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의 손 파스타: 라비올리와 기타 등등

이제는 언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는구만. 어쨌든, 어느 오후엔가 파스타를 뽑았다. 언제나 계란과 밀가루의 비율을 맞추지만, 실제로 반죽을 하면 꼭 물기가 모자라 계란을 하나쯤 더 넣게 되고, 그럼 대체 파스타인지 계란국수인지 알 수 없는 면이 나온다. 책을 찾아보니, 비율은 다목적 밀가루 두 컵에, 계란 세 개.

귀찮지만 마지막에는 꼭 손으로 반죽해줘야 한다.

그냥 삶아서 먹을 건 일단 붙지 않게 밀가루를 묻혀서 잘 접어 놓고, 나머지로는 라비올리를 만든다.

넣는 속이야 뭐 리코타와 파마잔 치즈 등등.

예전에는 칼로 대강 잘랐는데, 이 때는 좀 그럴싸하게 만들어 볼까 해서 스프레이 캔 뚜껑으로 잘라냈다. 마지막으로 공기를 잘 빼주는게 중요한데, 이걸 대강 건너 뛰면 삶을때 터진다.

그래서 약간 그럴싸하게 나왔다.

나머지는 넓은 면으로 자른다.

소스는 간단하게 토마토와 바질, 마늘 등등.

라비올리는 냉동시켜 놓았다가 나중에 만들어 먹었는데, 사진을 안 찍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T_T 사실 꽤 넉넉하게 만들어 두었는데 결국 다 못 먹고 이사할 때 버려서 무척 아까웠다. 모처럼 제대로 만든 녀석들이었는데.

 by bluexmas | 2009/06/08 11:15 | Taste | 트랙백 | 덧글(23)

 Commented by xmaskid at 2009/06/08 11:52 

생파스타 좋아요~ 라비올리는 한번도 안해봤는데, 아마 치즈로만 넣는 속이 싫어서 그런거 같아요. 소세지랑 시금치랑 뭐 그런거 넣고 만들면 만두가 되려나요..ㅋㅋ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08

늦가을에 호박철이면 호박 라비올리도 괜찮을거에요. 저도 호박 삶아서 냉동 시켜 놓았는데 못 만들어 먹고 결국 버렸어요 T_T

 Commented by cahier at 2009/06/08 12:54 

캬…

엄청나게 맛있어보여요…

생파스타 하려면 역시 반죽 미는 장비가 필요하려나…

선배 언니네서 얻어먹었는데 역시 그거 사용하시더군요. 반죽도 그걸로 반복해서 밀어서 하시고..

제 입맛엔 리코타+스피나치 라비올리엔 호두 크림 소스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토마토 소스보단 크림이 더 맞는 거 같은 느낌. 갈은 호두+크림+ 소금+ 파르미쟈노 조합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13

그 어느 분 블로그에 보니까 그냥 칼국수 미는 기계로 미셨더라구요. 훌륭한 링귀니를 만드셨던데요?

아시겠지만 이탈리아에 파스타가 백만 가지여서, 카바텔리 같은 애들은 계란도 안 넣고 손으로 그냥 만들 수 있더라구요. 뇨끼도 그렇죠. 언젠가 한 번 카바텔리는 도전해서 올려볼께요^^

그리고 소스는… 전 언제나 그냥 귀찮아서요. 마늘과 올리브 기름 그리고 손에 잡히는 허브를 대충 뿌리고 파자산 치즈 뿌리는 정도로나 만들어 먹는데, 역시나 책을 보고 조금 더 수련해볼까 해요. 호두 크림 소스라, 맛있겠는데요^^

 Commented by Amelie at 2009/06/08 13:07 

파스타 안먹은지 한참 됐는데, 이렇게 정성스레 만든 파스타라면…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13

저도 안 먹은지 한참 됐어요. 두 달에 한 번 정도 만드나?^^ 이런 거 만들어 올리는이유는 식당에서 먹는 파스타가 생각보다 많이 힘든 것도 아닌데 비싸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죠.

 Commented by 회색사과 at 2009/06/08 14:51 

헤…

뭔가 듀럼 밀가루도 파는건가요?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16

듀럼밀… 로 만든 세몰리나 밀가루가 있는데, 저런 파스타에는 굳이 그런거 안쓰시고 다목적 밀가루로만 만드실 수 있어요.

 Commented by zizi at 2009/06/08 15:26 

우와..!!! >_<; 저같은 파스타’치’는 만년지나도 넘볼 수 없는 현란한 솜씨!

스킵스킵 ㅠㅠ 흑흑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17

흑흑 말린 파스타로도 식당에서 파는 수준으로 만드실 수 있어요. 흑흑 T_T 너무 좌절마세요 흑흑 T_T

 Commented by 히로미 at 2009/06/08 15:45 

잘 보았습니다~ 완전 능력자시네요 ㅇT^Tㅇ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18

능력자라니 별 말씀을요. 사먹을 돈이 없어 그냥 싼 제 노동력으로 충당한답니당 ㅇT^Tㅇ

 Commented by 레드스카프 at 2009/06/08 16:19 

자취하던 시절에 파스타 참 많이 해먹었는데[…]

자취생이다 보니 라비올리같은 건 꿈도 못 꿨습니다만 T_T

담달쯤에 재료사다놓고 반죽해서 칼국수라도 해먹어볼까요..;; (응?)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34

라비올리는 그냥 만두나 다름 없어요. 치즈도 단백질이라 두부랑 똑같은 느낌이랍니다. 담엔 두부 라비올리나 만들어볼까봐요. 칼국수도 좋죠 뭐. 면 만들어서 아무 소스에나 버무리면 그게 바로 파스타가 되는거 아닐까요;;;;

 Commented by 카이º at 2009/06/08 16:34 

오오오 ;ㅅ; 진정 능력자시네요 ㄷㄷㄷㄷ

대단하당 ㅠ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21

능력자는요 뭐 T_T 황송하게

 Commented by liesu at 2009/06/08 18:42 

멋지세요… 이런걸 다 만드시고.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21

에이 아니에요. 진짜 멋진 사람은 돈 많아서 이런거 만들지 않아도 되는 사람 아닐까요 T_T

 Commented by 백면서생 at 2009/06/08 22:48 

흠… 이건 장인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기계까지 있으시군요. O.O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22

네, 제가 장인이 아니고 장인이 만든 기계를 씁니다^^;;; 밀가루 반죽 만지는게 의외로 재미있어요.

 Commented by december at 2009/06/08 23:49 

손이 멋있어요!

그래서 말인데(?), 집들이 안 하시남요. 쿳쿳.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6/09 01:23

흐흐, 어릴때부터 만지는 족족 망가트린다고 갈퀴손이라 불리웠죠…

집들이, 누가 오산까지 오려고 할까요. 3인 이상 오신다면 집들이 한 판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Commented by sarinha at 2009/11/23 13:24 

너무 궁금한게 있는데요 님아 반죽이 어떻게 저렇게 직각으로 나올수있어요?

저도 저런 기계로 해봤는데 모양이 너무 이상하게 나오던데 기계가 나른거라 그런가요?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