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흡연족

어느 날 무척이나 심심했던 조물주가 인류를 가지고 살짝 장난을 쳤는지, 한 무리의 인류가 진화를 덜했다고 가정해보자. 아니면 이상한 방향으로 진화를 했거나. 어쨌든 평범한 인류의 성원이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쉬는 반면, 이 종목은 산소를 들여마시는 건 똑같으나 내쉬는 이산화탄소에 나프탈아민, 니켈, 벤젠, 비닐 클로라이드, 비소와 카드뮴 따위의 독하고 냄새가 지독한 기체가 아주 많이 섞여있어 지나가다가 길거리에서 맞닥뜨리면 불쾌해진다. 게다가 이 기체는 하얗게 색깔마저 있어 이 기체를 뿜는 종족의 모습은 마치 인두겁을 쓴 가고일과 같다.

대체 이들이 어떻게 종의 번식과 혈통의 순수함을 유지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어느 것도 속시원히 이들의 전체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한채 이 종족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거의 백 퍼센트의 종족이 수컷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생식이 아닌 전염, 그러니까 내뿜는 연기가 남성염색체의 어느 특정한 부분에 영향을 미쳐 돌연변이를 형성시킨다는 학설이 학계에서 제법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져 왔으나 최근 암컷개체도 부쩍 발견됨에 따라 학설 역시 처음부터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 목소리를 조금씩 높이고 있는 현실이다.

학계에서 이들의 존재를 놓고 어떻게 왈가왈부하는지와는 별개로, 이들의 존재는 개인의 안녕을 위협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사회는 물론 환경의 오염마저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종족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알려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공기 오염도는 굉장히 심각한데, 이 오염의 원인이 자동차의 배기가스 때문이 아니라는 주장이 꽤나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이렇게 오염이 심해짐에 따라 보통 인류와 이 종족과의 갈등 역시 날로 심해지고 있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공공장소에서의 대립 및 폭력사태도 계속해서 보고되고 있는데, 건국이래 최대의 정부를 암암리에 지향하는 현 정부는 계속해서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책을 내어놓고는 있지만 그 정책과 정부 자체에 대한 불신은 벌써 유사 이래 최대 규모에 이르러, 최근에는 이 문제를  주도해서 풀어나가야 할 보건복지부 장관이 실은 이 종족인데 국가의 수장과 같은 교회 주일학교 유치부 출신이기 때문이 중용되며 속내를 들여다보면 문제 해결에 아예 관심이 없다는 유언비어마저 돌고 있다. 어쨌거나 이렇게 해결책도 없이 사태가 악화될 경우 최악의 각본으로써 시민폭동의 가능성마저 배제되지 않고 있으니 정부의 빠른 현실 인식과 사태해결의 노력이 심각하게 요구된다.

물론 이건 완전 허구지만, 따지고 보면 허구도 아니고 현실은 시궁창이다 못해 똥#간이다. 우리 사회에는 저 종족보다 더 지독하고 구제불능인 보행흡연족이 있으니까. 윗글에서의 종족이 어찌되었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유독가스를 뿜어대는 존재가 되었음에 반해 보행흡연족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걸어다니면서 담배를 피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꽁초마저 아무데나 버리니까.

나는 담배를 철저한 기호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흡연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렇게 걸어다니면서 담배를 대강 피워대는게 담배맛을 즐기는 데에는 완전 빵점인데 왜 다들 담배의 맛 보다는 담배를 피우는 그 행위 자체나 니코틴에 중독되어 길에서 대강 귀하다면 귀한 담배를 낭비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어쨌든 이제 정부차원에서 보행흡연족의 박멸을 위해 전면전을 선포해야 될 때가 다가왔다.

 by bluexmas | 2009/08/22 10:37 |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笑兒 at 2009/08/22 11:10 

새벽 두시반에 -_- 복도에 나와서 담배피는 이웃들은 어찌 좀 안되려나요 ㅠ

1층으로-_-내려가거나 계단서 피지 ;ㅅ; 왜 창문 열어놓는 사람들에게까지 ㅠㅠㅠㅠ

너그럽게; 넘어갈까;;하다가도 -_-;

매일같이 겨우 잠들랑 말랑할때 나는, 담배냄새는, 참으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2 17:17

연기랑 냄새가 안 나는 담배의 시판이 시급하지 않을까요?그럼 담배가 너무 담배같지 않다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을까요?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9/08/22 11:25 

흡연구역을 많이 만들어 놓으면 좋겠어요. 흡연자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보장한 후, 이를 어길 시에 벌칙을 가하는 식으로.. 왕십리 비트플렉스 등에는 흡연실이 있던데, 이용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아직은 그냥 밖에 나와,혹은 화장실에서 속편하게 담배피던 습관때문에 그런듯 합니다.

속편한 흡연은 중국이 1등인듯 하더군요..저번에 tv에서 중국 춘절 고향가는 기차보니까 한 아저씨가 기차 내에서 담배피우고;; 왜 그러냐 인터뷰하니 ‘사람이 많아서,저기 재떨이 있는데까지 갈수 없잖아’..

담배 맛에 대해서는 절대 동감. 담배좋아하는 지인도 길에서 대강대강 피면 피우는 맛도 없다 하더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2 17:19

흡연구역이 없어서가 아니라 말씀하시는 것처럼 사람들이 그걸 안 지켜서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유럽도 실내 흡연이 장난 아니었는데, 요즘은 안 그런가요? 그래도 강남역 같은 곳에서는 꽁초 버리는 단속은 엄격하게 하더라구요. 사실 꽁초도 심각한 문제니까요.

 Commented by 몬스터 at 2009/08/22 14:19 

저 역시도 흡연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하다고 생각하는데도

보행흡연은 참아주기가 쉽지 않드라구요.

특히나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움직일때 간접흡연을 하게되면 정말 기분 뷁스럽죠. -_-++

하지만 배가 완전 포화됐을 때나 음주중에 살짝하는 간접흡연은 기분이 좋던데요? ㅋㅋ

이래서 사람들이 담배를 피는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전 비흡연잡니다. 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2 17:19

그렇죠, 상쾌한 아침 공기에 담배 연기를 섞어서 마시면 기분이 좀…

식후땡은 다들 극락가는 기분이라고 하잖아요^^

 Commented by 조신한튜나 at 2009/08/22 15:13 

평소 한없이 상냥?하던 저도 간접흡연 당하면 대놓고 불친절언어 작렬해요 흐흐…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2 17:20

간접흡연 정말 싫죠. 정말 연기랑 냄새 안 나는 담배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요?

 Commented by 아이하라 at 2009/08/22 15:55 

길 걸어가면서 흡연하는 사람들을 제가 다 따라다니며 지적할 수는 없지만

뒷사람이 추월하지도 못하게 세월아 네월아 걷는 분들 보면 좀 짜증나더라구요

걸음이나 빠르면 말을 안함 ㅎㅎ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8/22 17:21

보행흡연하는 사람들이 또 대부분 아저씨들이라서 그렇게 빨리 걷지도 않잖아요. 느릿느릿 걸으면서 연기는 또 엄청 내뿜고… 같은 남자지만 참 싫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