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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였나, 처음 마을 버스를 타고 단지를 벗어나 보았는데 나보다도 어려 보이는 엄마가 딸 둘을 데리고 버스를 탔다. 내가 뭐 애들을 키워 본 것도 아니니 애들 나이는 전혀 짐작을 못 하지만 둘째 아이는 겨우 걸을 수는 있으나 말을 할 수는 없는, 그런 정도의 나이였다. 하여간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뒤에 앉은 엄마가 둘째 아이한테 ‘언니는 안 그러는데 너는 대체 왜 그러니’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2. 오늘 시청 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 옆 의자에 나이가 일흔은 훨씬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앉았다. 허리도 많이 굽고 걸음도 간신히 걷는 그런 할머니였다. 그렇게 힘들게 다니는 걸로 보아 혼자 다니는 양반이겠거니 했는데, 먼 발치에 아들로 보이는 남자가 있어서 정말 저 먼 발치에서 할머니에게 손짓을 하며 빨리 오라고 하는 걸 보았다. 그러니까 그냥 저 먼 발치에서 말도 없이 손만 까딱까딱하는, 뭐 그런. 할머니는 힘드니까 일어나기가 싫었던지 왜? 라고 물었지만 아들로 보이는 그 남자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냥 그 먼 발치에서 손만 까딱까딱했다. 결국 할머니는 아들을 쫓아가려는 듯, 몸을 일으키려는데 그게 쉽지 않았고 그 옆에 앉아 있던 다른 아저씨가 할머니를 일으켜 세워 주었다. 아들로 보이는 그 남자는 할머니가 몸을 일으키는 걸 보자 기다리지도 않고 자기 발걸음만 재촉했다.

 by bluexmas | 2009/04/17 23:01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december at 2009/04/18 15:02 

첫 번째 것은 웃음이라도 났는데, 두 번째 것은 좀 답답하네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4/18 22:58 

전 솔직히 첫 번째 것도 참 답답하더라구요. 언제나 형은 안 그러는데, 동생은 안 그러는데, 너는 왜? 뭐 이런게 자식 교육에 가장 안 좋다고 생각해왔거든요. 뭐 제가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는 얘기는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