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밥

뭐 새벽밥 지어 먹고 여얼심히 일하러 일터에 나갔다… 뭐 이런 얘기는 아니고(일하고 싶어도 잘려서 못해요T_T), 여러시간 멍하니 있다가 딱 한 시간 뭔가 열심히 하는 척을 했더니 배가 고파서, 오랫만에 밥이나 한 번 먹어볼까 밥을 지어봤다는 뭐 그런 얘기.

집에 들어오다가 과일이나 살까 가게에 들렀는데, 주말에 뭔가 해서 먹고 싶은 음식에 곁들일 꽃빵을 이번엔 도저히 만들기 귀찮아서(한 번 만들어봤으나 완전히 재난 수준이었다…), 그걸 골라보려고 냉동고를 기웃거리다가 MSG가 안 들어있는 딱 한 종류의 명란젓을 발견했다. 식용색소까지는 용서할 수 있지만 MSG만은… 기억을 더듬어보니 만 7년 동안 단 한 번도 명란젓을 사먹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이 새벽에 밥을 지어서 명란젓을 깔고는 참기름 약간에 계란 두 개를 부쳐서 얹은 새벽밥. 초등학교 때 이모부 때문에 구독했던 것으로 믿어지는 가정조선의 별책 부록 가운데 음식에 관련된 자질구레한 비결들을 담은 책이 있었는데(101가지? 달마시안?뭐 그런…),노른자를 깨뜨리지 않으면서도 보기 좋게 부치는 방법 가운데, 그 계란을 부치는 기름을 숟가락으로 노른자에 끼얹어주면 기름에 노른자가 익기 때문에 터지지도 않고 또 뒤집을 필요도 없다고… 그때부터 항상 sunny-side up으로 계란을 부치면 그 비법을 써 오다가, 요즘은 기름을 많이 쓰기 싫어서 자제를…하지만 저러면 사진발이 받아볼까, 그 비법을 위해 쓰던 기름의 절반 정도를 써서계란을 부쳤다. 때깔은 곱구만 그래. 역시나 아름다운 오메가 3 계란의 자태를 보라. 병아리도 때깔 고울 것 같은데, 으음…T_T

그리고 밥은, 언제나 현미가 반-요즘의 비율은 현미와 반만 도정한 백미, 그리고 아주 도정한 백미를 2:2:1 정도?-이 넘기 때문에 사진발은 별로다. 맥주랑 깍두기를 곁들여 먹었다. 담배 한 대만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by bluexmas | 2009/02/13 18:45 | Taste | 트랙백 | 덧글(4)

 Commented at 2009/02/13 18: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9/02/13 22: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1984 at 2009/02/14 03:22  

앞의 글의 7년에다 이 글의 7년이 묘하게 겹쳐 보이네요. 🙂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2/15 13:24 

비공개 1님: 네, 기름이 좀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죠. 사실 전 500원 동전만큼도 안 쓰고 아예 스프레이를 쓰거든요. 그럼 맛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비공개 2님: 제가 산 명란젓도 색소는 첨가되어 있더라구요. 꼭 좋은 명란젓 주문해서 맛있게 드세요^^

여기에서도 실업수당 탈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다른 챙겨야 될 일도 많아 정신없기도 해서, 그냥 두고 있답니다. 저는 사실 괜찮아요, 다 챙겨서 돌아와야 될 상황이 좀 어이없기도 하지만, 회사 다니는거 정말 싫어했거든요… 회사 안 다니니까 너무 행복한 요즘이에요, 하하하.

참, 명란젓 말고 명란’젖’ 은 혹시 맛이 어떤지, 드셔보셨어요?^^;;;

1984님: 날카로운 지적인데요? 명란젓을 못 먹었더니 사람 손 잡을 힘이 없어서 그런거에요, 하하하^^

그나저나 잘 지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