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터널
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마트라는 이름의 빛의 터널이 있다. 기분이 내키거나 화장실에 들러야 할 때에는, 딱히 살 것이 없어도 그 안을 지나친다. 대부분의 경우에 나는 음악을 듣고 있으므로 소리는 잘 안들리는 가운데, 밝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미친 듯이 오글거리며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오감의 구멍이 전부 크게 입을 열고 붉은 점액을 줄줄 흘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낮까지 마시고 만들고 먹고 또 마시고 만들고 먹었다. 만드는데도 지치지만 그보다 먼저 먹는데에 지친다. 일은 아예 손에 대지 않았다.가끔 그럴 때도 있어야지. 크림이며 버터를 너무 많이 먹었더니 속이 느글거렸다. 새우를 구우면서 대가리만 따로 떼어서 국물을 내놨는데 거기에 라면을 끓여먹고 싶어졌다.
어째 빛의 터널이 이마트라니, 좀 초라하다.
어제 올린 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은, 하루 한정이므로 내립니다. 덧글을 못 달아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어제 술을 좀 얼큰하게 마신채로 썼더니 아침에 꽤 오그라들더군요. 물론 올해는 쓰려고 생각했던 것이기는 하지만…
# by bluexmas | 2009/12/25 00:11 | Life | 트랙백 | 덧글(31)
여기까지 썼는데 글이 날아갔네요.
happy holidays.
sf girl님도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시죠?^^
며칠전에 포스팅해주신 이자카야를 봤어요. 지나칠때는 몰랐는데
성당 바로옆에 위치한데다 저희집과 사무실의 딱 중간지점에 있더라구요.
크리스마스 이브라선지 사람들이 꽤 많이 앉아있었던듯,맛집인가봐요 정말.
버터는 언제 먹어도 마음의 위로가 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위에 부담이;;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크리스마스니 새해니 해도 전 그런날엔 집에서
책읽거나 음악듣는게 가장 행복하더라구요. 메리 크리스마스! 😀
저는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지만 예산이 많지 않으면 자주 가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또 생선 맛 잘 아는 사람들의 의견은 다를 수도 있겠죠. 저는 워낙 그쪽 종류 음식은 먹지 않아서요…
비공개 덧글입니다.
저도 마트 가는 게 재밌고 꼭 굳이 뭐 사지 않아도 둘러보고 구경하기 좋아합니다^^
그냥 활기차 지는 거 같아요.
대중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아무도 날 크게 신경쓰지는 않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 있는 듯한 그런 묘한 편한 느낌도 좋고.
결정적으로 볼 것 많고, 재미도 있고!
근데 저에게는 근데 마트는 빛의 터널이라기 보다는..음 어둠의 아지트 정도? 하하.
비공개 덧글입니다.
그리고 granulated sugar는 그냥 백설탕이구요.
이만하면 일단 도움이 되겠죠?^^ 궁금한 거 있으면 또 얘기해주세요~
참 신기하고 편리한 밀가루네요 -_-;; 너무 감사해유.. ^^ 대체재료까지 써 주시구 지금 눈물 흘리는 중이에요… ㅠㅠㅠㅠ 완벽한 초콜릿 케이크를 구워 버리겠어요!!!
저는 빛의 터널이 인터넷 서점이었는데, 이제는 아니에요. 지금 제 빛의 터널은 없는 거 같네요. 재미있네요, 빛의 터널.
인터넷 서점도 요즘은 너무 요란하게 광고를 해서 참 오래 보고 있기가 힘들더라구요.
제가 말을 잘 못 했네요.
블루크리스마스 님이 미쳤다는 게 아니라, 저두 비공개로 돌린 글이 있는 데 그게 좀 미쳐 있는 상태에서 쓴 글이라는 뜻이었는데… 혹시 언짢으셨던 건 아니시죠…? 제가.. 좀 소심해서어어..하하…하….하…..(…..)….
크리스마스 잘 보내고 계신가요?ㅎㅎ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