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는 토요일 브런치-수프와 파니니

아침과 점심 시간에 아침을 안 먹고 먹으면 브런치(아침을 먹었는데 또 먹는다면 간식, 아니면 과다체중으로 가는 지름길? -_-;;;), 게다가 밖-반짝반짝하는 카페 같은 데-에서 먹는 것도 아니니 이건 별 볼 일 없는…

수프는, 칼국수를 끓이고 조금 남은 닭 육수와 고구마, 감자로 끓였다. 감자는 맛이 텁텁한 편이니까 그걸 상쇄시켜주기 위해서 파를 짝지어 수프를 끓이곤 하는데, 단맛이 나는 고구마랑 짝지으면 어떨까 싶어 실험을 해 보았는데, 다들 전분이 많은 야채라 그런지 텁텁한 느낌은 여전했다. 끝에 살짝 감도는 고구마의 단맛은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 정도. 끓이는 건, 깍둑썰기한 고구마와 감자를 올리브 기름과 버터로 볶다가 육수를 붓고 약한 불에 끓인 뒤, 적당한 시점에 믹서로 갈아주고 크림 약간으로 마무리. 대파가 냉장고에 많았는데 넣거나, 하다 못해 레몬즙이라도 몇 방울 떨어뜨려 줄 걸 그랬다. 뭔가 약간 모자란 맛.

그리고 파니니는, 그냥 간단한 햄과 치즈를 넣은 것. 빵은 무역센터에 갔다가 그 근처 인터컨티넨탈 호텔 델리-라고 하는 곳에서… 진짜 델리인지 참 알 수가 없었다-에서 산 잡곡 식빵. 호텔에 딸렸다고 무려 육 천원이나 받던데, 나쁘지는 않지만 왜 그렇게 비싸게 받는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였다. 그리고 햄은, 롯데에서 나온 살코기 햄인가 하는 덩어리였는데 이름을 조미료 햄으로 바꿔야 할 듯. 몇 점 안 먹었는데 갈증난다. 치즈는 서울우유 체다치즈, 체다 젤리라고 불러도 아쉬울 것 같지 않다. 파니니는 눌려서 납작해질 것이므로좀 두꺼운 빵으로 만드는 게 좋은데, 이 빵은 너무 얇았다. 그래도 구운 자국은 마치 가짜처럼 선명하네.

어쨌든 토요일 오전, 창 밖이 뿌연게 오후엔 비라도 내리지 않을까 싶다.

 by bluexmas | 2009/06/13 11:03 | Taste | 트랙백 | 덧글(10)

 Commented by 점장님 at 2009/06/13 11:43 

빵이 얇다 보니 빠니니 치고 조금 납작하긴 하네요 – 약간 크로크무슈처럼 보이는..^^

자르지 않은 빵을 사면 집에서 원하는 두께로 잘라 쓸 수 있죠

역시 짐이 도착하니 사진 때깔이 남달라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13 13:02

너무 얇은 빵은 역시 씹는 맛이 없어요. 요즘 여러 상표의 식빵을 사먹어보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단연 베즐리가 최고더라구요. 특히 발아현미식빵… 두툼하게 썰은게 정말맛있더라구요.

덩어리를 사서 썰어 먹으면 좋은데, 식빵은 너무 부드러워서, 집에서 빵칼로 자르면 잘 안 잘라지고 뭉개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겉이 딱딱한 빵이 아니면 그렇던데요? 보통 가게에서는 철사로 자르는 기계가 있으니까요.

아직 그릇도 다 못 꺼내서 완전히 갖추는 못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케잌이며 빵틀 상자가 없어져서 그쪽으로는 아무 것도 못한다는 것이죠 T_T

 Commented by zizi at 2009/06/13 16:34 

와… 수프 만들어 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마침 닭육수도 있겠다- 알려주신대로 해봐야겠어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13 17:24

닭 육수만 있으면 어떤 수프도 가능해요. 이 수프도 어렵지 않구요. 프렌치 어니언 수프도 쉬워요. 적당히 양파 때려넣고 약한 불에 오래 볶다가 포도주랑 닭 육수면…^^

 Commented by december at 2009/06/13 17:02 

체다젤리 ㅋㅋㅋㅋ

제가 며칠 전에 느꼈던 바로 그 감상입니다

이걸 뭐라 표현해야 하나 하면서 씹었는데 젤리였군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14 22:27

그렇죠, 체다젤리! 녹이지 않으면 먹기 힘들더라구요, 너무 젤리 같아서. 정말 맛 하고는… 모든 것이 정리되면 집에서 치즈를 만들라구요. 레넷을 살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이 있더라구요. 어차피 단백질 굳히는 거야 두부랑 같은 원리니까…

 Commented by 카이º at 2009/06/13 23:53 

파니니가 정확하게 빵 종류인가요? 아님 샌드위치의 한 종류인가요?

치아바타로 샌드위치 한거 같은것도 파니니라고 해서 =ㅅ=;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14 22:28

샌드위치 종류죠. 불에 달군 팬에 올려 누르는 거에요.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06/14 01:32 

이런, 야밤에 이런 테러를 저지르시다니. 방금 메밀묵 한 사발을 먹었는데 또 먹으라는 말씀이신가요… 파니니? 빠니니? 이거 만드는 법 좀 주세요. 참 맛있어 보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14 22:28

메밀묵이 더 맛있을 것 같은데요^^ 블로그 어딘가에 만드는 얘기를 쓴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다음에 해 먹을 때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