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이 장어 고추장 마늘 구이

뭐 그 기조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레시피를 시험은 해 봐야지… 마침 문닫기 전에 이마트에 갔다가, 떨이로 파는 장어 네 마리를 사가지고 왔다. 장어로 뭔가 만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대강 초벌구이해서 양념을 발라 한 번 더 구우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따라한 레시피는, 바로 앞 글의 마늘 장어구이. 장어에 고추장양념을 해서 구운 뒤, 마늘을 버무려 내는 레시피이다. 보니 장어를 생강즙에 한 번 재운 다음 양념장에 다시 세 시간 이상 재워서 구우라고 나와있던데, 세 시간씩 재우라는 게 이해가 잘 되지 않아서 일단 생강즙에 재웠다가 초벌구이를 하고, 양념을 발라서 다시 한 번 구워서 먹었다. 무조건 오래 재우는 게 능사가 아닌데, 두껍지도 않은 장어를 세 시간씩이나 재우라는 건 이해가 좀 안 간다.

재료

장어 300g

마늘 12 쪽

청주 1 큰술

간 생강

소금

고추장 1 큰술

고추가루 1 큰술

꿀 1 큰술

청주 2 큰술

양조간장 1 큰술

참기름

2 작은술

생강즙 1 큰술

1. 장어를 청주와 소금, 간 생강 섞은 것에 10-15분 정도 재운다.

2. 장어의 물기를 빼고 초벌구이한다. 토스터 오븐을 썼다.

3. 장어에 양념을 발라 잠시 둔다.

4. 불에 굽는다.

마침 무쳐 먹으려고 고춧잎을 사왔는데, 어차피 고춧잎이라는게 데쳐서 고추장 양념을 해서 먹는 거니까 장어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밑에 깔고, 채썬 생강과 양파를 넉넉히 뿌려서 함께 먹었다. 거기에 조려 먹으려고 우엉을 사왔는데, 좀 많아서 삶은 다음 더덕처럼 짓이겨서 같은 양념을 발라 구웠다. 더덕만큼 고급스러운 느낌은 덜했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다. 술 생각이 간절했으나 주말이 아니므로 참았다. 레시피라봐야 양념이 거의 전부인 셈인데, 시중에서 파는 고추장 자체에 단 맛이 지나치게 많으니, 꿀의 양을 조금 줄여도 괜찮을 것 같다.

 by bluexmas | 2009/09/05 11:33 | Taste | 트랙백 | 덧글(8)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09/05 12:01 

재료를 재우고 숙성시키고 하는 건… 아무래도 냉장고가 없던 시절 한국음식에도 이유가 있는듯 해요. 지금은 냉장,냉동 다 되는 세상인데, 한국 레시피대로 하다보면 신선한 재료를 금방 조리해 먹는 그런 게 좀 부족하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9/05 22:41

말씀하신 것도 있고, 정육보다는 질긴 고기를 많이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재우는 조리법이 발달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고기는 사실 그렇게 오래 재워둘 필요가 없죠. 오히려 어떤 부위들은 아예 씹는 맛이 없어지더라구요. 양념을 안 할 수록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보니 웬만해서는 좀 간단하게 해서 먹고 싶더라구요.

 Commented by 늄늄시아 at 2009/09/05 13:05 

떨이장어구이라니.. 포스팅 제목이 너무 재미있네요 ‘ㅅ’ 장어구이에 더덕구이라..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9/05 22:42

떨이로 산 장어거든요. 저 구운 건 글에도 나와있지만 더덕이 아니라 우엉이랍니다. 더덕은 좀 비싸구요^^

 Commented by liesu at 2009/09/05 23:51 

한식과 미국식ㅎㅎ(서양식)을 넘나드시는 멋진 실력이세요. 저도 장어 좋아하는데~ 헤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9/06 11:26

히히 뭐 그냥 꾸역꾸역 만들어 보는거지요. 장어는 누구나 좋아하는 것 같아요. 좀 징그럽지만 맛은 좋지요~

 Commented by zizi at 2009/09/07 14:54 

와- 완성사진 색감이 정말 좋네요! 생선을 못먹는 저조차도 혹하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9/08 01:56

저도 사실 생선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체질이 그런가 많이 못 먹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