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소유권 이전에 관한 생각

이제는 행복하다고 생각해도 될까, 라고 생각한다. 한참 동안은 내가 원하는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살았다. 내가 무엇으로 행복해지기를 원하는지, 달리 말하면 어떻게 행복을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개념도 없이 나와 같은 길을 걸으며 뭔지도 모를 삶의 행복 따위를 찾아 헤매는 것이 이 꼴로 한 번 사는 삶에 대한 죄악이라는 걸 깨닫고 나자 쉽게 생각하기가 어려워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 단계를 지나 보내고, 생각하기에 행복이라는 것을 손에 그러쥐고 나서도 마음은 불안해진다. 이건 혹시 누군가의 행복이 소유권 이전 되어 나에게 떨어진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일단 남의 것을 빼앗았다는 사실에 즐기기가 불편해지고, 또 같은 이치로 지금 내 손에 있는 행복도 어느 날 소유권 이전 되어 내 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그러나 다시 그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찾고 싶어하는 행복이라는게 대체 뭘로 이루어지는 것인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는 행복하다고 생각해야 되는 건가.

 by bluexmas | 2009/05/25 23:19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아이 at 2009/05/26 05:46 

가끔 같은 이유로 답답해하곤 합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까, 하구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5/26 21:04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지, 이런 너무 낙관적인 생각은 안 하고 살려고 해요. 그게 오히려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