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철 이른 별미, 메밀 콩국수
방금 막 먹어치우고 이를 쑤시면서 글을 쓰고 있으니 ‘따끈따끈한 음식 글’ 이 되어야 하겠지만, 정작 먹은 음식이 찬 콩국수이다 보니 그런 표현이 적절한지는 잘 모르겠다.
어제 밤에 우유를 사러 이마트에 들렀다가, 정말 콩과 소금만으로 만들었다는 풀무원 콩국물을 보았다. 세 개들이가 사천 오백원 조금 못 되는 가격.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맛있기는 한데, 불리고 삶고 하는 전체 과정에 너무 노력이 많이 들어가서 잘 안 만들어 먹고, 또 사먹자니 온갖 말도 안되는 것들이 들어 있어 별로 내키지 않고… 해서 거의 안 먹게 되는게 콩국순데 정말 콩과 소금으로만 만들었다니 어떨까 싶어 사다 먹어봤는데, 정말 콩과 소금 맛 밖에 안 났다(싱거우므로 소금간은 조금 더 해야 된다. 콩국수는 사실 심심하게 간하면 너무 텁텁하다).
국수는, 메밀을 삼십 몇 퍼센트 섞었다는 메밀면(일본 소바 아닌)이 있어서 그걸 삶았는데, 잘 알려진 것처럼 국수를 맛있게 삶는 요령은, 물을 넉넉하게 잡아 팔팔 끓이고 면을 넣어, 거품이 생기면서 올라올 때 찬물을 끼얹어 죽이는 걸 한 두 번 정도 반복한 뒤, 제품 포장지에 나와 있는 시간만큼 삶거나, 중간중간 맛을 봐서 아주 약간 쫄깃하다 싶을 때 불에서 내려, 찬물에 몇 번 헹궈 전분을 완전히 씻어낸다. 내가 먹은 메밀면은 삶는 시간이 겨우 3분이라서, 찬물은 한 번만 끼얹어줘도 충분했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먹는게 좋으니까, 얼음을 국물에 넣어 주는데, 얼음이 녹으면서 간이 약해지니까 처음에는 간을 조금 세게 해도 된다. 아니면 그 국물 자체의 일부를 미리 얼음으로 얼려 두면 더 좋고. 여기에 쓴 풀무원 콩국물은 한 봉지가 한 사람 분이므로, 두 사람이 먹으면 한 봉지를 한 두 시간 정도 얼려 두었고 다른 하나는 그냥 냉장실에 두었다가 둘을 섞어서 쓰면 될 듯. 나는 혼자 먹으니까 한 삼십 분쯤 전에 냉동실에 넣어 놓았더니, 반 정도는 살얼음이 되어 먹기 딱 좋은 상태였다. 적당히 시원하기도 하고.
고명은 오이와 토마토, 그리고 계란. 사실 토마토는 식당에서 먹으면 딸려 나오는 것 같은데 유래를 잘 모르겠고, 계란은 넣는지 안 넣는지 확신이 없었으나 그냥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깨를 듬뿍. 아직 철이 좀 이른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요즘 더우니까 나름 별미로 먹을만 하다. 콩국수를 먹은 뒤에는 수박으로 입가심을 해줘야 짝이 딱 맞는 것 같은데, 수박은 비싸서 아직 못 사고 있으므로 참외로 대신했다. 이렇게 먹고 난 뒤에는 낮잠이 딱이라고.
# by bluexmas | 2009/05/29 15:09 | Taste | 트랙백 | 덧글(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