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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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어쩔 수 없이 갔던 새마을 식당에는 7분 돼지 김치가 있던데, 뭐 그거랑 비슷하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6분 삶은 계란이 있다. Heat였던가? 하여간 어떤 책에 보면 영국에서 잘 나가는 조리사인 마르코 피에르 화이트였나 누군가가, 계란은 의외로 조리가 어려운 재료이기 때문에 누군가의 기술이며 조리에 대한 이해를 시험해보고 싶으면 계란을 줘보면 안다고 그러더라.정말 계란은 늘 먹는 재료이고 또 얼핏 보기에는 어떻게도 쉽게 조리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주 잘 조리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노른자가 잘 살아있게 계란을 부친다거나, 지단을 얇으면서도 찢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 모두 웬만큼 연습하지 않고서는 잘 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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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계란을 삶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옛날에 읽었던 책에는, 요리책들에 나오는 것처럼 노른자가 정확하게 가운데에 오도록 계란을 삶으려면 계속해서 굴려야만 한다고 했다. 얼마나 많은 아마추어들이 집에서 계란을 굴려가며 삶을까… 하여간, 굴려서 삶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른자가 너무 딱딱하지 않게, 그러니까 겉은 거의 익었으면서도 그 가운데는 살짝 덜 익어서 부드러울 정도로 삶는 것 역시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문제는 계란을 까보지 않고서는 얼마나 익었는지 짐작할 수가 없다는 건데, 이 경우에는 그냥 타이머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일단 계란을 남비에 넣고 물을 채워, 불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물이 끓으면 그대로 불을 끄고, 타이머를 6분에 맞춰놓는다. 시간이 다 되면 물을 버리고, 계란을 충분히 식힌 뒤 껍데기를 깐다. 그러면 속이 딱 적당히 익은 삶은 계란이 된다. 만약 노른자를 완전히 익히고 싶으면 8분 동안 두었다가 물에 식히면 된다. 계란은 생각보다 섬세해서, 끓는 물에다 부글부글 계속해서 삶을 필요가 없다. 물이 끓으면 전원이 저절로 끊어지는 전기 주전자에다 계란을 삶으면 더 간단하다. 정확하게 끓는 점까지만 온도가 올라가니까, 그때 부터 시간을 잰 다음 꺼내 식히면 된다.

 by bluexmas | 2009/12/08 09:33 | Taste | 트랙백 | 덧글(46)

 Commented by 볼빨간 at 2009/12/08 09:41 

사실 계란이 싱싱하면 굴리지않아도 노른자가 가운데로 가요 :)저의 삶은법은 물에 씻은계란을 넣고 10분간 가열 곧바로 꺼내어 찬물에 퐁당.그러면 노른자가 흐늘흐늘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34

아 계란이 싱싱하면 굴리지 않아도 노른자가 가운데로 가는군요 🙂
 Commented by starla at 2009/12/08 09:44 

저의 삶는법은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고 8분 두기.

그러면 노른자가 흐늘흐늘(2)

계란 반숙법을 터득한 것은 제 인생에서 손 꼽히는 뿌듯한 일이었지요.

정말 bluexmas 님 말씀처럼 계란은 생각보다 섬세해요.

그리고 제대로 익힌 계란처럼 맛있는 것도 없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35

저에게도 이렇게 계란 익히는 법은 정말 유레카의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 계란은 정말 섬세한 재료죠.
 Commented by 환희 at 2009/12/08 09:55 

전… 어떻하면 계란이 안 터질까를. 안터지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반숙도 완숙도 좋아해요. 대체로 완숙으로 13분동안 삶아요. 저런 방법이 있는지도 지금 알았네요. 계란을 전기 주전자에 넣기는 좀 찝찝한데요….ㅜ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35

아, 그건 저도 책을 한 번 찾아볼께요. 그냥 드는 생각은 계란과 물의 온도차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계란을 냉장고에서 꺼내서 조금 두셨다가 삶으시는 건 어떨까요? 요즘 계란은 깨끗해서 주전자에 넣어도 될 것 같긴 한데요;;;
 Commented by 레일린 at 2009/12/08 10:45 

저는 어떻게 하냐면 아예 계란을 넣은채로 끓이기 시작해서 불켜고 15분 후에 끄고 식힌 담에 까서 먹어요. 은근 안이 부들부들해서 좋더라구요. 그리고 식혔다가 다시 덥혀도 뻑뻑하지 않아 좋아요

야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36

계란을 너무 오래 삶으면 정말 좀 뻑뻑하죠. 전자렌지에 다시 데우면 종종 터지는 일이 생기더라구요. 계란이 은근히 무서워요…
 Commented at 2009/12/08 10:4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36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그런데 껍데기가 잘 안 벗겨지지 않나요? 그게 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JUICY at 2009/12/08 11:01 

계란삶기 생각보다 간단하군요. 역시 bluexmas님의 위력은 🙂

어렸을 적에 엄마랑 전자렌지에 계란 돌려본 기억이 있어요 ;; 살짝 펑하는 소리에 무서워서 그냥 꺼내먹었는데 그 계란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아요 –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1

어릴 때 처음 전자렌지를 사고 읽었던 설명서엔가는 계란은 돌리려면 바늘로 구멍을 내어주라고 나와있었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꼭 구멍 뚫어서 해 보세요 🙂
 Commented by Kinter at 2009/12/08 11:17 

저도 10분삶고 약간 식었을때 바로 쳐묵쳐묵……..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1

다음번에는 쳐묵하지 마시고 그냥 드세요^^;;;;
 Commented by Kinter at 2009/12/12 23:43

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59

^^;;;
 Commented by h at 2009/12/08 11:42 

노른자가 얄미울정도로 선명하네요.

여름에 한참 한강수영장 나들이에 취미를 붙여

간식으로 매일매일 달걀을 삶았었는데 제대로 된

반숙을 맛보기란 정말 힘들일이었거든요.

성격이 급해서라고 탓했지만, 역시 요령이 있었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1

네, 저도 성격 급하기로는 누구에게도 안 부러운데 타이머의 힘으로 계란을 삶아요;;;;
 Commented by 목요일 at 2009/12/08 11:47 

노른자 색이 참 이쁘네요 샛노랗고 포슬포슬해보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2

어떤 닭이 낳았는지는 모르겠는데 참 잘 낳아놓은 듯 해요^^;;;;;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12/08 11:51 

전 5분짜리도 좋아합니다. 4-5분 정도면 노른자가 주르륵 흐를 정도라, 윗부분만 껍질을 벗기고 바게트를 찍어 먹으면 맛있지요.-ㅠ-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9/12/08 12:38

이정도의 계란은

일본의 <온센 다마꼬> 정도인거 같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2

5분짜리에 아스파라거스를 구워서 찍어 먹는 것도 본 기억이 나는데요^^ 괜찮네요
 Commented by sse at 2009/12/08 11:51 

제가 바로 그 아마추어ㅋ

와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해요ㅎ

바로 가서 삶아먹어야겠어요 잇힝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2

요즘 바쁘신 것 같던데 계란 많이 삶아 드시고 힘내서 영화 만드세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2/08 12:23 

이거였네요. 팁까지 알려주시니 정말 감사해요 ㅋㅋ 진짜 노른자가 진짜 예쁘네요!!

저도 heat 쪼금 봤는데… 타이머는 왠지 접었다 펴면 소리없이 스르르 올라올 것 같네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3

heat는 정말 완벽한 발번역책이죠… 조림국물이 ‘브레즈 용액’ 이 되는 슬픈 현실이…T_T
 Commented by subin at 2009/12/08 12:57 

오와아아아아아 😮

진짜 잘 익었도다!! 전 달걀은 다 좋아요.

뭘해도, 어떻게 해도, 덜익어도 더익어도 다 맛있지만,

요건 정말 몹시 맛있어 보이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3

지난 번에는 너무 덜익혔더니 그건 조금 먹기가 버겁더라구요;;;;;;
 Commented by 제이 at 2009/12/08 13:04 

으음. 일단 5분6분 해보고오겠사와요. ㅎㅎ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3

네, 5분 밑으로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던데요… 계란이 주르륵 눈물도 주르륵 T_T
 Commented by 제이 at 2009/12/13 02:40

전기렌지로 했더니 6분도 턱없이 모자릅니다. 흑흑 ㅠㅠ 반숙도 아닌 초레어한 달걀을 먹었어요. 흑흑흑 ㅠㅠ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09/12/08 13:11 

아…타이머를 사놓고 이런데 쓰지 않고 꼴랑 파스타 삶는데나 쓰다니 (…)

좋은거 하나배워갑니다. 가게에서 파는 계란같이 되지 않아서 좌절좀 했는데 시도해봐야겠네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4

파스타 쓸때라도 타이머 쓰시면 좋지요. 온도계나 타이머 같은 도구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부족한 솜씨를 많이 메꿔주더라구요 🙂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2/08 15:46 

찜만 자주 하니 계란말이는 언제나 어려워요

그나저나 굴리지 않고 가운데를 유지하는 비법이 있나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44

볼빨간님 말씀이 계란이 싱싱하면 그냥 가운데로 몰린다고 하시네요~ 🙂
 Commented by clove at 2009/12/08 16:20 

저도 같은 방법으로 삶아요.

그런데, 물에서 건진 다음에 바로 찬물에 넣어야 껍질 벗기기 쉽다고 알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아닌가봐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57

아, 찬물에 넣어야죠^^ 아예 얼음물에 넣어서 껍데기를 벗기면 노른자 겉에 녹색 막이 생기는 것도 막을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그냥 식힌다고만 써 놓아서 그런가봐요.
 Commented by 이네스 at 2009/12/08 17:33 

전 5~8분사이로 하는군요. 생생한 노른자 먹고싶을때가 한번씩 있어서.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57

네 저도 그 정도 사이에서 먹고 싶은 상황에 따라 조절합니다^^
 Commented by 아리난 at 2009/12/09 13:35 

앗 저만 알고있는 마법의 계란 삶기 비밀인줄 알았는데ㅋㅋㅋㅋㅋ 다들 알고 있었군요ㅋㅋ

사진이 너무 예뻐서 삶은 계란 먹고 싶네요;; 이거슨 은근 테러사진?ㅎㅎㅎ 가끔씩 먹다보면 삶은 계란 자체만으로 어쩜 이리 맛있을까 신기하기도 해요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57

정말 닭은 인류의 친구라는 생각이 부쩍 들어요. 고기도 주고 알도 주고~ 히히히.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2/09 14:37 

어렸을 때는 삶은 계란이 간식계의 로망이었는데 말이지요. 주변에서 저만 반숙을 좋아하고 모두 반숙은 ‘위험’하다고 싫어합니다. 어케 된걸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58

덜 익은 계란의 세균 때문인 것 같은데, 면역력이 아주 약한, 특히 노약자가 아니면 괜찮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반숙 계란 마음껏 드세요~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2/09 17:10 

물이 끓으면 불을 끈다는걸 이제야 알았다니

오늘에야 개안했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12 23:58

저에게도 정말 개안의 순간이었지요~ 태국 계란도 먹을만 하죠?^^

 

 

3 Responses

  1. 대건 says:

    저는 냉장고에서 계란 꺼내서 냄비에 계란이 잠길 정도로 물 받고 불 킨 후에 10분 타이머 맞춰서 삶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딱 입맛에 맛는 노른자 모양은 잡히지만 딱딱하지 않은 상태로 익더군요. ^^

    ps. 트위터 인증이 연속적이지 않네요. 입력창에 그 전에 입력한 내용이 남아 있으니 메일주소로 인증하는게 좀 더 편하군요. ^^

  2. 제이디 says:

    죄송한데 물이 끓는다는건 수증기가 조금씩 잔잔하게 올라오는 상태인가요 퍼러러럴 소리가 들릴 정도로 끓는 상태인가요

  3. qwerty says:

    이런 식으로 삶으면 항상 달걀 살점이 껍질에 달라붙어서 잘 안 까지더라고요 식힐때 잘 식혀야 하는 것 같은데 어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