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후식, 꼬마 트라이플

지금 점심시간이니 후식 글을 하나쯤 올리는 것도 왠지 격이 맞을 듯?

얼마 전, 몇몇 분들한테 과자를 받았었는데 조금 먹고 아껴두었다가 트라이플(trifle)을 만들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트라이플은 이런저런 재료를 조금씩 섞어서 만드는 후식의 한 종류인데, 들어가는 재료는 기본적으로 케이크나 과자 같은 단맛나는 탄수화물, 크림, 과일, 그리고 술이나 시럽 등등이다. 그러나 이름이 그렇듯, 굳이 어떤 재료를 꼭 넣어야 한다는 엄격한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티라미스가 마스카포네 치즈로 만든 크림과 레이디핑거 같은 과자의 조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역시 작은 컵에 담아 조그맣게 만들 수 있다.

일단 두 가지의 과자가 있었다. 한 가지는 유기농 단호박쿠키였고, 또 다른 하나는 잣을 넣은 머랭쿠키였다. 단호박 쿠키는 누군가 직접 만들어 주신 것이었고, 머랭쿠키는 무려 미국에서 날아온 것이었는데 북 캘리포니아의 요리계에서 하나의 아이콘처럼 추앙받는다는 앨리스 워터스의 딸이 하는 카페의 쿠키였다. 이 자리를 빌어 주신 분들한테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트라이플은 사실 칵테일잔을 백만배쯤 뻥튀긴 것 같이 큰, 다리가 달린 유리잔에 온갖 재료를 쑤셔넣어 포트럭 파티 같은데에 후식으로 자주 등장한다. 일단 만들기 쉽고, 또 사실은 하루쯤 전에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놓아야 서로 다른 재료의 맛이 한데 어우러지기 때문에 준비하는 데에 어려움도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를 다닐때, 이맘때쯤 추수감사절 포트럭을 하면 주로 계란과자 같은 것에 미리 거품을 낸 크림으로 만든 트라이플을 한 두개쯤은 볼 수 있었다.

이번에 만든 건 거품을 내 올린 크림과 체리잼, 그리고 과자 두 가지에 딸기를 켜켜로 쌓아서 만들었다. 말했다시피 특별한 조리법 같은 건 없다. 그저 모든 재료들을 켜로 쌓고 옆에서 보았을때 예쁘면 그만이므로, 그것만 신경을 써서 재료를 담으면 된다. 포장재료를 파는 곳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살 수 있는데, 이런 컵에 원하는 대로 재료를 조합해서 담으면 손쉽게 여러사람이 각자 먹을 수 있는 후식을 만들 수 있다.

 by bluexmas | 2009/11/26 12:23 | Taste | 트랙백 | 핑백(1) | 덧글(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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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ed by JUICY at 2009/11/26 12:29 

우와 맛있어보여요 🙂

다행히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봐서 테러당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예요 (_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5

그래도 좀 더 드세요… 테러하려고 올렸던 건데^^

 Commented by 쩐양 at 2009/11/26 12:39 

저는 점심을 안먹어서 그런지 테러당했;; 다이어트 중인데..ㅠ_ㅠ

완전 맛있어 보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6

흐흐 저도 언제나 다이어트를 하거든요. 그래도 만들어 먹어요… T_T

 Commented by nabiko at 2009/11/26 12:45 

예쁘면 그만?!진짜죠?쉽게 도전할 수 있겠네요.후후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6

정말 쉬워요. 별로 힘이 안들어가는거라…^^

 Commented by yuja at 2009/11/26 13:23 

..어찌하여 제게 이런 수난을 주시나이까…여기는 밤 열시 반,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가게도 모조리 닫은 이 시점에…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7

앗 미리 장 안 보셨어요? 추수감사절 전에 장 보는게 나름 재미인데…^^

 Commented by delicious feelings at 2009/11/26 13:55 

한 입 먹어보고싶네요….

간단하게 만들 수있겠어요..저도 한 번 시도해봐야겠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7

네, 꼭 한 번 해보세요. 요즘 베이킹도 많이 하시던데 남은 과자로 만드실 수 있어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1/26 13:58 

엄청 예뻐요!!!! +ㅁ+ 저도 쿠키나 머핀 남겨서 만들어봐야겠어요!! 저 머랭과자.. 설명을 읽고 봐서 그런지 더 맛있어보여요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7

머랭과자 진짜 맛있더라구요. 잣 향이 엄청나게 강한데, 그렇게 잘 어울릴지 몰랐어요.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11/26 14:08 

달달한 과자가 들어가니 짭잘한 믹스넛을 섞어도 맛있겠네요.-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8

네,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단맛에 짠맛 좋지요.

 Commented by 카리소메 at 2009/11/26 14:50 

오오오 만들기도 비교적간단하고 크림대신 요거트를 사용하면(아 과자가 좀눅눅해지겠네요!)아침에 후다닥 먹기 참 좋을거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8

사실은 하루 정도 둬서 과자도 조금 눅눅해지고 난 다음에 먹는거라서 괜찮아요. 요거트도 괜찮겠네요:)

 Commented by googler at 2009/11/26 15:07 

와아…. 저도 이거 비슷하게 만들어볼래요. 색깔도 좋고 맛도 좋고 아이디어 듬뿍, 그런 것 같같애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8

결국 만드셨던데…^^ 뭐 너무 간단하고 먹기도 좋고 그렇죠?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1/26 15:40 

전형적인 한국인의 마음이 발동

비벼 먹고 싶어요^^

생크림 남은 것이 있는데 비슷하게 따라 만들어야 겠어요 히히..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9

비벼먹어야 제맛이죠… 저도 비벼서 먹었답니다.

 Commented by Claire at 2009/11/26 16:55 

예쁜 디저트는 바라만 봐도 왠지 즐겁네요 ^^

저 위의 분이 말씀하신 것 처럼,

크림 대신에 요거트 올리면 더 맛날 거 같아요~

플레인 요거트를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49

제대로 만든 요거트만 있으면 요거트도 좋죠. 우리나라에서 파는 요거트는 제대로 된 게 없어서…

 Commented by 미카 at 2009/11/26 17:26 

아- 정말 예쁘네요. 위에 딸기가 포인트! 맛은..물론 있겠죠?! 맛있는 것들만 모아놨으니.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50

네, 어디에선가 딸기 얹어 놓은 걸 보고 흉내내고 싶었어요^^ 맛은…각자의 판단에 맡겨야죠 🙂

 Commented by 봄이와 at 2009/11/26 17:41 

아니 이렇게 각자먹어도 맛있을것같은 아이들을 한번에!!!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50

그렇게 먹어야 제맛이겠죠? +_+

 Commented by 아리난 at 2009/11/27 00:44 

어릴적 엄마 따라서 간 다방같은데서 많이 먹었던 파르페 생각나요 ㅎㅎ 파르페의 정식 이름은 트라이플인가봐요? 의외로 간단한데 예쁘게 먹을수 있는 간식이라 좋네요. 저도 딸기사다가 해먹어볼래요 ㅎ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50

아뇨, 파르페랑은 조금 달라요. 파르페에는 음료수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꼭 사다가 해 드세요~

 Commented by liesu at 2009/11/28 01:09 

집에 남는 과자가 있는데, 한번 그 아이들로 시도해보아야겠어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01 12:51

호주니까 팀탐사다가 한 번 만들어보세요~너무 단가-_-;;;

 Commented by Ringoberry at 2009/12/29 12:53 

포스팅을 쭈욱 읽어내려가는 중인데….정말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사진일색입니다. 먹어보고싶어요~~흑..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2/29 12:54

앗 저 전문가 아니에요 T_T 그냥 재미로 하는건데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