일단 고기에 양념을 해서 재웠다가 일부를 볶다가 끓여서 국물을 낸다. 당면을 삶아두었다가 합친다.

그리고 나머지는 구워서 그 위에 얹은 다음, 먹을때 대강 섞어서 먹는다. 마침 신세계에서 세일을 한다길래 일부러 고기를 사 봤는데 별 감흥은 없었다. 그리고 물에 끓일 거면 고기를 조금 더 짜게 양념했어야 되는데 그러지 않았더니 전반적으로 좀 싱거웠다. 사실 불고기나 갈비의 양념은 어떤게 최선일까,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그 모든 짠맛을 간장만으로 얻는 것이 과연 맞는지 확신이 가지 않아서인데 내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불고기 조리법에는 간장만을 쓴다. 개인적으로는 소금으로 살짝 밑간을 하고 간장의 향을 불러들이는 게 낫지 않나 생각을 하는데… 다음 번에는 한 번 시도해봐야 되겠다.

 by bluexmas | 2010/02/05 09:02 | Taste | 트랙백 | 덧글(31)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10/02/05 09:28 

정말 먹음직 스러워 보이는데요! *_*

간장 만 쓰는 것은 아마 간 맞추기가 힘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4

그럴까요…. 소금을 살짝 넣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다음에는 좀 시도해봐야겠어요.

 Commented by nabiko at 2010/02/05 09:42 

어머니처럼 간장,설탕,소금 정도로 완전 맛있게 할 수 있게 되는게 소원입니다.

은근 어려워요.ㅜㅜ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4

그렇죠. 저런 음식들 맛내기가 참 힘들어요. 은근이 아니라 대놓고 어려운 듯…

 Commented by nabiko at 2010/02/07 00:15

맞습니다.대놓고 어려워요 ㅎㅎㅎㅎ

 Commented by JUICY at 2010/02/05 09:42 

“한 뚝배기 하실레예” 갑자기 생각났어요=_=;;;

 Commented by 히라케 at 2010/02/05 11:30

저도요 ㅎㅎ

 Commented by ra at 2010/02/06 15:01

저도요 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4

히히 사실은 그거 염두에 두고 만든거에요.

 Commented by  at 2010/02/05 09:51 

bluexmas님 요리 포스팅 보면 늘 드는 생각이, 이, 이분은 설거지 따위 두려워하지 않아!

전 뚝배기 밑에 다시마를 한 조각 깝니다. 다시마는 오래 끓이면 안된다지만 쇠고기의 힘을 믿는 거죠! 그리고 버섯이랑 당면이랑 호박이랑 양파를 듬뿍 넣고. 파인 다이닝의 요즘 트렌드는 재료 수를 줄이는 것 같지만 집밥은 또 다르잖아요.

어떤 요리든 간장으로만 간을 하면 균형이 안 맞더군요. 향이 너무 강해요. 먹어보진 않았지만 소금 불고기도 의외로 괜찮다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5

아, 아니에요 저도 설겆이 두려워해요… T_T 그냥 용감하게 맞서고 싶을 뿐이지요T_T 다시마를 한 쪽 까는 것도 괜찮네요. 프님도 혹시 다음에 불고기하실 일 있으면 소금을 살짝 넣어보시는 것도…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2/05 10:04 

불고기양념에 배(과일)를 갈아서 넣으면 효과적이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6

배나 양파같은 것도 은근하니 괜찮다고 하더라구요. 다음에는 한 번 시도해보겠습니다.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2/05 10:13 

실리콘 장갑이 탐나네요ㅠㅠ

우와.. 제가 태어나서 본 뚝배기불고기중에 제일 고기가 많아요!!! 싱거웠다 하시지만..엄청 맛있어보여요. 이분은 설거지따위 두려워하지않아!에 저도 한표…..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6

앗 설겆이 두려운데T_T 실리콘 장갑은 500도까지 버텨준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반신반의하면서 샀는데 요긴하게 쓰고 있어요^^

 Commented by 하니픽 at 2010/02/05 14:18 

우와~ 당면이 가득 들어간 뚝배기 불고기 로군요!! 전 불고기 내에 들어간 당면을 참 좋아하거든요~ 무엇보다 뚝배기를 가득 채운 고기고기고기님…. 아름다워요~

간은 싱거운게 좋은거라하니 고기 본연의 맛이 느껴졌을 듯해서 전 싱거운 간을 더 좋아한답니다~ 아우 맛있겠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6

저도 당면 엄청나게 좋아해요~ 그래서 듬뿍 넣어서 만들었지요. 역시 고기님은 진리시죠 진리…;;;

 Commented by 볼빨간 at 2010/02/05 16:23 

뭐..이런말하면안되는건알지만요

두번째사진보고 말아놓은기저귀인줄알았네요

요즘이도이랑맨날 동거하다시피하다보니 하하하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7

하하정말저도다시보니기저귀같던데요그런말씀하셔도괜찮아요뭐어때요:)요즘이렇게웃는게이글루스에서회자되고있던데:)

 Commented by 풍금소리 at 2010/02/05 16:32 

요리를 잘하는 사람들은…후딱후딱 하는 사람들이군요.

저는 일단 야채,채소에 대한 압박감과 양념의 부담 때문에

칼 잡을 일이 걱정이랍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8

천천히 즐기는 것도 좋은데 음식 만들때 본의 아니게 몰두하게 되는 상황이 좋더라구요. 딴 생각도 안 나고…

 Commented by googler at 2010/02/05 17:12 

음ㅁ…뚝배기 그릇이 없어서 이거 한다 해도 이런 느낌의 맛은 못 만나볼 거 같아 이거는 걍 안 따라할래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8

저도 맛은 잘 못내요-_-;;;; 구글러님댁에 뚝배기 하나 놓아드려야 할 듯…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10/02/05 17:47 

아, 요리장면을 보는 순간 오 마이 갓 설거지 지져스

라고 떠올린 저도 이제 주부 1단 정도 된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9

앗 설겆이가 그렇게 많아 보이나요;;; 전 그렇게 생각 못했거든요. 그냥 그 정도 설겆이는 나오니까요. 아스나기님댁으로 주부 1단 인증서를 보내달라고, 주부국기원에 신청하겠습니다.

 Commented by 봄이와 at 2010/02/06 10:44 

첫사진의 빨간장갑이 뚝배기를 잡고 있는 모양이 너무 귀여워서 또보고 또봐도 귀엽네요.

특히 엄지손가락 부분이.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29

뭐랄까 가재친구같은 느낌이죠, 흐흐.

 Commented by ra at 2010/02/06 15:02 

맛있겠어요…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엉엉. 뚜뚜뚜뚝뚝배기 불고기.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30

뭔가 뚝배기 불고기를 보내달라고 모르스부호를 보내시는 분위기 뚜우뚜뚜뚜뚜우뚜우뚜;;;;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2/06 17:15 

레고같은 장갑^^ 천으로 된 것은 열이 적나라하게 전달돼서 두 겹은 끼지 않으면 무지 뜨겁더라구요@w@;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2/06 22:31

케블러였나? 뭐 그런 이름의 특수천으로 만든 것도 좋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오븐 때문에 팔뚝을 몇 군데 데었고 자국도 있어서요, 조심하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