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피자, 호박수프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에게 귀띔을 받아 만들어 본 저녁.

먼저 마늘피자. 남은 절반의 반죽을 녹혀서 만들었는데, 목요일에 산 모짜렐라 치즈가 유효기간을 벌써 보름이나 넘겼음을 발견하고 쓰지 않아서 약간 반쪽짜리 피자가 되었다(내가 만드는게 다 그렇지 뭐…). 냉장고에 있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생우유치즈(미국에서는 치즈의 원료를 반드시 살균해야만 한다고 식약청에서 정해놓은 관계로 보통 프랑스같은데서 나오는 살균하지 않은 우유로 만든 치즈는 수입이 안 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코스트코에서 발견했다. 보통 홀푸드 같은데서는 종종 눈에 뜨인다. 훨씬 진한 맛이라고나 할까…)를 대신 얹고 그냥 얇게 썬 마늘과 올리브 기름, 바닷소금. 어찌된 일인지 반죽이 찢어지지 않고 얇게 손으로 잘 펴져서 만들어보았던 피자들 가운데 가장 얇으면서도 멀쩡하게 생긴 피자를 만들었다. 그것도 밀대의 도움 없이(사실은 밀대도 없어서 그냥 물을 담은 유리병을 쓴다, 자주 안 쓰는데 사기 싫어서)…

호박수프는, 원래 butternut squash만 넣고 만드려다가 호기심에 수퍼마켓에서 파는 호박 종류를 모두 하나씩 사다가 넣었다. 갈라서 씨를 발라내고 화씨 400도 오븐에 한 시간동안 구운 다음 발라서 원하는 종류의 국물에 넣고 살짝 끓인 다음에 stick blender로 갈면 된다. 크림을 섞고 소금으로 간한 다음 레몬이나 라임즙으로 신맛을 약간 더해줘서 마무리하면 된다(신맛을 더해주는 것과 안 더해주는 것에 엄청난 맛의 차이가 있다). 일단 소금으로 간을 했지만 달게 먹고 싶으면 설탕을 넣어서 호박죽처럼 먹으면 된다. 여름 음식은 아니지만 뭐…

 by bluexmas | 2008/08/03 14:15 | Taste | 트랙백 | 덧글(3)

 Commented by Eiren at 2008/08/03 14:22 

이 더운 여름에 화씨 400도로 오븐을 한 시간이나 틀으셨다니 존경스럽습니다.;; 밥 하느라 딱 20분 켜는 스토브도 더워서 국수 해먹고 사는 저로서는 그저 감탄만 나올뿐^^;; 마늘피자는 어떤 맛이었나요? 라메킨에 담긴 수프가 꼭 푸딩처럼 보이네요^^

 Commented by 산만 at 2008/08/03 15:27 

오오오오T-T

T-T

TㅡT

도우 매우 훌륭해보입니다. 저 파릇한 포슬포슬한 것은 무엇인지요?

저는 어제아침에도 트레이더조 도우 손가락으로 찔러보다 왔어요 (그게 차가운데 얇은 비닐에 쌓여있어서 나름 재밌..) 이번주내로 꼭한번.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8/04 13:17 

Eiren님: 생각보다 덥지는 않더라구요. 마늘피자는 구워진 마늘의 단맛하고 뭐 치즈맛하고 그럭저럭 잘 어울렸는데 모짜렐라가 없어서 좀 아쉬웠어요. 그러고보니 수프는 정말 푸딩처럼 보이네요^^

산만님: 파란건 Lime Zest인데 갈아내다가 귀찮아서 대강 뿌리고 마무리했어요.도우는 사실 좀 10분만 구우면 되는데 3분 더 구워서 너무 딱딱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