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내일이나 모레쯤 핸드폰을 사려고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핸드폰을 썼던 게 2002년. 7년이나 지났으니 인터넷을 들여다 보아도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 가운데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건, 겉으로 보기에 공짜인 것처럼 보이는 전화기에서 어떻게 돈을 뜯어내느냐 하는 것. 보면 분명히 어떤 시스템이 있어서 소비자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방법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싸게 파는 것과 같은 전화기의 차액을 벌충하는 것일텐데 은근히 복잡해보인다. 뭐 이젠 기성세대에 접어드는지라 다 필요 없고 그냥 기본 기능만 있으면 되는데, 인터넷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온갖 복잡한 기능과 있어 보이는 디자인에 욕심이라도 한껏 부려 뭔가 가장 최신형인 전화기를 사서 들고 다녀야만 할 것 같은 이 느낌. 그러나 전화기 따위가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도 아니고 또 그래서도 안되지 않을까나…

그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보았을때에 가장 거슬리는 건, 상당히 많은 핸드폰들이 말도 안되는 연예인들의 이름을 뒤집어 쓰고 있다는 사실. 내가 무슨 이십대도 아니다 보니 내가 쓰게 될지도 모르는 핸드폰이 연예인의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있다면 거슬린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싫어하는게 바로 그 연예산업이니까. 와서는 텔레비젼을 거의 보지 않았고, 어차피 부모님도 기본 공중파 말고는 들여놓지를 않으신지라 볼 것도 없기는 한데, 아까 일곱시였나 저녁을 먹고 틀어놓은 텔레비젼의 세 개 채널인가에서 연예인들이 병신 삽질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걸 보고 기겁을 하며 꺼버렸다. 아니, 정말 정형돈 같은 아메바가 병신 삽질하는 걸 보고 웃어줘야겠어?  또 다른 채널에서는 병신들이 무슨 산엔가 가서는 상자를 뒤집어 쓰고 노숙하는 걸 찍어서 보여주고 있던데, 그런거 보면 삶이 행복해지나?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이전에, 정말 저런게 직업이라서 나와서 병신짓거리하고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산다고 생각하면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먹고 살기 어렵다면서, 씩씩거리며 글을 올려서는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떡볶이를 먹는데 주인아저씨가 모자랄텐데 계란도 먹으라는 권유에 먹었더니 돈 천원 더 받는데 그런 #같은 경우가 어디 있냐고 분개하면서 그런 연예인이라고 불리는 단세포들이 텔레비젼에 나와서 병신 삽질하면서 돈 쉽게 버는 것에 대해서는 참 다들 관대하지 않나? 자막 떡칠된 화면을 보면서 낄낄거리고 웃는다고 모든게 해결되는 건 아닐텐데.

언제나 해왔던 얘기지만 또 반복하자면, 소돔과 고모라는 동성애 때문에 멸망했고, 우리나라가 멸망한다면 인구대비 너무 많은 연예인 때문.

 by bluexmas | 2009/04/13 04:44 | Life |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