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치는 중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전 요즘 드럼을 연습 중이에요. 아시겠지만 남는게 시간이잖아요. 언제나 드럼이 귀하니까, 열심히 연습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아서는 밴드를 만드려구요. 저같이 실패한 인생의 애환을 달래주는 음악을 연주하는거에요. 외환 좀 벌어보겠다고 가족도, 또 얼마 없는 친구도 다 버리고 해외에 나갔다가 다 말아먹고… 뭐 그렇고 그런 얘기 있잖아요. 별로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그래도 악기는 이것저것 찔끔찔끔 만질줄 알거든요. 기타도 좀 칠 줄 알고, 기타 칠 줄 아니까 베이스도 되고, 또 직업으로 가르치시던 어머니가 포기하긴 했지만 피아노도 건반에 손은 얹을 수 있어요. 노래는… 아주 잘 부르지는 않지만 음치는 아니거든요. 잠깐, 이렇게 생각해보니 드럼만 칠 줄 알면 밴드 따위는 만들 필요가 없겠네요. 나 혼자도 다 할 수 있는데 뭐하러 사람을 모아요, 귀찮게.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게 사람들이랑 시간 맞추는 일이잖아요. 다들 약속은 어기려고 만드는 거라고 알고 있는지 시간지키는데도 인색하고. 또 악기 다룬답시고 겉멋들은 애들이 좀 많아요? 자기가 정말 세상에서 기타 가장 잘 치는데 세상이 안 알아주는 줄 아는 애들. 보면 기타는 치는데 또 음악은 하나도 안 들어서 늘 얘기하는게 어려운 스윕피킹 패턴 얼마나 빨리 소화하나, 뭐 이 따위… 그 꼴을 눈꼴 시어서 어떻게 보겠어요. 그냥 나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게 낫지. 어라, 그러면 장구도 배워야 되나…?
# by bluexmas | 2009/05/15 10:26 | — | 트랙백 | 덧글(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