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침대에서 뒹굴거리면서 오전을 보내는데 침대 발치에 나 있는 창문으로 깜빡깜빡 햇볕이 들어왔다. 밤새 비가 내려서 집에서 줄넘기나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햇볕이라니, 어제 마신 포도주 덕분에 머리가 좀 아팠지만 굴하지 않고 공원으로 나갔다. 찬바람이 굉장히 세차게 불었다. 역시 술 덕분인지 후달려서 반환점에 채 닿기도 전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이런 때일수록 이를 악물고 자기를 고문하면, 그 맛이 최고라서 후달림을 무릅쓰고 계속 뛰었다. 결국 마지막 1.5 킬로미터는 토할 것 같아서 포기했지만. 집에 돌아오니 미식축구경기는 별써 시작했고 나는 전자렌지에 묵이 터질때까지 돌린 다음 얼음물에 식혀 무쳐서는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텔레비젼을 보다 졸다가 깨어나서 또 텔레비젼을 보다가 닭날개를 구워서 맥주를 마시며 저녁 경기를 보고 부엌을 정리했다. 처음 만들어 보았던 통닭무가 먹을만해서 흐뭇했다. 게다가 내일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이라 쉬는 관계로 마음이 조금 느긋했다. 감사하는 마음이라도 좀 가져봐야겠다. 일요일은 그렇게 흘러갔다.
# by bluexmas | 2009/01/19 16:40 | Life | 트랙백 | 덧글(2)
닭무랑 맥주도 빠질 수 없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