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erzon Cotes-Du-Rhone 2006

사실은 앉은 자리에서 세 병째를 따는 일은 일 년에 한 번도 벌어지지 않는데, 어쩌다 보니 지난 주말에는 그런 불상사가 벌어지고야 말았다-_-;;;

그냥저냥 적당한 가격의 론이 몇 병 있어서, 먹어 보았던 걸 제쳐두고 안 먹어본 이걸 땄다. 처음 한 모금을 넘기는 순간, ‘아니 이 정도로 가죽냄새가…’ 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 같은 데에서도 론(쉬라가 주종인)이라면 가죽 냄새를 말하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서도 정말 뼈저리게 가죽냄새를 느껴본 적은 없는터라, 약간 당황했다. 그 느낌은 마실 수록 진해져서, 나중엔 좀 버거웠다. 다음 날 아침에 약간 남은 걸 마저 마셨는데, 그 하룻밤 사이에 산화되었는지 맛이 영 이상했다. 혹시 애초에 맛이 간 걸 마신 걸까? 갈비찜과 같이 먹었는데, 기름기가 많은 고기에 간장 양념을 해서 오랫동안 끓여 그 맛의 여운이 크고 긴 음식이 갈비찜이다 보니, 역시 맛이 굵고 여운도 긴 이 포도주는 그렇게 썩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아니었다. 요컨데 상호 보완이 아니라 서로 싸우는 형국이라고나 할까? 차라리 양념이 복잡하게 되지 않은 스테이크 쪽이 더 잘 어울릴 듯.

 by bluexmas | 2009/09/04 11:09 | Win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by 조신한튜나 at 2009/09/04 15:16 

이 술 덕분에 세 병째에서 멈출 수 있으셨나요 히히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9/05 11:36

네, 취해서 자빠져 자느라 더 먹지는 않았답니다^^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09/04 23:45 

전 요새 간이 시원찮아 금주 중인데, 대단하시네요^^; 독일 여행시 매일 맥주 2~3병,와인 한잔씩 마신게 화근인가봅니다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9/05 11:36

그 정도면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전 술을 많이 마시면 간보다 속이 나빠져서 자제를 좀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