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구마! 아이스크림
진저리치는 생강맛 아이스크림에 이어 이름가지고 장난치는 그 두 번째 아이스크림, 고구마맛. 너무 유치한가? >_<;;;
결론부터 김빠지게 미리 얘기하자면, 이 아이스크림은 실패작이다. 늘 참고하는 그 책의 조리법을 따랐는데, 우리나라에서 살 수 있는 고구마는 미국의 그것보다 단맛도 훨씬 많을 뿐더러, 물기도 적고 포실포실하다. 그래서 원래의 조리법에서 얘기하는 만큼 고구마를 넣으면 거의 으깬 감자/고구마 수준으로 뻑뻑해지고, 그걸 기계에 넣어서 돌리면 잘 돌아가지도 않는다. 모터 과열로 기계를 망가뜨릴 뻔 했다(돌아가다가 멈춰서, 전우의 시체를 부둥켜 안고 울듯 눈물을 흘리다가 잠이 들었는데, 그 다음날 부활한 듯 다시 돌아갔다).
그 점을 고려해서 고구마의 양을 좀 줄인다면, 이 아이스크림은 만들기 쉽다. 일단 크림이나 계란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고구마에 있는 녹말로 아이스크림의 점성을 조절하는, 어떻게 보면 젤라토의 기본 원리를 이용하는 아이스크림이기 때문이다. 원래의 레시피에는 450그램의 고구마를 넣으라고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고구라라면 반만 넣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재료
고구마 450g
우유 280ml
흑설탕 140g
계피가루 1/4 큰술
바닐라 1/2 작은술
소금 약간
레몬즙 몇 방울
단풍나무시럽 입힌 피칸
만드는 법
1. 고구마를 3센치미터 깍둑썰기한다. 끓는 물에 삶아 물을 따라내 버리고 상온으로 식힌다.
2. 우유와 고구마 삶은 것, 흑설탕을 믹서에 넣고 간다. 레몬즙을 넣은 뒤 체로 거른다.
3. 하루 정도 숙성시켜 아이스크림 제조기에 넣고 얼린다. 마지막에 피칸을 넣는다.
단풍나무시럽 피칸
재료
단풍나무시럽 140ml
피칸 150g-미리 구워서 굵게 다져놓는다
소금
만드는 법
1. 메이플 시럽을 냄비에 담아 팔팔 끓인다.
2. 피칸(아니면 호두)를 넣고 다시 팔팔 끓인다.
이렇게 해서 만든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이라고 하기에 뭐한 무엇인가가 되어서 맛이 나쁘지 않음에도 즐겨 먹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생각했던 것이, 아이스크림이 좀 뻑뻑하니까 아포가토 흉내를 내서 차나 커피 종류를 살짝 섞어 먹으면 어떨까… 해서 커피는 좀 안 어울릴 것 같고, 블랙티를 내려서 섞은 다음, 얇게 썬 고구마를 바짝 튀겨 칩을 만들어서는 소금을 조금 짭짤하게 뿌려 아이스크림을 찍어 먹어보았다. 짠맛-단맛, 부드러운 것-바삭한 것의 대조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차에 말은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 자체의 한계 대문에 그저 그랬지만, 지극히 고구마스러운 맛의 전체 조화는 그러게 나쁘지 않았다. 검정깨를 튀김에 뿌렸으면 조금 더 보기 좋았을 텐데, 다 먹고 나서야 깨달았다.
# by bluexmas | 2009/10/14 10:16 | Taste | 트랙백 | 덧글(16)
저 방금 아침으로 맥모닝 시켜 먹었는데.. -_-; 전화한통으로 뜨거운 커피를 손에 쥐어주는게 너무 편했어요. 저 아이스크림 디저트로 한숟가락 먹었으면 ;ㅁ;
미국 고구마는 단맛도 별로 없고 수분도 굉장히 많아서 우리나라에서 그냥 먹듯 삶아서 먹으면 맛없어서 못 먹겠더라구요.
고구마 케익은 좋아하는데 비슷한 느낌이려나요 //ㅅ//
맛있구마는 좀 가벼운 맛의 샤베트라서 블루마스님이 만든 진한 풍미의 고구미아이스크림이 땡겨요 뻑뻑하면 잘 안 녹을 것 같아서 맛을 천천히 음미하기에도 좋을 것 같구 히히 :9
제가 보기엔 훌륭해보이기만 하는데 저게 실패작이라구요
믿기가 힘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만 올린다고 다 맛있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맛 없는 건 없다고 얘기해야죠.
맛은 좋아서 상관없는데…
그 색상이란것이 보라색을 띄고있어서 왠지 인공색소가 들어간듯한 느낌이 들어서
왠지 거부감이 들더라구요 ㅋㅋ
먹으면 맛있는데…
아 이동네 고구마 색깔이 너무 마음에 안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