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빵처럼 생긴 빵을 굽다

어제 다른 빵 때문에 스폰지를 만들었는데, 효모가 오래되어서 죽었는지 부풀어오르지 않았다. 부랴부랴 다른 효모로 다시 스폰지를 만들었더니 경쟁을 붙어놓아서 그런가, 안 부풀던게 또 부풀어올랐다. 이왕 살려놓은 걸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눈대중으로 통밀가루와 물을 넣어 빵반죽을 만들고, 시험삼아 손으로 오랫동안 반죽을 해봤다.

한참동안 냉장고에서 오래 발효시켰다가 쓰는, 손으로 반죽 안 하는 빵을 만들었었는데, 너무 곱게 빻은 우리통밀의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없는 글루텐이 너무 발달하지 못하는 생각이 들었다. 밀가루의 잠재력을 잘 못 살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손목이 아파서 못 할때까지 손으로 반죽을 했다. 결과는 여전히 흰밀가루로 만든 빵보다는 못해도, 예전에 구웠던 빵들보다는 훨씬 더 반죽에 힘이 있어서 모양을 잡아놓아도 시간이 지나면서 퍼지지 않았고, 식감도 굉장히 부드러워졌다. 아무 생각없이 대강 모양을 잡았더니 생긴게 꼭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나 플란다스의 개 같은 만화에 나오는 빵처럼 구워졌다. 머리에 베고 자기에는 좀 딱딱한데…-_-;;;

길이 20센티미터 정도 되는 빵 두 덩어리를 만드는데 밀가루 반 컵과 물 반 컵, 그리고 설탕 약간으로 만든 스폰지에 통밀가루 세 컵, 물 400ml정도를 넣었다. 소금을 너무 적게 넣은 것이 옥의 티.

 by bluexmas | 2009/11/24 11:30 | Taste | 트랙백 | 덧글(36)

 Commented by ellen at 2009/11/24 11:41 

와!! 네로가 할아버지와 어두운 부엌에서 슾에 찍어먹던 바로 그빵이군요!!

맛은 어땠어여? ‘ㅅ’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7 21:45

맛은 그래도 손목이 부러져라 치댄 덕에, 글루텐이 많이 발달했는지 이 통밀로 만들었던 빵들 가운데에는 정말 가장 부드럽더라구요. 좀 있다가 수프도 끓여서 개도 한 마리 데려다가 코스프레를 하고 사진을 찍어야되겠네요?^^.;;;;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1/24 11:43 

ㅋㅋㅋ 무지 예쁘게 구워졌네요! ^^ 어떻게 손반죽으로 저만큼 부풀리시는거죠?! 진짜 옛날 읽었던 세계명작 동화책에 나오는 빵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스폰지로 만드셨네요. 치아바타나 포카치아같은 빵을 구워보려고 레시피를 모으고 있는데 거의 스폰지를 하루 전날 미리 만들어 두더라고요. 그런건 한번도 안해봐서..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6

저도 구워놓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어떻게 저런 모양이… 어째 동화에 나오는 옷을 입고 먹어야 할 것같은 빵이 되었네요.

스폰지를 만드는 건 사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하루 쯤 전에 만들어놓는 게 좀 귀찮아서 그렇기는 한데, 그냥 계량해서 섞어두기만 하면 되니까요. 치아바타나 포카치아 모두 반죽이 좀 끈적끈적해서 다루기가 어렵기는 해요.

 Commented by 제이 at 2009/11/24 11:50 

우와우와우와 +_+

만화책 빵이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7

^^ 정말 너무 만화같은 빵이… 그래도 맛은 만화같지 않더라구요.

 Commented by ibrik at 2009/11/24 12:02 

보기만 해도 따스한 느낌이 드는걸요! 직접 이런 빵도 만드시니 정말 부럽습니다.

얼른 손을 뻗어서 한 입 뜯어 먹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7

그냥 가끔 만들다보면 잘 나오기도 하더라구요. 손으로 뜯어 드시라고 한 덩어리 드리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환희 at 2009/11/24 12:33 

아~~~~진짜.(꿀꺽꿀꺽)

던져주세요…..잘 받을수 있을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7

그러게요, 던져드리고 싶네요…^^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1/24 13:14 

만화빵…

만화고기만 등장하면 되겠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8

그게 만화고기는 생각보다 만들기가 쉽지 않아보이더라구요. 어떤 동물의 고기를 써야 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starla at 2009/11/24 13:39 

우악 진짜 맛있어 보여요! ㅋㅋㅋ 대박 멋진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8

흐흐 어떻게 저런 빵이 나왔는지는 정말 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압도하는 비주얼이에요;;;

 Commented by Rna님 at 2009/11/24 13:45 

아.. 추운날 벽난로 밑에서 수프와 같이 먹는 그런빵인듯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9

아파트에는 벽난로를 둘 수가 없어서 좀 아쉬운데요;;; 예전에 살던 집에 벽난로가 있었는데, 가짜 장작에 가스로 불을 붙이는 것이었어요. 틀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죠.

 Commented by Dia♪ at 2009/11/24 15:02 

빵이 너무 귀엽게 생겼어요!!!>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09

근데 사실 좀 커서 귀엽다기 보다는 좀 무섭기도 했어요. 거의 베게 크기였거든요;;;

 Commented at 2009/11/24 16:2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0

저도 키친에이드로 반죽을 하는데, 반죽 갈고리로만 반죽하면 어째 결과물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구요. 꼭 손으로 반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번엔 그냥 손으로만 해 봤어요.

저도 그 아티잔 브레드는 계속 시도하는데 결과가 말씀하시는 것처럼 손으로 치댄 것과는 참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무반죽빵 레시피 괜찮은 게 있기는 한데 아직 시도는 못 해봤어요.

 Commented by Claire at 2009/11/24 16:38 

마치 모형빵 같네요 ^^;

아주 튼실(?)하게 생겼습니다

구수할 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1

정말 구수하기는 그야말로 대박 구수하더라구요. 그나마 좀 통밀빵 같구요.

 Commented by 알렉세이 at 2009/11/24 17:13 

와아~ 진짜 빵보다 더 진짜같은(?) 빵이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1

너무 진짜 같아서 가짜 같은 그런 빵이죠?^^;;;;

 Commented by 하저로어 at 2009/11/24 18:05 

… 모형빵이 아니였단 말인가!…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1

그러게, 모형이 아니더라구요…

 Commented by deathe at 2009/11/24 19:23 

우왕, 잘라서 치즈얹어먹고싶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1

와, 정말 치즈랑 같이 먹으면 맛있겠어요. 거기에다가 감자 수프랑 와인 한 병 곁들이면…>_<

 Commented by deathe at 2009/11/28 21:54

저 마음잡고 살빼고 있는데 이러시면 고통스러워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22:52

아이고 죄송해요T_T

 Commented by zizi at 2009/11/24 19:30 

완전 귀여워요~ >.< 쟝 발장이 훔친 빵?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2

그러게 쟝 발장을 암흑 세계로 몰아널은 저주받은 빵인가요?;;;;

 Commented by 파란양 at 2009/11/24 20:07 

빵 색깔이 아주 바람직하군요 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2

정말 생각보다 바람직한 색깔이 나와서 빵이 대견스럽더라구요. 열심히 쓰다듬으면서 먹었습니다.

 Commented by 아리난 at 2009/11/25 02:38 

제과점에 데코레이션으로 놓아두는 가짜 플라스틱 빵같애요 ㅎㅎㅎ 진짜 빵에대한 전형적인 이미지 그대로ㅋ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1/28 11:13

어째 명찰이라도 좀 달아줘야 할 것 같은 그런 빵이죠? 생긴 것만으로도 참 대견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