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과 분노의 피자 시식기 @ 이태원 -트레비아/피자리움

서문-피자에게 바치는 추도문

우리나라에서 피자는 태어나기도 전에 죽었는데, 그 시체가 땅에 묻히지도 못하고 길거리를 나뒹굴며 사람들의 발길질을 계속해서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어디에서 건너온 무엇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 사람들이 피자라고 믿는 그 무엇인가가 되었는 지 굳이 이 글을 통해 따져봐야 될 이유도, 가치도 없지만, 어디에서 파는 무엇인지를 따질 필요도 없이 ‘피자’ 라는 이름이 붙으면 아무리 싸다고 해도 비싸지는 작금의 이 현실은 그렇게 피자라는 음식이 망가져 어디에서나 뒹굴고 있는 그 현실과는 너무나도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건 다 그냥 안 먹으면 그만이니까 웃어넘긴다 해도, 피자= 토핑 이라는 동물스러울 정도로 단순한 공식에 충실해 9첩반상이라도 방법만 알면 올릴 기세로 뭐라도 미친 듯이 꾸역꾸역 올리는 이 나라의 피자 현주소가 비극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그런 피자의 존재에 염증을 느껴 집에서 어떻게든 흉내라도 내 보려 하지만, 그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집에서 쓰는 오븐의 온도 한계 때문이다. 몇 번 예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 같은데, 맛있는 피자를 굽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아주 높은 온도이다. 그렇게 높은 온도에서 수분 비율이 높은 반죽을 짧은 시간 내에 구웠을 때, 겉이 바삭하면서도 속은 쫄깃하게 구워지고, 이것이 사실은 인식도 되지 않는 피자 맛의 정수이다. 파스타라는 요리가 면을 먹기 위해 만드는 것이므로 소스를 지나치게 많이 섞지 않듯이, 사실 피자 역시 ‘도우’ 를 먹기 위한 요리이므로 그 위의 토핑은 그 도우의 맛을 더 좋게 만드는 정도만 써야 하는데, 회수를 건너와 탱자로 백만 세대를 이어온 탱자가 지 조상이 귤이었음을 기억할리가 만무하니 거기까지는 들먹이지 않기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하자.

실망-트레비아의 긴 피자

파고 들자면 한참을 파고 들어도 모자르겠지만 머리가 아프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저런 종류의 이유로 밖에서는 피자를 사먹고 싶다는 마음을 전혀 먹지 않았는데, 그 생각은 고쳐 먹게금 했던 치아바타며 포카치아를 먹었던 곳이 바로 이태원의 트레비아였다. 우리밀과 수입밀을 섞고, 천연 효모를 써서 사흘인가를 발효시킨다는 이 집의 빵은 적당히 쫄깃하고 적당히 구수해서 이런 정도의 도우를 쓴다면 피자 역시 맛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어느 수요일 저녁에 들러 피자를 먹게 되었다.

이 집의 파스타가 어떤 사람들로부터 그렇게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사실과는 별개로, 나는 말린 파스타를 만원 가까이, 또는 그 이상 돈을 주고 먹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므로 그냥 긴 피자 하나(15,000)를 마르게리타와 아티쵸크 반반으로 시켰다. 이거 하나면 두 사람이 먹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으나 그건 판단 착오였는데, 오히려 그 판단 착오가 새옹지마처럼 더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막아주었다는 측면에서는 결과적으로 좋은 결정이 되었다.

(사진은 피자 전에 나왔던 따끈한 빵- 역시 맛있었고, 이때까지만 해도 기대가 컸다)

글을 시작하면서, 구첩 반상이라도 가능하다면 올릴 기세의 미친 토핑 남발 피자가 싫다고 했던가? 그 좋은 도우를 타고 나온 토핑은 그와는 완전히 정 반대로, 그야말로 빈약했다. 치즈 약간, 있었는지 없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소스, 마르게리타에는 방울 토마토 한 개 반, 바질 잎 두 세쪽, 그리고 그 옆의 아티쵸크는 여건상 통조림이라고 믿을 수 밖에 없는 아티초크 한 쪽에, 진주양파 한 개, 그리고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풀 잎사귀… 마르게리타에서는 정말 무슨 맛을 느끼기가 힘들었고, 그 옆의 아티쵸크에서는 농축시킨 발사믹 식초의 달면서도 신 맛이 굉장히 두드러지는 것 말고는 별 감흥이 없었다. 그나마도 그 밑에 깔린 도우가 워낙 맛있어서 먹는 데 별 무리가 없기는 했지만, 그렇게 맛있는 도우와 위에 얹힌 토핑은 정말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조금 과장을 보태서 말하자면, 이 두 가지를 정말 같은 사람이 만들었나? 라는 의문마저 들었다. 그야말로 도우가 피자의 핵심이고, 그 토핑이 도우의 맛에 다른 표정을 불어 넣기 위해서 필요한 양념이라면, 이 피자는 표정이 생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이건, 어째 너무 실망스러웠다. 나는 솔직히 다른 집들에서 보다 기대를 많이 했던 상황이었다.

막간 휴식-Three Alley Pub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부른 배를 움켜쥐고 맥주를 마시고 있었겠지만, 피자의 양이 적었던 데다가 더 시키고 싶은 욕구마저 없었기 때문에 사실 맥주로 배를 채우게 되었다. 그러다가, 오늘은 이 피자들로 배가 부르게 될 테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가보자고 생각했던 해방촌의 피자리움에서 한쪽 정도 먹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발걸음을 옮겼는다. 그리고 그 발걸음은 지옥을 향한 것이었다.

분노- 피자리움의 막피자

이름도 그렇고, 크게 피자를 구워 사각형으로 잘라내는 ‘뽀대’ 를 보고서라도 뭔가 제대로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한 번쯤 먹어보자고 생각했던 피자리움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았는데, 먼저 앉아서 먹는 사람들이 닭무뽀대로 포장된 피클통을 앞에 펼쳐 놓고 있는 것을 보고, 어째 예감이 좋지 않았다. 피클이 아예 필요 없기는 하지만, 저런 피클을 내는 가게가 과연 피자를 제대로 할까? 그러나 일단 들어왔으니, 또 배도 차지 않았으니 일단 시켜보기로 했다. 간단하게 마르게리타(5,000)와 가지를 시키려고 했으나 가지가 없었고, 주문을 받은 점원이 랜치피자(6,000)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그대로 주문했다(그러나 ‘피자에 랜치라니?’ 라는 생각을 정말 안 할 수는 없었다. 피자에, 랜치라니). 그 닭무를 닮은 피클을 먼저 받아들고, 상식적으로 피자를 데우는 시간 정도의 시간이 지나 두 피자를 받아 들었는데, 아아, 이건 정말 피자 그 자체를  떠나 음식의 범주 안에서 재난에 속하는 피자였다.

일단, 이 피자의 도우는 절대 이름에 ‘피자’ 를 걸고 그런 뽀대로 장사하는 집이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도우가 아니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 주방에서 직접 도우를 만드는 걸 오다가다 본 것 같아서 어떨까 싶었는데, 맛도, 식감도 아무 것도 없었으며 안 먹어본지 꽤나 오래 되었지만 이 정도라면 피자헛이나 동네 배달 피자 정도라도 어깨 동무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이 집은 얼마나 기본이 안 되었는지, 어떤 밀가루와 물 비율로 도우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로 물기 있는 재료를 얹어서 구우면 그 스며나오는 물기로 분명히 도우와 재료가 닿는 부분이 익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조차 안 한듯 피자를 구워내놓아 재료가 닿는 도우의 윗면이 익지 않은채 그대로 질척질척해, 포크로 긁으면 밀가루를 긁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그것도 아니면 너무 오래 피자를 보관해서 그렇게 되었든지…).

거기에 랜치 피자에 얹힌 토마토는 맛이 덜 들어 허연, 익히면 그냥 설컹거리는 느낌만 나는 조악한 종류였고, 야채는 아구굴라라고만 추정되는 뻣뻣한 풀에 불과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랜치 드레싱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잘 모르겠지만, 미국의 랜치라면 분명 고과당 콘 시럽을 썼을터… 그 단맛이 높은 온도에서 더 강하게 느껴지며 동시에 치즈와 드레싱 등등에서 나온 기름이 질퍽거리는데, 바로 그 시점에서 정말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이건 배가 고파도 더 못 먹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채 반도 먹지 않은 피자를 계산대에 고이 모셔다 드린 뒤 가게를 나섰다. 여전히 배는 고팠지만, 분노가 절정까지 치밀어 올라 배고픔을 못 느끼기 시작했다.

오늘 동네를 지나다니면서 들여다보니, 가장 싼 동네 배달 피자는 한 판이 무려 오천원이었다. 한 쪽을 다 먹어도 배가 안 부를 이 피자의 가격은 한 쪽에 오천원과 육천원, 그나마도 정말 너무나 맛이 없어 반도 못 먹고 남겨야 했던 이 피자를, 나는 왜 피자라고 불러야만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 역시 태어나기도 전에 죽어 길거리에 나뒹구는 피자를 발로 차는데 동참한 것 같아서 마음이 씁쓸했다. 대한민국에서 피자는 죽어서도, 살아서도 능욕당하고 있다. 이런 걸 만 천원 내고 먹는 나도 불쌍하지만,  이런 고초를 겪는 피자가 더 불쌍하다는 생각 때문에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by bluexmas | 2009/10/23 10:04 | Taste | 트랙백 | 덧글(32)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0/23 10:28 

아.. 피자리움 피자 생긴게 너무 그럴듯해서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건뭐 안타까움을 넘어 저까지 화가 나네요;

이로써 가보고싶은 곳 목록에서 또 하나를 지우는 저..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45

제가 뭐라고, 돈 벌기 위해 장사하는 사람들 가게에 가라, 가지 마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이 집은 가시지 말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저를 제물삼아 돈 굳으셨으니 나중에 젖소 쿠키틀이나 빌려주세요-_-;;;

 Commented by catail at 2009/10/23 11:00 

동네라서 자주 먹게 되는데, 피자리움에서는 살라미 아니면 먹지 않아요. 말씀하신대로 축축하고, 질척하죠. 살라미도 코스트코에서 파는 그저그런 종류긴 하지만, 그나마 살라미가 제일 나아요. 피클은 가게를 확장하기 전에는 직접 만들더니 어느새 가게를 확장하고 나니 저런 닭무피클을 주고, 가격도 500원씩 인상됐더군요.

트레비아에서는, 치아바타만 사먹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45

으하하 빵 좋다는 얘기를 피자도 좋다는 얘기로 받아들인 저의 불찰이지요T_T 닭무 피클은 정말 희대의 개그더라구요 T_T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10/23 11:16 

아직 안가본 게 다행이군요..

참고로 말하면, 6천원대 저가피자들은 모조치즈를 사용한 곳이 많다고 해서,개인적으론 먹지 않고 있습니다. 물,팜유,유화제,렌넷카제인 등을 섞으면 치즈 비슷하게 된다던데;; 08년 조사결과에선 12업체중 5곳이 모조치즈를 사용했고, 09년 조사에서도 5곳 중 3곳이 사용했다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46

국산 모짜렐라 치즈에는 가망성이 없는데, 우유로 만든게 그모양이면 가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겠지요. 아직 안 가보셨다니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shortly at 2009/10/23 11:38 

트레비아는 저도 피자를 먹으러 가서 빵을 먹고 나왔던 기억이 납니다(집에 사온 포카치아는 참 맛있었습니다)포테이토/마르게리따를 시켰었는데 마르게리따가 그나마 나았던 기억입니다. 아티쵸크를 보니 ‘빵맛을 최대한 강조하기 위해 토핑의 미니멀리즘을 추구’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네요 ^^;

피자리움은..그냥 미리 구워 둔 피자라는 말에 가지 않았습니다.

이태원에 햄버거 투어를 하러 한번 가야 할텐데.. 시간이 잘 안나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47

피자를 기대하고 시키셨는데 그냥 빵을 드신 모양이네요. 빵맛을 추구하는게 아니라 그냥 재료를 좀 아낀다는 인상이었습니다. 피자리움은… 그냥 울고 말게요 T_T

 Commented by 유우롱 at 2009/10/23 12:28 

ㅋㅋ이번 포스팅에서 분명 xmas님은 분노하셨겠지만 글을 읽다보니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 트레비아의 도우가 맛있다고 하시니 궁금하긴 한데 음음 이태원이니 발길닿으면 한번 가볼까봐요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47

히히 제 한 몸 팔아서 읽는 즐거움 선사해드리면 저도 좋지요T_T 그런데 왜 눈물이 나냐…

그래도 빵은 정말 맛있으니 치아바타 한 번 시도해보세요~

 Commented by cleo at 2009/10/23 12:47 

그래서 전, 세계 어느 유명한 피자집을 가던 그냥 ‘치즈만 올라간 피자’를 먹어요.

순수하게 ‘치즈+도우’맛으로…그럼 실망할 일도, 분노할 일도 없어요…ㅋㅋ(너무 소극적인가?)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48

아뇨 뭐 그다지 소극적이라고 생각이 안 들어요. 정말 곧 ‘9첩 반상 피자’ 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라서요^^;;;;

 Commented by moview at 2009/10/23 13:57 

마르게리따가 좀 심하긴 하네요..; 삼청동 정독도서관 맞은 편 커피집 연두 아래 피자집 연두가 생겼어요. 10인치 한판 Take Out이 5천원이라는 착한 가격! 맛있더군요 한번 시도해보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49

아 어디인지 알 것 같네요. 삼청동은 또 다른 차원으로 아스트랄한 집들이 많은데… 가격이 그러니 한 번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당분간은 그냥 집에서 구워먹을 생각입니다T_T

 Commented by 아스나기 at 2009/10/23 14:39 

밸리 타고 들렀습니다. 피자에 랜치라니? (2)

일전에 이탈리아 여행 다녀온 이후로 두텁게 토핑을 두른 갑옷피자(…)에는 도저히 손이 안 가게 되었는데, 정작 최근 나오는 본고장 피자(…)를 표방하는 가게들에 가보니 이건 뭐, 그냥 토핑을 조금 올리고 빵을 얇게 만든것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대로 공감되네요.

어설프게 흉내만 내서는 삼류를 면할 수 없는게 만고의 진리인데 대체 왜이러는건지 참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3 14:50

그리고 그 랜치 피자라는 게 점원의 적극 추천 메뉴라는 것이 더 어이가 없지요. 갑옷피자(…)가 한쪽 점에서 피자를 죽인 피자의 위치에 있다면, 본고장 피자(…)는 그 반대쪽에서 피자를 죽이고 그 시체에 발을 올려 놓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공부를 하고 왔다는 사람들도 그러니 이해가 잘 안 갑니다. 배워왔으면 써야 되는데 현실이 그러니 타협한다고 핑게를 댈까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0/23 21:08 

감자와 베이컨 치즈가 가장 맛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도무지 그게 어느집 거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그래봐야 피자헛 아니면 도미노지만 말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어떤 피자집에서 몇달 일하면서 과정을 좀 배웠는데, 그때 주방장 말씀이 자기는 대한민국에서 직접 피자 도우를 돌려서 펴는 두 사람 중 하나라고 하더군요. 다른 한 명은 신라호텔에 있다고… 아무튼 그때 돌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별거는 아니지만. 아 지금 생각났군요. 도밍고 피자에서 배워왔다 했습니다. 오븐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돌릴 수 있는데 말입니다.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5 00:59

피자헛이든 도미노든 저것보다는 더 나았을 것 같네요. 피자 도우 돌리기는 무슨 경연대회도 있어서 누가 위로 멀리 올리나 뭐 이런 것도 재더라구요. 언제 저희 집에 와서 한 번 돌려주세요. 반죽 만들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0/25 01:07

경연대회도 들어본 것 같습니다. 저도 돌리다가 형광등에 붙어 일부만 떨어진 적이 좀 있었지요. 주방 밖 홀로 날아가기도 하고-.- 허나 제가 어찌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겠습니까. 감당 불가입니다. 게다가 정확히 22년전 이야기입니다. 제대하고 복학하기 직전… 그저 주인장께서 언젠가 해주시는 밥 열심히 먹겠습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5 01:08

아이고 저는 피자 도우 돌리기는 못합니다. 그냥 판대기에 올려놓고 주먹 쥐어서 밀지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10/25 01:54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처음에는 주먹으로 돌려가며 밀지요. 그러다가 손등에 올라갈 만큼 넓어지면 일단 도우를 손등에 얹어 보세요. 숙련되면 그 상태에서 돌려도 되지만, 처음에는 주먹을 가볍게 쥔 상태에서 검지를 살짝 밀어올려 마치 꿀밤 주는 형태(그러나 검지가 하늘을 향한)로 만든 뒤 도우의 중심부를 검지의 관절 위에 얹으면 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무게는 손등에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돌리면서 수직으로 날리는거지요. 처음에는 살살. 아시다시피 그 원심력으로 골고루 퍼지는거구요. 나중에 넓어지면 양손으로 받지 마시고 꼭 손등과 팔뚝으로 받으세요. 물론 받음과 동시에 (수평 유지하면서) 반죽판에 패대기를 쳐야 하구요.

제가 글솜씨가 없어 복잡하게 썼는데 말입니다. 사실 해보시면 간단합니다. 지금 손수건이나 그보다 조금 더 무거운 행주 같은 것을 얹어놓고 연습해보세요. 한 열번만 해보면 감이 오실겁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5 03:50

그렇지 않아도 집에서 요리 프로그램 DVD를 보는데 손으로 늘리는 법이 나오더라구요.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봤고, 또 책에서도 많이 봤는데 귀찮아서 시도하게는 안 되더더라구요^^ 어느 정도 돌리면 가장자리의 무게로 그 안쪽이 늘어나게 되지요.

 Commented by 나녹 at 2009/10/24 00:26 

제가 며칠 전에 먹고 온 마르게리따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생각없이 빵만 얇게 하고 치즈는 방금 나왔는데도 쫀득거림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며 향을 최소화시킨 바질까지 정말 아무도 못말릴 맛….토마토는 얘기하기도 싫어요. 아아아ㅏ아악 차라리 피자헛에서 엑스트라치즈 덮어먹겠음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5 00:59

흐흐 뉴욕 피자 드시다가 드시려면 못 드실지도… 바질 같은 건 키우면 사실 대기가 그렇게 어렵지도 않은데 참 이해가 안 되죠?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0/24 11:53 

저는 한국에서 먹던것은 볼파이아 피자가 가장 맛있었던거 같네요

얇은 도우에 치즈와 루꼴라잎 그리고 토마토로 토핑한게 상당히 매력적이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5 01:00

라 볼파이아 저도 딱 한 번 먹어봤는데 그때의 기준에서는 괜찮았다고 기억돼요. 이태원에도 매장이 있더라구요.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0/24 16:22 

질 좋은 백지가 그리는 사람을 가리는건 아니지만 질 좋은 도우는 요리하는 사람을 가렸으면..

과거 처음 접한 허접 피자의 역겨운 맛에 무려 오바@@까지 했어요…피자가 다시 좋아진 건 한참 후의 일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25 01:00

맛없는 피자가 또 용서가 잘 안 되죠. 알고보면 이 피자라는 게 그렇게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아니더라구요.

 Commented by 모카빵 at 2010/03/14 18:44 

다음에서 트레비아 검색하여 들어온 글에 댓글 남깁니다.

트레비아에서 오늘 빵과 피자와 파스타를 먹어 보았습니다. 빵은 한국의 어떤 이탈리안 식당보다 맛이 좋더군요. 부드러운 맛이 일품입니다. 피지도 중상급은 됩니다. 도우가 워낙 훌륭하고 토핑도 약간 싱겁다고 할까 심플한 맛이 제게는 괜찮았습니다. 자극적인 맛을 싫어하다보니…오늘 먹은 피자는 마르게리따와 해산물입니다. 파스타는 해산물토마토였는데 중급 이하입니다. 다시 한번 가볼만한 식당 정도는 되며, 남에게 추천할 정도도 됩니다.

피자리움이란 곳은 가보지 못해서 할말이 없구요.

제목이 너무 자극적인 글이라 공정한 평가를 위해 댓글을 남깁니다.

한마디로 트레비아에서 빵과 피자는 먹을 만 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10/03/14 23:22

누구신지도 모르겠고, 글을 다 읽으신 것인지 아니면 제목만 읽고 답글을 다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님께서 먹을만하다고 생각하시는 것과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 의견이고 그건 님의 의견입니다. 님께서 먹을만했다고 저에게도 먹을만해야 될 이유가 없구요,그 반대여야 될 이유도 없습니다. 님께서 다시 가볼만하고 추천할 정도라면 님께는 그런 곳이고, 저에게는 또 다른 이유로 아닙니다. 제가 님과 같은 의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요?

 Commented by 푸디 at 2011/01/05 01:28 

찬아름 오이피클 정말 충격적이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11/01/06 00:53

네 아주 맛있는 피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