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이 낀 짙은 파란색의 바닷물

이러저러해서 어젯밤에 잠을 잘 못 잤고 꿈을 꾸었는데 그 기억이 생생해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끄적끄적 적어놓았다. 문제는 지금 들여다보니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는 건데 기억을 더듬어보면 그랬다.

나는 누군가와 어떤 바닷가 마을에 있는 집인지 방에 있었다. 정말 집채도 아니고 궁궐만한 파도가 뭍으로 넘실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는 보기에 저렇게 파도가 높다고 해도 뭍으로 올라오는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말라고 했지만, 나는 예감이 불길하다며 바다쪽으로 난 문을 닫으라고 성화를 해댔다. 그는 가만히 있었고 내가 다가가서 문을 닫으려던 찰나 정말 파도가 집을 철썩, 때렸다. 물이 온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에게 이걸 보라며 길길이 뛰며 화를 미친 듯이 내고 있었는데 보다 더 큰 파도가 또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에는 파도가 들어치기 전에 문을 정말 닫으려고 했는데, 이 문이 옛날 화장실 문 같은 것처럼 판자로 만들어서 고리로 대강 잠그는 그런 문이었다. 그래서 문을 닫았음에도 파도가 집을 때리자 물이 문틈으로 새어들어왔는데 이게 무슨 편의점의 파워에이드 슬러시처럼 짙은 파란색에 살얼음이 껴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선물했던 적이 있는, 별이 새겨진 그 파란색 향수의 냄새가 났다.

뭐 그런 꿈을 꾸었다.

 by bluexmas | 2010/01/03 01:43 |  | 트랙백 | 덧글(17)

 Commented by 당고 at 2010/01/03 01:51 

아름다운 꿈.

저는 아까 저녁에 잠깐 잠들었을 때 고작해야 천하무적야구단이랑 같이 합숙하는 꿈을 꾸었는데 말이죠.

설탕을 많이 탄 물의 느낌, 이라는 구절이 눈에 콕.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5

문 빨리 닫으라고 짜증내다가 깬 것 같아요. 천하무적야구단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 야구단인가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10/01/03 03:32 

꿈을 적어두니 좋은걸요. 저는 항상 잊어버려요.. -_-; 그런데 정말 꿈이 예쁘네요. ㅠㅠ 바닷물에서 향수 냄새라니..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6

아 그냥 잠에서 깨서 컴퓨터가 켜지는 동안 그냥 끄적끄적했어요. 사실은 물이 너무 차가웠던 생각이 나서 별로 좋은 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Commented by ra at 2010/01/03 10:14 

나 진짜로 그렇게 파도가 조금만 치면 물이 들어올 듯 한 집에서 잔 적 있어요. 제주도 갔다가 훌쩍 들어간 집이었는데… 창문으로 손 내밀면 바다가 잡히던.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6

우와 그런 집이 있군요. 저는 불행하게도 제주도를 한 번도 못 가봤어요. 맛있는 음식도 많다는데 가서먹어도 보고 그런 집에서 자보고 싶어요T_T

 Commented by Warden at 2010/01/03 11:58 

저는 오늘 꿈에 번호를 보았어요!+_+ 로또를 해볼까 생각중이랍니다;

별이 세겨진 파란색 향수는 뭘까요? 썬문스타? 나이트플라잇? 🙂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7

앗 로또 좋지요. 새해 초부터 대박나시는 겁니다!!!

향수는…비밀이에요. 크크.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10/01/03 15:54 

모든 것이 뚜렷하게 기억나는 생생한 꿈이라니 부러워요..

전 언제나 흐릿하고 어둡거든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7

사실 꿈이 기억나는 경우는 별로 없지요. 그냥 이번에는 잊어버리기 전에 써 두어서 그렇지 않았을까 싶어요.

 Commented by  at 2010/01/03 21:09 

전 어제 정말 오랜만에 꿈을 꾸었는데, 맥이 숫자도 애매한 55%세일을 하는데, 하필 사려고 한 검은 아이섀도는 하나밖에 안 남았다고 안 파는 지독한 악몽을 ㅠ_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8

음 55퍼센트라는 숫자는 뭔가 좀 애매한데요 정말? 검은 아이섀도우는 정말 많이 쓰는 색인가요? 저는그런 부분에 무지해서요-_-;;;

 Commented by mew at 2010/01/03 22:58 

저도 그런 거대한 파도가 치는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전 그때 방파제에서 하릴없이 파도를 보고 있었죠… 그 후는 기억도 안 나요, 무서웠어요 u_u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8

그 꿈이 더 멋져보여요. 손가락으로 방파제 물 새는 것 막지만 않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_-;;;

 Commented by mew at 2010/01/04 08:07

방파제 높이의 몇 배는 되는 파도가 쳤는데요?ㅠ_ㅠ 이건 쓰나미인가?….

 Commented by 딸기쇼트케이크 at 2010/01/03 23:28 

왓. 뭔가 아름다운 꿈이네요. 물이 들이치긴 했어도 결국 이미지가…

가끔 꿈을 꾸고 나서 그 이미지를 아름답게 글로 표현해보고 싶은데 잘 되지 않아 일어나서 끄적여둔 꿈 낙서를 보고만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1/04 02:19

음 그러나 춥고 시리고 뭐 좀 그랬어요. 그래도 기억이 나서 써 둘 수 있으면 가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럴 수 없었던 적이 더 많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