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재미없다고 느껴질 때
1. 듣고 싶은 음악이 없어지면 사는게 허전하게 느껴진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아이팟을 뒤지면 꼭 그날 듣고 싶은 뭔가가 떠오르고 또 그걸 듣다 보면 계속해서 듣고 싶은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곤 했는데, 어제오늘은 그런게 없었다. 씨디가 늘어만 갈수록 한 앨범에 시간을 들여 오래 듣는 빈도는 줄어들게 마련이라서, 지난 여름(이라고 쓰자니 정말 오래 된 것 같다, 이제서야 날씨가 쌀쌀해지는데…), 정말 오랜만에 미친 듯이 씨디를 샀는데, 한 번 이상 들은 건 채 1/4이나 될까? 하지만 웃긴건 그런 와중에 하나가 걸리면 몇 달이고 미친 듯이 듣는다는건데… 지난 번 공연 전후로 Sigur Ros를 질리도록 듣다가 금요일 공연 때문에 그동안 잘 안 듣었던 Magnetic Fields를 또 며칠 동안 계속해서 들었는데 오늘 갑자기 그 둘 다 듣고 싶지 않아져서 당황했다. 출근할 때 뭔가 너무 듣고 싶은 노래가 있어서 그걸 듣고 가면 기분이 좋은데 달리면서 한 손으로는 계속해서 아이팟을 뒤져도 듣고 싶은 뭔가가 없었다. 마치 삶에 의욕이라도 떨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그런걸까. 주말에 비가 오고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진게 원인인 것 같기는 하지만…
2. 그것보다 더 황당했던 건 어젠 집에 왔는데 아무 것도 쓰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니, 쓰고는 싶었는데 써지지 않아서 더 당황스러웠다고나 할까… 언제나 집에 돌아오면 저녁을 먹고 잠시 텔레비젼을 보다가 집에 돌아오기 전까지 생각했던 것들을 쓰는게 정해진 패턴이었는데 어젠 뭔가가 좀 막막했다. 그렇다고 기분이 나빴던 것도 딱히 아니었다. 나빴으면 나쁘다고 쓰면 되는 것이고, 또 좋으면 좋다고 쓰면 되는 건데 그 둘 가운데 아무 감정도 아니었던 가운데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혹시나 해서 따로 쓰고 있는 것들을 열고 뒤적거려 봤지만 마찬가지였다. 이런 날은 일찍 문들 닫는 수 밖에… 주말도 아닌데 열 한 시에 마지막으로 잔게 대체 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어제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중간에 깨서는 그리다 말던 단면은 대체 어떻게 그려야 되는지 생각을… 요즘에 그렇게 일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닌데 대체 이런 쓸데없는 생각은 집에 왜 가지고 오는지 모르겠다.
# by bluexmas | 2008/10/22 10:52 | Life | 트랙백 | 덧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