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신통치 않았던 두 번째 꼬막 파스타

오기도 오기지만 어찌 되었든 맛있는 조개니까… 라는 생각에 꼬막 파스타에 다시 도전해보았다. 지난 번에 꼬막을 조리하면서 일단 이 조개는 껍데기를 열든 안 열든 즙을 거의 뱉어내지 않으니까, 계속해서 조개가 품고 있는 즙에 의존해도 될 것 같아서 아예 살짝 쪄서 껍데기를 다 벗겨내 올리브기름 바탕의 간단한 소스에 버무리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에는 나이프로 벗겨내느라 손가락 껍질도 살짝 벗겨주는 센스를 발휘했으나, 이번에는 숟가락으로 능수능란하게 껍데기를 벗겨서 살만 발라냈는데, 역시 즙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가장 기본적인 파스타 “소스”를 만들고 면을 삶은 뒤, 벌써 익은 조개에 너무 많이 열을 더하면 즙을 잃고 뻣뻣해질 것 같아서 마지막에 아주 살짝 볶고 면을 더해주었다. 조개도 먹을만하고, 면도 먹을만했지만 조개의 맛이 소스에 더해져 파스타와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은 솔직히 전혀 없었다. 그냥 조개는 조개고 면은 면이라는 느낌이었다. 두 번의 실험을 통해 꼬막은 파스타보다는 그냥 삶아 양념간장을 살짝 더해 밥반찬으로 먹으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물론 겨울이 가기 전에 꼬막을 다시 먹기는 할 것이지만, 일단은 껍데기에 주름이 없고 익어서 껍데기를 열면 막강한 즙을 토해내주시는 홍합을 모셔왔다.

 by bluexmas | 2010/01/14 09:29 | Taste | 트랙백 | 덧글(36)

 Commented by 고선생 at 2010/01/14 09:40 

신통치 않다 하셔도 꼬막을 일일이 다듬고 준비한 정성은 정직하게 결과로 나타났지 않을까요..^^ 껍데기를 제거하니 훨씬 더 먹기도 편할 것 같네요. 조개껍데기 불편해해서 그런 류 잘 안 찾는 저도 말이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4 10:30

이번에는 손질을 지난 번처럼 열심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껍데기 까는 것도 생각보다 쉽더라구요. 뭐 재미삼아 한 번쯤 해 보는 거죠…

 Commented by clove at 2010/01/14 09:42 

꼬막 관련 포스팅을 볼 때마다, 나도 꼬막 한 번…하게 되어요. 요즘이 제철인가요?

(꼬막과 크림소스는 어떨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4 10:30

저도 확실하게는 모르겠는데 조개류는 영어로 치면 이름에 r자가 들어가는 달이 제철이라고 하지요… 9월-4월인가요?

꼬막과 크림소스도 훌륭할 것 같아요. 저는 워낙 크림소스를 잘 먹지 않는 편이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nabiko at 2010/01/14 10:09 

역시 즙하면 홍합이죠.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4 10:31

홍합이 최고죠. 그런데 왜 이렇게 비싼지… 6천원 어치는 사야지 먹겠더라구요. 그정도면 고기도 먹을듯…?

 Commented by 펠로우 at 2010/01/14 10:36 

꼬막은 좀 궁합이 맞진 않는듯 합니다^^; 홍합,모시조개 이런게 무난하고 괜찮죠. 우리나라의 축복인 키조개나 큰조개관자(가이바시라)도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56

키조개는 너무 커서 무섭더군요… 그래도 꼬막철일때 여러 가지로 시도를 좀 해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1/14 11:05 

엄청 신통한데요!!!! ; 저 삶아놓은 면에 김나는 사진보고 침흘렸어요… 배고파요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56

배고플때 파스타 한 냄비 삶아서 먹고 배두들기면서 자면 행복해요;;;;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10/01/14 11:15 

꼬막으로 적당히 스톡을만들고 다시 새로운 꼬막과 함께

스톡을 루로 만들어서 소스처럼 하는것이 좋을것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57

그게 꼬막에서 스톡이 안 나오더라구요. 게다가 해감이 완벽하게 안 되어서 삶은 물을 쓰는 것도 그렇게 쉽지 않은데…크림소스가 해결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Commented by 나녹 at 2010/01/14 11:26 

저저저저저젓가락의 위용…! 풀과 그릇의 테두리랑 색깔까지 맞추다니 털푸덕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57

아이고 맞추려고 한 건 아닌데 그냥 그렇게 우연히 되었네요. 저도 그릇이랑 이런 건 별로 없어요.

 Commented by 딸기쇼트케이크 at 2010/01/14 12:17 

아이코… 정말 고생하셨어요! 보이기는 참 맛있어 보이는데 어우러지지 않다니 안타까움이.. 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58

뭐 고생은요^^ 제가 먹으려고 하는데요 뭐 그럭저럭 먹을만은 하더라구요.

 Commented by F모C™ at 2010/01/14 14:01 

왠지 스파게티에 어울리는 조개는 국물이 잘 나는 조개와 겹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59

그렇죠? 담번엔 모시조개를 사서 봉골레를 만들어보려구요…

 Commented by absentia at 2010/01/14 14:56 

앤쵸비를 조금 다져 넣으면 어떨까요. 저는 조개류의 파스타를 할 때 항상 앤쵸비로 간을 하는 버릇이 있어서… 때론 비리지 않은 조개의 경우 케이퍼도 한두 알 다져서 넣기도 합니다. 저건 생 파슬리인가요? 꼬막의 향과 썩 어울리지는 않았을 듯.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2:59

앤초비와 케이퍼 모두 강한 재료여서 조개를 누르지 않을까 생각이 되는데요.

우리나라 파슬리는 향이 약해서 넣어도 별 효과가 없더군요. 제다가 이탈리아 파슬리도 아니니 원…;;;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1/14 16:00 

요리하는 블루마스님의 손 좋아해요☞☜

간장소스파스타였다면 어울렸을까요 그럼 왠지 파스타의 범위에서 벗어날 것 같기도 하지만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0

-_-;;; 겨울이면 다 터지는 손이라서요;;;

간장소스 생각했다가 막판에 까먹고 간장을 못 넣었어요 사실은;;;;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10/01/14 16:31 

확실히 꼬막은 무쳐먹는 것 이외는 못 본 것 같아요. 홍합만 해도 이것저것 요리에 많이 들어가는데 말이죠.

…..아아…. 갓 찐, 뜨끈뜨끈한 꼬막이 먹고 싶어졌어요. ;ㅁ;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0

그러게요 아무래도 꼬막은 그냥 그렇게 먹어야 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Claire at 2010/01/14 17:33 

꼬막 파스타는 처음 보았어요 ㅎㅎ

요즘 드라마 파스타를 보면서 맛난 파스타를 먹고 싶단 욕구(?)가

불쑥 불쑥 생기더라구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1

저도 처음 봐서 그냥 이렇게저렇게 시도해보고 있어요. 파스타 드라마 보고 사람들이 피클만 안 찾아도 다행이지 않을까 싶어요(저는 피클 안 먹거든요…)

 Commented by guss at 2010/01/14 18:22 

꼬막을 다져 넣은 크림 소스라면 어떨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2

아무래도 그걸 시도해봐야 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ra at 2010/01/14 18:56 

저번 꼬막파스타 포스팅 보고 아아 용자.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근성도 겸비하신 분.

꼬막 정말 깔끔하게 손질하셨네요. 남편이 꼬막 무침 좋아해서 자주 해주고는 싶지만 전 그 껍질 칫솔로 박박-해야 하는게 너무나도 귀찮아서요. 저 초록 줄 파스타 접시도 예쁘고. 별로라고 하셨지만 파스타도 먹고 싶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3

으하하 저 근성이 좀 있습니다;;; 꼬막파스타는 저걸로 끝도 아니라지요? 이번에는 그냥 대강 손질했어요. 어차피 껍데기는 금방 버릴거라서요. 저 파스타는 사실 한 3인분쯤 되는거에요. 그릇은 냉면그릇이구요^^

 Commented by googler at 2010/01/14 19:51 

음… 꼬막이랑은 크림소스 스파게티가 면과 재료의 배임에 있어 더 좋을 거 같애요. 꼬막이 크림소스에 버무려지면 의외로 고소하면서 크림 스파게티 식감을 높일 거 같다는. 생선살도 같이 좀 넣어주는 꼬막 크림소스 스파게티.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3

크림소스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역시 크림소스가 대세인듯 싶어요…

 Commented by 하니픽 at 2010/01/15 00:06 

꼬막!! 간장양념해서 먹으면 정말 맛있지요~ 이렇게 파스타와 함께해도 맛있을 것 같아요!! 요새들어 파스타를 먹어야만 할것 같은 글이 많이 보여서 그저 침만 꼴각거리게되요 ㅠ_ㅠ 아아 맛있겠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8

그냥 간장양념해서 따뜻한 밥이랑 먹어야 할 것 같아요~ 파스타 만드는 연습을 조금 더 해야겠어요~

 Commented by JyuRing at 2010/01/15 09:53 

꼬막엔 양념장이니까 간장소스 꼬막 파스타라던가 토마토소스라던가……자꾸 어울릴 뭔가를 생각해내니 궁여지책 같네요;; 역시 꼬막은 밥과 함께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17 23:09

많은 분들이 크림 얘기를 해주셔서 어째 크림으로 시도를 해 봐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