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일기(9)-Flashback, Day 2

 could you forward this email to the guys? I do not want to make any drama, but wanted to say decent goodbye, thanks.

Dear International family,

The first thing hit me when I knew it was, ‘who will cook the breakfast for tomorrow morning?’ I actually planned to cook some Korean food like someone had suggested me to do. I wish I could have one more day to do that and say goodbye, but things cannot always be by my side, so I hope S and my replacement did a good job instead of me. I am sure they already did 🙂

Well, I wanted to see every one of each and tell how much I enjoyed working with you guys, but I really did not want to things get awkward, so I chose to just leave.

Now, I really don’t know what lies ahead of me; I do know for sure I will clean my head and try my best to get back on track again as soon as possible, as I more than willing to take this challenge seriously. But no matter what happened, I will miss my time there immensely.

I wish you all the best, thanks and bye.

몇 시에 일어났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일어나자마자 나는 정신을 차리고 회사 사람들 몇 명에게 메일을 썼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어색한 건 싫었기 때문에, 그렇게 메일로 인사를 날리고 일요일에나 회사를 찾아가 짐을 꾸려 올 생각이었다. 그래서 저렇게 메일을 써서 팀장 J에게 날리고는, 사람들에게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오후 두 시에 회사 건너편 호텔에서 부사장님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나는 늦지 않도록 집을 나섰다. 그는 목요일 오후에 전화를 해서 , 당신이 해줄 수 있는게 없냐고 물었다. 다가오는 주말에 회사의 직원으로써는 마지막으로 두바이로 4주간 떠나기로 했다면서, 사무실로 찾아오거나, 정 회사로 들어오기 싫다면 밖에서 만나자고 얘기했다. 당연히 나는 회사에 들어갈 생각이 없었으므로 밖에서 만나자고 조심스럽게 청했고, 그는 호텔을 얘기했다. 전날만 해도 따뜻했는데, 금요일엔 제법 바람이 불고 쌀쌀했다. 아직 주차카드가 죽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차를 회사 주차장에 대고 길 건너 호텔로 향했다. 길을 건너 호텔로 향하는 그 짧은 와중에 회사 사람들 몇몇과 마주쳤고, 그들과 나는 언제나처럼 가볍게 인사를 나눴지만, 나는 그들이 내가 더 이상 회사의 일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 궁금했다. 또한 그들은 자신들이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걸 내가 알고 있을지, 아니면 모르고 있을지, 그게 궁금했겠지.

시간이 되어 먼저 기다리고 있던 나에게 부사장님이 찾아왔고, 그는 밥을 안 먹었다면 당신이 사주겠노라고 나를 식당으로 데려갔다. 여기에 구차하게 옮길 수 없는 얘기가 많은데, 하여간 예상했던 것처럼 나는 무방비상태로 회사로부터 튕겨져 나갔고,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반사회성원으로부터 불법체류자로 향하는 시계는 벌써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와 몇 가지의 가능성에 대해서 얘기해보았지만, 벌써 그 가능성들은 차단되어 있었다. 그럼 뭐… 나는 밥이나 먹고 즐겁게 얘기나 하자고 생각해서 회사에 다닐 때에는 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얘기를 나눴고, 그는 얘기를 하면서 계속 사람들이 나를 보고 싶어하니 지금 들어가서 사람들과 인사도 하고 짐을 챙겨가지고 나오는 건 어떻겠냐고 권했다. 혹시라도 두렵다면, 삶의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런 경험이 그 두려움을 떨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그리고 지금은 망설이겠지만 당신을 따라 들어갔다가 나오면 기분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면서. 굳이 두려워서는 아니었지만, 저 사람이 저렇게 계속해서 권하는데 싫다고 말할 이유가 사라져서, 나는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를 따라 사무실로 향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간 회사는 썰렁했는데, 사람들은 나를 보고 곧 내 책상 주위로 몰려들었다. 아, 어색해… 어제는 같은 직원, 하지만 오늘은, 당신들은 직원, 나는 타인… 연결고리가 없어진 사람들과 나와의 조우, 이 어색한 기분이라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누군가 물었다. 시험은 어땠냐고… 응, 시험은 ###하고, 또 $$$ 했어… 대답은 했지만, 진짜 궁금한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 안 들어갈 생각을 하고 윗사람들에게 그동안 감사한다는 메일을 써서 그런지, 윗사람들이 찾아와서는 가기 전에 들러서 보고 가라는 얘기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바로 건너편 책상의 서무계원 아줌마 M은 상자를 챙겨다 주었고, M선배는 이왕 온 것, 빨리 챙겨서 가는게 좋지 않겠느냐며 나를 도와 상자에 물건들을 쑤셔넣기 시작했다.

3년 하고도 6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단 한 번도 온갖 물건들이며 서류들을 제대로 정리해왔었던 적이 없기 때문에 챙기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되었지만, 그건 기우였다. 일단 내 물건만 상자에 쑤셔 담으면 되니까… 아, 다음에 회사를 또 다녀서 나가거나 내쫓기거나 할 때에는 바로 짐을 챙겨 나가는게 차라리 낫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또 오고 싶지 않은 곳을 들르는 회수를 줄일 수 있을테니까, 하나 배운거네… 나는 항상 펜을 책상에 많이 두고 쓰는, 회사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는 나쁜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펜이 곧 책상에 수북히 쌓였다. 그리고 그걸 빼고는 모두 상자에 쑤셔 담았는데, 제대로 돌려본 적도 없는 명함이 나를 잠시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제일 처음 받은 명함, 또 환경 디자인 자격증을 받고 새로 받은 명함, 또 그 명함을 만들면서 메일 주소를 잘못 찍어서 쓸모없어진 명함, 그리고 CI작업을 새로 하고 나서 다섯 장도 돌려본 적 없는 새 명함… 전부 천 장은 될 것 같은 명함이었는데, 잠시 망설이다가 전부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나중에 누군가가 기념품으로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지 그랬냐고 얘기했었지만, 그거 아니라도 기억이 온통 기념품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굳이 나를 자른 회사의 명함 따위는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지리산에 가도 중국제, 해운대에 가도 중국제… 그런 기념품에 지리산과 해운대의 기억을 담아 가지고 싶은 마음이 없듯이 의미없어진 명함을 끼고 살면서 좋지 않은 기억까지 품고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어쨌든 짐 정리는 금방 끝나, 상자를 전부 밖으로 몰아 차에다 싣는데 오가는 와중에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지나갔다. 나는 그들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의 얼굴이 답을 말해주고 있었다. 응, 그렇구나…

그렇게 짐을 다 싣고 나서는 윗사람들과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화로는 어떤 얘기도 하고 싶어하지 않던 여자 소장, 그러니까 내 직속인 M은 전화로도 했던 얘기, 그러니까 네가 여기에서 일했던 것으로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 이유가 전혀 없는데 실은… 나는 분명히 마음에서 나와서 하는 것일 그 얘기를 ‘네가 이렇게 된 것은 우리 책임이 아니야, 우리는 너의 상황으로 인해서 가책을 받고 싶지 않아’ 따위로 곡해하지 않으려고 속으로 안간힘을 썼다. 그게 아니라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그냥, 나는 이런 상황에서 내가 누군가를 원망하는 상황에 처하는게 죽기보다도 싫었다. 그 모든 건, 결국 선택을 한 나의 책임이니까. 아니 뭐 꼭 책임이 아니라고 해도… 어쨌든, 나는 이 상황으로 인해서 앞으로 나의 신상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설명해줬고, 원래 그런 법적인 절차를 잘 모르는 윗사람들로써는 일이 다 벌어진 후에야 이 상황이 특정인에게 불러올 어려움에 대해 알게 된 모양이었다. 그래도 M과 나는 개인사에 공유하는 부분이 있어서 자주 얘기하지는 않아도 한 번 얘기하면 긴 시간동안 마음을 터놓고 얘기해왔었다. 사실은 그 전전주에 그녀와 나는 인사평가를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 채 앞으로 계속해서 일을 하면 4년 가까운 경력이 되는 사람, 또 면허를 곧 따려고 하는 사람으로써 어떤 식으로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고, 나는 그 대부분에 수긍했었다. 그리고 봄에 세우고 있던 이런저런 계획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그걸 추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모든 대화는 아무런 지향점이 없어지고 말았다. 어쨌든 그녀는 진심으로 나를 걱정했는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거처 문제가 생기면 나를 당신 집 지하실에라도 살게 해야되겠다는 얘기를 했고, 나는 그런 문제는 당분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렇게 되었다고 혼자 그 시골 구석에서 처박혀 있지 말고,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도 하고 끈을 이어가라고 얘기했는데, 나는 거기에다 대고 회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사람들은 떠난 사람을 한참 동안은 그리워하고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 얘기도 하겠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잊혀지는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렇게 얘기했다. 나의 그런 얘기에 그녀는…

그런게 한참 얘기를 하고 악수를 하고 사무실을 나서는데, 그 바로 앞에 있는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다 말고 나를 본 P, 이제는 선배라고 부르고 싶지도 않은 그가 나를 보고는 ‘철수(가명)씨, 소식들었다.’ 라고 극도로 뻘쭘한 말투와 표정으로 말을 걸었다. 미안하지만 불혹인 사람의 그것이 아니라 까까머리 중학생이 전학 나가는 별로 안 친했던 친구에게나 쓸 법한 말투와 표정으로… 저한테 무슨 하실 얘기가 있으세요? 없으시잖아요…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럴 수 있다면 그는 미워하고 싶었다, 진심으로.

그리고 나머지 윗사람들과 짧게 얘기를 나누고 떠나려는데, 팀장 J와 그 옆의 한국계 일본인 R이 맥주나 마시자고 해서 체육관에 가서 평소처럼 운동하려는 생각을 접고 회사 옆 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에도 미지근한 맥주를 내오고서는 이게 맥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온도기 때문에 입닥치고 주는대로 쳐 마시라는 태도의 그 술집(처음 생겼을 때 가 보고서 글을 쓴 적이 있다…귀찮아서 링크는 좀…)은 금요일이라 나 같은 사람들이 아닌, 정말로 금요일이 온 것을 감사하는 마음의 사람들로 가득차 얘기를 조용히 나눌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우리는 얘기를 하기 보다는 서로에게 소리를 질렀고, 나는 거기에 지쳐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그냥 집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두 잔씩은 마시고 가자고 얘기했고, 나는 언제나처럼 미지근한 맥주를 마셔야만 했다. 그리고 두 잔째의 맥주를 마시자 집으로 향하는 길이 열렸고, 마누라가 몰고 온 차를 타고 떠난 J를 보내고 R과 나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Wow, I am gonna really miss you’ 라고 R이 말했지만, 나는 정말 내가 이 사람들과함께 한 시간을, 그리고 그 시간속에 만들어진 기억들을, 또 그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게 될지,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에 메일을 쓰면서도 내가 정말 이들을 그리워 할 것 같아서 이런 얘기를 쓰는지, 사실 조금은 자신이 없었다. 나의 일, 나의 기억이지만 그게 정말 이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진 것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내가 일하고, 내가 그 자리에 있어서 생긴 기억이고 그래서 소중하게나마 정말 생각하게 될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어쨌든 차를 몰고 주차장을 빠져 나왔는데, 너무나도 닳아 빠진 표현처럼 늘 같은 금요일이었는데도 무엇인가가 다르게 느껴졌다. 그게 뭔지, 나는 정말 아는 걸까, 아니면 모르는 걸까.

 by bluexmas | 2009/02/07 14:18 | Life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at 2009/02/07 18: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9/02/08 14:27 

Thanks for your comment. I have always thought that there is a fine line between being confident and cocky, and I don’t want to be the latter side…

Sometimes I don’t know the other way as the only way is just to face it, whether I would get hurt worse or not. I will be hang in there, for sure.

Thanks again, and I mean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