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구나
아까 술을 쳐먹고 잠이 들어서는 집에서 오는 전화에 잠을 깼다. 또 잠을 청했으나 또 전화가… 레드불을 벌컥벌컥 들이붓고는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정말 하기 싫구나. 사람이 오면 ‘그냥 다 쓸어 담아 주세요’ 하면 될지도 모르겠지만 더러운 성질에 또 남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건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
이사는, 지옥과 같다. 특히 혼자 하는 이사는 더더욱 그렇다. 무엇인가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도 개운한 느낌이 드는 끝이 없다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으면 하고 싶지가 않아진다. 이사라는게 그렇다. 아니, 어떤 이사는 개운한 느낌도 들텐데 이 이사는 그렇지가 않다. 집을 남겨 두고 가야되니까. 이젠 포근한 집이 아니라 궤양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가뜩이나 썰렁한 이 집은 또 내가 빠져 나가면 속이 빈 시체처럼 바람이 많이 부는 이 동네에 죽은 듯 서 있겠지, 새 주인이 그 빈 속에 다시 자리를 잡을 때까지.
# by bluexmas | 2009/04/04 16:02 | Life | 트랙백 | 덧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