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밭, 아쉬움
눈밭을 걷고 있었다. 땀구멍으로 빨갛게 아쉬움을 쏟아내며 걷고 있었다. 허허벌판인줄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남자가 피좀 봐! 라며 나에게 손가락질을 해댔다. 이건 그냥 아쉬움인데요, 라고 대꾸하고 나는 다시 가던 길을 재촉했다. 빨리 눈이 다시 내려서 이 빨간 자국들을 덮어버려야 저렇게 또 영문도 모르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없을텐데, 라는 바램만이 제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나머지는 약간 뒤죽박죽인 느낌이었다. 어쨌거나 눈밭을 걷고 있었다.
# by bluexmas | 2008/11/04 15:40 | —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