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보고 손 안 씻는 남자들은 대체 뭔가
오늘도 두 번, 신도림역에서 전철을 갈아탔다. 그럴때마다 꼭, 나는 지하 1층의 작은 화장실에 들른다. 그 화장실은 별로 크지 않아서, 세면대가 하나 밖에 없다. 조금 과장을 더해서 얘기하자면, 적어도 반 정도의 남자는 젊으나 나이가 많으나 상관없이 손을 닦지 않고 화장실을 나선다.
그리고 그건, 단지 저 신도림역의 화장실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세면기가 변기 수와 어느 정도 비율을 맞추고 있는 화장실이 아니라면, 손을 닦지 않고 화장실 문을 나서는 남자들은 은근히 많다. 처음에는 이렇게 말하기 뭐하지만, 나이가 좀 드신 분들만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나와 비슷한 삼십 대나, 그보다 더 어린 대학생 정도의 어린 사람들이 세면대에 줄이 늘어서 있다고 그냥 휙 화장실을 나서는 것을 보고, 나는 충격에 휩싸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요즘 유행하는 ‘신종 플루’ 가 아니라고 해도, 화장실을 나서면서 손을 닦는 건 이렇게 누군가가 글을 써서 얘기할 필요도 없는 화젯거리라고 생각한다. 화장실에 들어가면 나올 때 손을 당연히 닦아야만 하는 것 아닌가? 자신의 위생만이라면 상관없을 텐데, 그 손으로 누군가를 만나서 악수를 하거나, 또 다른 공공장소에 가서 뭔가를 만지거나, 식당에 가서 밥을 먹거나 하는 장면을 생각하면 진짜 끔찍해진다. 그리고 더더구나 웃긴 건, 이렇게 말하는 것 자체가 무엇인가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보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 하루 이틀 어디 한 두 군데만을 돌아다니다가 보고 느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대체 얼마나 바쁘길래, 화장실 갔다 나오면서 손도 안 닦나? 정말 기절하겠다. 세상 천지에 정말 개깔끔떨려고 손 닦고 생색내는 사람도 있던가? 오늘도 내 앞에서 화장실을 쓰고 손을 안 닦아서 기억에 남은 내 나이또래의 양복입은 직장인이, 집으로 가는 급행전철을 타러 가니 같은 칸 플랫폼에 줄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손에서 세균이 뭉게뭉게 나와 그의 몸을 감싸고 도는 것과 같은 환영을 보았다. 황급히 다른 칸으로 향한다. 그러나 손을 안 닦은 남자가 단지 그 하나 뿐은 아니었을 것이다. 호들갑떨기는 싫지만, 우리는 안전한 세상에 살고 있는 걸까?
참, 오해를 줄이기 위해 덧붙이자면, 여자쪽 사정은 모르기 때문에 남자쪽 얘기만 쓰는 것이다. 나는 남자고, 여자 화장실에는 가 본적이 없어서 그 동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 by bluexmas | 2009/09/16 23:54 | Life | 트랙백(5) | 핑백(2) | 덧글(112)
제목 : ixtor.y님의 믹시
일 보기 전에 손 안 씻는 것도 생각해보시면 매우 섬뜩한 이야기입니다 🙂 만지작만지작…more
제목 : 손 씻고 일 보는 남자
일 보고 손 안 씻는 남자들은 대체 뭔가 남자화장실의 의문 중에 하나가 일 보기 전에 손 씻는 남자가 의외로 많다는 것.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일을 본 후에는 안 씻고 그냥 나간다는 거다. 도대체 왜 그런지 항상 의문이었는데, 얼마전 그 의문을 풀었다. 유부남인 옆자리 동료에게 얘길했더니 간단히 그 의문에 대해 답한다. “유부남에겐 소중한 것이 있으니까요.” 스승이시여…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직 결혼 못한 아저씨는……more
제목 : 일 보고 손 하루종일 닦는 여자들은 대체 뭔가
일 보고 손 안 씻는 남자들은 대체 뭔가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여자쪽의 이야기를 쓰자면 이렇다. 도대체 왜 일보는데 10분 가까이가 걸리는지 일단 이해가 안간다. 생리대를 갈수도 있고 그밖에 복잡한 여성의 의류를 정리하자면 그럴수도 있지만 … 그래 내가 백번 양보해서 초스피드 파워로 다른사람의 1/5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봤을때, 난 생리중에도 2분을 넘어가지 않는다. 뭐 여기저기 닦아야할 곳도 많고 하지만… 음. 아부지가 날 너무 강하게……more
제목 : 여자화장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습니다.
bluesmax님께서 여자화장실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계신지 궁금하신 것 같아 트랙백 보내드립니다. TVN에서 방영중인 남녀생활탐구 화장실편입니다. 보시죠…..more
일 보고 손 안 씻는 남자들은 대체 뭔가매우 공감가는 글이다 위에 클릭요즘처럼 신종플루 이상사태에 더더욱 …..more
Linked at 홍대리의 밝은세상 운동본부 :.. at 2009/09/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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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보고 손 안 씻는 남자들은 대체 뭔가내가 손을 씻지 않는 이유 첫째 사진왼쪽, 휴대용 유리병, 패스트푸드점의 플라스틱나이프..인데 이게 의외로 유용함,오른쪽은 대부분 알고 있을거라 의심 … more
비공개 덧글입니다.
비공개 덧글입니다.
빵집 옆에 있는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는데요..옆에서 볼일보던 제빵사가 손 안씻고 고고씽~꾸웨에엑~~~!!!!! 3년전에 본건데 아직도 생생한 잊을수없는 기억ㅜㅜ
그걸 고치려면
볼일 보고 손 안씻으면 정력이 감퇴된다, 는 연구결과라도 나와야겠죠.
특히 아저씨 들은 딜리커시도 없고 매너도 없고 위생관념도 없기도 하죠…
새파랗게 어리면서도 그러는 친구들도 많고… =_=;
모두들 집안 남자들에 손 씻기를 교육시킵시다.
작은것 : 70 % 정도 손 안씻음
큰것 : 30% 정도 손 안씻음
이게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의 현실이에요!!
물론 공대라서 칙칙한 새끼들만 우글거려서 더 그럴수도 있었겠지만..
농담같이 들려도 당장 붐비는 지하철 화장실 가서 10분만 살펴보면 답나올거임
게다가 공중화장실에서는 아마 저 비율이 더 올라갈듯.왜냐면 아저씨들은 더 안씻거든..
소변보고 손 안씻는것도 드러워 죽겠지만 똥싸고 손 안씻고 나가는 새퀴들 보면
아 진짜… 할 말이 없음.. 나가서 보면 웃으면서 친구들 어깨 만지고, 머리만지고, 밥 처먹고ㅋ
데이트 나가서도 소변보고 x잡고 탈탈 털고 손안씻고 나가서 여자친구 손 잡겠지
저래서 문 손잡이에 세균이 존나 많다는게 이해가 됨.
ps) 집 밖에서 문은 왠만하면 남이 열길 기다리고 들어가세요 ㅋㅋ
근데 문제는… 다 씻은 다음에 꼭지를 다시 손으로 잡아서 물을 잠궈야되거든요. 보통 손 위를 사용하는 편이긴 하지만, 반드시 손으로 잠궈야되는 구조도 있는지라 당황스럽더라고요-ㅅ- 그래서 자동으로 물이 나오고 잠궈지는 걸 선호하게 됐어요.
저도 씻고 나서 잠글때 찝찝해서 비누칠할때 손잡이도 같이 비누칠한뒤 손 헹궈내면서 손잡이도 헹궈낸뒤에 잠금니다.
페이퍼 타월로 잠그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
아예 방균복이라도 입고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덧글을 읽으니…T_T
비공개 덧글입니다.
확실히 많진 않지요. 게다가 손을 안닦는 것도 있긴 한데..
손을 제대로 닦지 않고 그 손으로 물을 약간 묻혀서 머리를 다듬는 사람도 있지요.
하려면 제대로 씻고하라고!
왕래가 낮은 화장실에서는 손을 씻고 닦을 거리가 보기 힘든게 불만입니다.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6114&no=80&weekday=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26114&no=81&weekday=
집에서 시내까지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한 2시간 정도?
대중 교통수단을 타고 약속장소에 나온 친구 녀석이 손을 씻지않고
“귀찮다” 면서 맨 손 으로 피자를 먹으면서 신종플루 걱정을 합니다….
귀찮아도 손을 씻든가, 그냥 먹고 신종플루 걸리든가…. 하나만 하지 그러냐 ㄱ-;;;
그리고 전 습관적으로 손을 자주 씻습니다, 매번 꼼꼼하게 씻습니다.
음식 먹기전에도 씻고, 밖에서 집에 들어가도 씻고, 밖에서도 세면대가 보이면 꼭 씻습니다.
다들 저를 별난 놈 취급 하면서 ‘하여튼간에 유별나/깔끔 떤다/너 결벽증이냐’ 라고들 합니다 -_-
니가 이상한거냐, 내가 이상한거냐 -_- 싶습니다.
니 위생관념이 없는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제발 남 한테 피해는 주지마…. 진짜 열 받습니다.
그러고 딴엔 씻었다고 생각하겠지…
비공개 덧글입니다.
남자들은 그래도 여자랑 데이트 할 땐 손 깨끗이 씻는다는 기사를
예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어서 안심했었는데요
이게 진짜
진짜인가요????????????????
진짜진짜라는게 말이 이상하긴 하지만
진짜 남자분들이 그러는지 궁금해서 -_-;;
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좀 결벽증이 있어서 손을 너무 자주 씻는 편이긴 한데
여자들은 별로 걱정 할 필요 없는 듯요 제가 아는 한 ㅠㅠ
저도 손씻는 것이 당연한것으로 여겼다가 의외로..은근히 안씻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제법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여자분들도 의외로 안씻는 분들이 종종 계시는데 바쁘셔서 그러신건지 뭔지..
여자는 상대적으로(경우에 따라)손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에..라고는 해도 손잡이 자체에 묻어 있는 세균을 생각하면 (성별을 막론 하고 ) 손을 씻는것이 각자 본인들을 위해서도 필요할것 같은데 말이죠 ㅠㅠ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잘 씻는 편입니다(비례적으로)
미국에서 안씻는 사람이 씻는 사람의 비율보다 많다는 얘기(정확하진 않지만 40퍼 정도가 안 씻는다고 뉴스인가 인터넷 기사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를 듣고난뒤에 유심히 관찰하니 세면대가 비어있어도 안씻고 그냥 나가는 사람이 제법 되더군요. orz
오줌싸고 손 안씨는 사람은 더러운 사람이라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퍼져야 할 텐데요.
아니 사실 다들 인식은 하고 있지만 아무도 까지 않으니까 걍 넘어가는 거겠죠.
오줌싸고 나면 꼭 손 씻어라 이 더러운 것들아!
시간이 촉박하면 씻을 시간도 없을텐데요.
그래도 신종플루 예방법이 손 씻기라더군요.
가래침을 화장실 바닥에 뱉는건 아주 정상적인(…) 행동이고 심지어 세면대 옆에 뱉어논 경우도 있죠.
…그렇게 더럽다고 욕하는 중국인들은 가래침 뱉는 그릇이 따로 있다더라. -_-;;;;
1. 비치된 종이 타월
2. 비치된 공용 수건
3. 건조기
1이 있으면 당연히 손닦습니다. 깔끔하니까요.
2번이면…차라리 안닦습니다; 저건 세균덩어리니까요. 건조기또한 마찬가지고…공공 화장실의 건조기중에는 5cm 정도로 가까지 가지 않으면 작동 안되는게 있더군요 [….]
역시 손수건 가지고 다니는게 답일까요.
그래서 저는 손수건 가지고 다닙니다;
이 포스팅 하나만 놓고 따지면 본격 ㅄ 인증 글.
이건 뭐 천만번 실험해서 줄기세포 나왔데 수준이네.
그런 허접 실험 가지고 남보고 ㅂㅅ 인증이네 하는 사람이 ㅂㅅ.
1. 내 똥-오줌보다 화장실 세면기가 더 더러워서
2. 귀찮아서
3. (대게)안해도 별 상관 없으니까
그런데 사실 똥-_-오줌도 그닦 더러운건 아니거든요 ‘ㅅ’;;; 이게 공기중으로 나와서 썩기 시작하면 문제가 다르지만.
그리고 이건 그냥 입안에 고인 침과 바닥에 흐른 침과의 관계, 또는 내침과 남침의 사이처럼 다분히 관념적인 사안 아닙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관념론적으로 생각하는 사안에 위생/비위생 따지고 들어봐야 코드 불일치로 소통이 안되리라 생각됩니다만 -ㅅ-;;;;;
과민반응이니 뭐니.. 나름의 이유도 그렇고.. 할 말이야 많겠지만
볼일보고 손 안씻는게 당연한건 아닐텐데요
걍 생각할수록 오버같지만, 짜증나네요.
어설프게, 씻고 세균 더 자라게 만들고 수돗물 낭비하고, 티슈? 낭비하고, 손말리는거? 사용하는 전기세 그리고, 나가자 마자, 손잡이 잡아서, 다시 더러워진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글세요…
무조건 씻는다는게 좋은걸까요?
당연히 안 씻는것 보다야 “무조건” 낫죠.
티슈? 손 닦으라고 있는겁니다. 펑펑 뜯어서 쓰는것도 아니고 손 닦는 용도로 적당량을 사용한다면 그건 낭비가 아닙니다.
건조기요? 물론 손 건조하라고 있는겁니다. 수십분씩 이유없이 (장난이라든가) 작동시키는게 아닌이상 역시 낭비라는 말은 성립이 안됩니다. 용도에 맞게 사용을 하는것이지요.
손잡이 잡아서 다시 더러워진다? 어차피 다음날 외출하면 다시 땀나고 먼지 뒤집어쓸거, 왜 외출하고 집에 들어와서 샤워나 세면을 하시나요?
굉장히 어폐가 심하시네요
어떤 설문조사를 봤는데
여자의 경우 손을씻는다의 비율이 절반이라면
화장실에 누군가 있을땐 씻는다(없을땐 그냥나간다는뜻)의 비율이 절반정도더군요
꽥!
근데 세균 유무를 떠나서 생식기를 만진 손, 이라는 점때문에 더 기분이 나쁜것 같습니다.
그놈의 롤러코스터(남여탐구생활?) 덕에 또 한동안 이글루스가 시끌시끌 하군요 훌..
그런데 손 안닦는 여자들도 있답니다-_-;;볼일보구 나와서 화장하고 그냥 나가는 아가씨들 꽤 되요.. 어쩔 땐 화장실 손잡이 잡는 것도 너무 짜증난다니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솔직히 큰걸 싸던 작은걸 싸던 심지어 안싸도 화장실에 들락거리기만 해도 씻는데, 다른 사람들은 찜찜하지도 않은건가;;;
남은 바빠죽겠는데 머리빗고 화장고치고 참 느긋하게 사는 여자들때문에 세면대가 항상 북적여요; 화장은좀 딴데서 고치면 안되나;;
그럴 때 말해주고 싶은데;;; 이거 참 그러지 말라고 하기도 뭐하고…
같은 직장 내 그런 분이 파악되서… 얼마 전 신종플루 대처법과 함께 ‘용변 후 꼭 손을 씻읍시다’고 전체 메일 회람도 했지만,
여전하더군요…
본인들은 전혀- 남자고 여자고- 문제가 된다는 생각을 못합니다.
일상에서의 습관화가 중요한 것 같은데…
그건… 앞으로 애들 키울 때 잘 해야 할 것 같습니다. ㅜ_ㅜ
글 잘 읽었어요. 감사.
그런데 이런 글 쓰면 욕도 먹어요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