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는 담 쌓고 사는 피자
내가 사는 동네 아틀란타에 피자에 미친 남자가 있다는 얘기를 인터넷에서 주워들었다. Jeff Varasano라는 사람인데,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라서는 아틀란타에 왔다가 피자가 너무 구려서 이곳에 정착하고 곧 피자집을 낸다고. 이 사람이 추구하는 피자는 뉴욕의 아주 오래된 집들에서 만드는 Pizza Margherita로써, 위에 얹는 재료는 아주 간단하고 빵이 더 맛을 좌우하는 그런 종류고 그렇게 뉴욕을 포함한 미국 여러동네와 이탈리아를 돌아다니면서 피자를 먹어보고 reverse engineering을 해서 그 맛을 내는 비결을 습득한 모양으로, 아무렇게나 만든 듯한 웹페이지를 가면 여태껏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피자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이 길디 긴 웹페이지를 읽어보면 오븐의 굽는 온도가 굉장히 중요한데, 화씨 500도까지 올라가지 않는 오븐을 800도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 편법을 써서 온도를 올려서는 피자를 2분 안에 구워낸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건 Jeffrey Steingarten의 책을 비롯한 다른 매체에서도 소개되어 있는 얘기니까 뭐…
하여간 이 사람에 대한 얘기를 듣고 간만에 피자를 구워봤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고집스럽게 글루텐 함량이 적은 통밀가루를 써서가 아닌가 싶다. 탄력이 적어서 잘 늘어나지 않고, 그렇게 잘 늘어나지 않으면 구운 피자가 너무 두꺼워지기 마련이니까. 그래도 배달피자보다는 훨씬 신선한 맛이다. 나도 그냥 간단하게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그리고 바질잎을 얹었다. 경험상 제일 성공률이 높은 피자는 치킨 알프레도. 반죽이 아직 남았는데 이번 주말에 만들어봐야 할 듯.
# by bluexmas | 2008/07/30 12:38 | Taste | 트랙백 | 덧글(8)
역시 bluexmas 님은 내공이 있으신 분이신 겁니다. 쉬폰 케이크 쯤이야 단숨에 처리하셨을지도. ^^
아, 정말 제가 좋아하게 생긴 파지네요.
굉장하십니다!!
언젠가 만들어파는 도우라도 사다가 마늘 피자를 구워먹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나저나 피자자르는 롤 커터까지 구비하고 계신거군요. 처음엔 주석으로 만든 무언가의 뚜껑인가 싶어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catail님: 앗! 오랫만이에요. 테일님 블로그는 언제나 번창해서 부럽던데^^ 굉장하긴요…별 말씀을.
산만님: 마늘피자에는 무슨 재료가 들어가나요? 산만님에게 헌정하는 의미로 제가 만들어서 구워먹… 캘리포니아에는 트레이더 조가 많으니까 거기에서 피자 반죽을 사서 구워보세요. 누가 그러는데 하나에 1달러래요. 그리고 저 피자 자르개는 잘못된 선택이에요. Zyliss가 최곤데 그때 생각을 못하고…
모조님: 곧 해물을 얹어서 하나 구워보죠 뭐^^ 그나저나 잘 지내고 계세요? 덧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blacktout님: 아무래도 글루텐 발달이 잘 안 되어서 그런 것 같아요.
도우에 쫌 진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바르고 마늘 얇게 편으로 썬 것, 파슬리가 기본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거기다 바질/로즈마리나 레몬제스트 같은게 옵션으로. Lombardi’s에서는 다진 생마늘까지 갖다주던데, 전 그냥 같이 구운 것만으로도 만족. 치즈는 모짜렐라가 기본이지만, 리코타나 로마노, 혹은 좀더 쿰쿰한 냄새나는 것도 같이 섞는 듯. 한국의 매드포갈릭이라는 레스토랑에서는 고르곤졸라를 쓰고 꿀을 곁들이기도 하더군요.
안그래도 트레이더 조의 1불짜리 앞에 서서 늘 손가락으로 찔러만보고 돌아서곤 했는데. 어느날 용기를 짜내야겠..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