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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대체 어떤 사람들이 또 얼마나 많이 내 블로그에 올까 궁금해하곤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통계 메뉴에 링크한 사람의 수가 저렇게 큰 글자로 언제나 찍혀있기를 바랬던 것은 아니었다. 뭐 그런 것 아닌가? 신경을 아예 안 쓰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엄청나게 신경을 쓰거나 의식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온통 촉각을 세운다거나 내가 블로그질을 하는 목적이 거기에 쏠리는 것처럼 스스로 느끼고 싶지는 않은터라 통계 메뉴로 들어갈 때마다 그 세 자리(그렇다, 세 자리다…) 수자를 보면 마음이 왠지 불편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그리고 그런 기분은 어느 날 아침 자고 일어나서 블로그를 열었을 때 수자가 줄어들었음을 발견하면 한층 심화된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지? 이를테면 다 쓰고서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올리기 망설여지는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을 올리고 나서 링크수가 줄어든 걸 발견하면 우스꽝스럽게도 거절당한 기분이 든다. 글을 쓰고서도 올리기 싫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지나치게 감정을 담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그런 글을 올리고 또 그런 상황이 생기면 뭐랄까, 누군가한테 마음을 보여줬는데 거절당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뭐 블로그 따위에 그런 기분을 느끼느냐고 물어보면 딱히 그럴싸한 대답은 없지만, 그래도(마음 속 어느 한 구석에서 ‘소심한 놈이니까 그렇지’ 라는 외침이…)…
뭐 그러나 어쩌겠나,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까지 생각하기에 삶은 너무 짧다. 그러므로 그런 것들에 대해 신경 쓸 시간에 그냥 뭐라도 하나 더 쓰는게 낫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게 뭐든, 또 그걸 보고 누군가 링크를 끊던… 처음부터 읽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실체를 생각하면 쓰는 일은 즐거움에서 노동으로 변해버리고, 재미는 그 순간 증발되어 버린다. 누군가는 좋아하고 또 누군가는 싫어하겠지, 내가 뭘 쓰든 또 쓰지 않든.
뭐랄까, 이건 좀 재미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뭘 어떻게 해도 매일 오는 사람들은 그 링크된 사람 수의 1/3 이라는 것, 언제나 거의 정확하게.
# by bluexmas | 2009/05/09 10:07 | Life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