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진짜 해물탕면

서른 다섯 먹고 라면의 조리예를 믿는 건, 애들한테 산타클로스 노릇을 해 줘야할 아빠가 아직도 할아버지의 선물을 기다리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리예를 믿지는 않지만, 흉내는 내보고 싶어서 냉장고에 있는 마른 해물(꼴뚜기, 홍합, 새우)를 넣어 해물탕면을 끓였다. 물론, 라면과 말린 해물-전라도 곰소에서 사온 것이다-의 가치를 비교한다면 차라리 돼지발가락에 진주반지를 끼워주는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 홍합은 미리 물에 불려야 되는데, 그냥 넣고 끓였더니 좀 딱딱했다. 야식으로 라면을 먹는 건 일 년에 다섯 번 이상 해서는 안된다. 죄책감이 쏟아진다.

 by bluexmas | 2009/10/14 03:48 | Taste | 트랙백 | 덧글(16)

 Commented at 2009/10/14 03:5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4 23:58

정말, 먹는 것보다 끓이는 과정이 더 즐거운 것 같아요. 어릴 때에는 라면을 정말 많이 끓여먹었는데, 요즘은 너무 안 끓여먹었더니 감을 잃어서 끓여도 맛이 없기는 해요.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9/10/14 08:15 

ㅠㅠ;;

결국 지셨군요..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4 23:59

네 결국 졌습니다 T_T;;;; 그래도 맛은 괜찮았어요.

 Commented by delicious feelings at 2009/10/14 09:16 

와우~~

국물이 진짜 시원했겠어요…

아침안먹고 출근했더니, 꼬르륵~~~소리가 들리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4 23:59

아이고, 아침 굶으시면 안 돼요. 꼭 뭐라도 드시는 것이 좋은데…

 Commented by deathe at 2009/10/14 11:13 

결국 지셨군요..ㅠㅠ;; (2)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4 23:59

네, 전 인생의 패배자에요 T_T

 Commented by 잠자는코알라 at 2009/10/14 12:42 

ㅋㅋㅋ 결국 지신거 너무 웃겨요.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4 23:59

으흑 저도 그냥 사람인거죠 결국에는 T_T

 Commented by 홈요리튜나 at 2009/10/14 15:23 

하지만 이것은 가치있는 패배여요..ㅜ.ㅜ

이 사진 보니 건더기 푸짐한 짬뽕 먹고 싶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5 00:00

맞아요, 가치있는 패배죠… 평택 맛난 짬뽕집 또 가야되겠다는 생각도 좀 드네요…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0/14 22:57 

말하자면 해물을 욕보인건가요..?

그래도 확실히 맛있어보이네요

아 사진보니까 또 식욕이 땡겨서 이거 힘들군요 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5 00:00

그렇죠, 말하자면 해물의 굴욕이죠. 비싼 해물을 어디 라면 따위에…흐흐.

이제 몬스터님을 위해서라도 음식사진은 좀 덜 올려야 겠네요.

 Commented by 푸켓몬스터 at 2009/10/15 00:17

아닙니다 못먹는거 보기라도 해야죠 ㅋㅋ

개인적으로 이글루스에서 블루마스님 음식 이야기가 가장 보기좋더군요

많이 올려주세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10/17 10:55

아이고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T_T 더 열심히 쓸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