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와

사실 난 밸리 안 간다. 가면 괴로우니까. 다들 악다구니를 쳐 가면서 ‘내가 맞다니까! 니들 다 틀려!’ 라고 말하는 꼴 보기 괴로우니까. 그래서 뜬 글들 잘 읽지도 않는다. 소위 말하는 잘 알려진 사람들의 블로그라면 더더욱(가끔 리퍼럴에 뜨는 그 잘 나가는 사람들의 블로그는 정말로 블로그의 주인이 내 블로그에 와서? 아니면 그 블로그를 거쳐서 누군가가 와서? 그 사람들 블로그에 링크 공개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고 내가 덧글 남긴 역사가 없으니 블로그의 주인 아닌 다른 사람이 그 블로그를 거쳐 내 블로그에 왔을 가능성이 없으니 주인 아니면 다른 사람은 아닐텐데, 그렇다면 진실은? 네, 어제 블로그에 간만에 음식관련 글 올렸는데 리퍼럴에 뜬 당신 블로그 얘기하는거에요, 알고 있으면서…만약 본인이 오셔서 기록이 남은 것이라면 감히 오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이렇게 드리죠, 바로 이렇게, 오지마세요, 라고)…

그래서 대체 내 블로그와 내가 가는 이런저런 사람들의 블로그를 빼놓고는 이 이글루스의 혼탁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가운데 신경을 안 쓰려고 발버둥을 쳐도 그럴 수 없는 화제에 관련된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던데, 그 글들을 다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없고 읽어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얘기인 즉슨,

1. 누구라도 어머니가 생리 안 하셨으면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껄, 이라는 뻔한 얘기하고

2. 맞는 속옷이 없으면 그 속옷이 없는 사회를 원망하라니까, 맞는 속옷을 못 찾는 당신 여자를 원망하지 말고, 라는 또 다른 뻔한 얘기.

참고로, 나는 feminist 절대 아니고 그게 뭔지 알고 싶지도 않은 사람… 이런 화제들 모두 그냥 상식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들 아닌가? 어떤 상표 팬티를 샀는데 Small은 작고 Medium은 크면 짜증나는게 인지상정아닌가? 하물며 그냥 남자들 팬티도 짜증나게 하는데…이런 얘기하면 또 누군가 그러겠지, ‘아, 참 당신 #나 까다로우시네요’ 라고. 내 손으로 사입을 수 있는 팬티에 대한 불평하는 것하고 당신 여자가 생리통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할때 짜증내는 것하고 어떤게 더 까다로운 건지, 글쎄… 하긴, 내 주위에 자기 속옷 자기가 사는 남자도 거의 없고 심지어 자기가 입을 옷도 아침에 못 고르는 남자도 태반이더라. 다들 그러지, 귀찮다고… 그렇게 귀찮은거 다른 사람한테는 왜 시키나? 자기 얼굴은 귀찮아서 어떻게 달고 다닐까? 다들 성공성공 울부짖는 남자들이 정작 자기 옷 하나도 자기가 고를 수 없으면 대체 뭘로 성공하겠다고 그렇게 발버둥치는거야… 자기 하루 종일 입을 옷도 못 고르는 남자들이 정말 그렇게 어려운 사회생활은 잘 할 수 있는게 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라는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성별의 문제가 아니야, 그냥 인간 본성에 관한 문제인거지.

 by bluexmas | 2008/09/25 12:03 | Life | 트랙백 | 덧글(7)

 Commented by basic at 2008/09/25 13:01 

음. 저도 그 글 읽으면서 좀 황당했다는;; 원래 논점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더군요. 진정하세요. ^^;

 Commented by turtle at 2008/09/25 14:40 

리퍼럴은…관련된 글 자동 검색이라는 기능 때문일 수도 있어요. 제가 생강 도넛에 대한 글을 쓰면 자동으로 bluexmas님이 쓰신 생강빵 글이 링크되는 기능이 있거든요…아시겠지만. 제 블로그 구독자가 그 생강 도넛 글을 보다가 생강빵 링크를 누르면 bluexmas님 블로그로 오게 되면서 제 블로그가 리퍼러로 뜨게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Commented by hotcha at 2008/09/25 21:16 

2주간 짧은 방학이라 정말 오랜만에 열심히 이글루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저도 밸리는 절대 안가지만 메인에 이상한 논쟁들이 뜨다보니 가끔 도대체 이게 뭔가???하는 심리로 들어가보기도 하죠. 얼마나 웃음이 나던지…ㅎㅎ~ 사실 웃을 일은 아니지만요. 뭔가 괴롭지만 웃어넘겨야 할 때가 있는 거 같아요.

어쨌든 자신의 옷을 스스로 못고르는 남자들은 정말 참을 수 없어요.

 Commented by Amelie at 2008/09/26 02:18 

점점 예민해지더라고요. 전 그냥 씁쓸했어요. 그럴 필요까지 있나 싶고..

괜히 죄책감도 들고요 =_=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9/26 12:58 

basic님: 벌써 진정했으니 걱정 마세요^^

turtle님: 제가 리퍼럴은 늘 보는데 자동검색 기능은 아니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요즘 계속해서 패턴이 보이는지라… 뭐 별 일은 아니니까요. 그냥 저 혼자 쇼하는거겠죠^^ 조언 감사합니다.

hotcha님: 그러게, 대체 이게 뭘까요? 그냥 웃고 말죠 뭐^^

Amelie님: 잘 지내셨어요? 전 뭐라 드릴 말씀은 없고 사회의 부족한 다양성에 안타까움을…

 Commented at 2008/09/26 19:0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9/27 13:38 

글쎄 뭐 요즘 이글루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싫어하는게 그냥 다 알려진 정보를 2차생산해서 자기것인양 내놓는건데 여기에 그런 인간들 많더라구요.

더 이상 얘기하면 입만 더러워지니까 담에는 좀 더 밝은 얘기를 하죠 뭐. 세상이 그래도 알고보면 아직 살만한 곳인데,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