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들어 먹은 평일 저녁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면 생각하게 된다. 오늘 저녁엔 뭘 먹지? 대답은 언제나 거의 같다. 어제 먹은 것… 그리고 그건 주말에 만들어 놓은 것… 한숨을 쉬게 된다. 하루에 한 시간만 있었으면, 그날그날 뭔가 한 가지라도 새로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한 시간이 있었고(아주 오랜만에), 간단하게나마 뭔가 해 먹을 수 있었다.

고기는, Skirt Steak으로 언제나처럼 소금, 후추, 양파와 마늘가루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멕시코 고추가루를 섞은 라임즙에 재웠다. 30분 정도 뒤에 구웠는데, 오래 구우면 질겨서 못 먹게 되므로, 정말 이 정도만 구워도 될까, 라고 생각할 정도로 구운 다음 적어도 5분 정도 놓아두면 그새 또 익는다.

양파랑 피망이라도 볶아서 곁들여야 그럴싸 해보이는 Fajita가 될텐데 회사 홍보담당 부사장의 농장에서 나왔다는 오이, 토마토 등등의 야채가 있어서 그걸로 간단하게 정체불명의 살사를 만드는 것으로 야채를 갈음했다. 아보카도를 하나 사다가 Guacamole를 만들어서는 그 살사와 섞고 사워크림도 곁들였다.

먹고 남은 살사와 콩, 그리고 구운 닭가슴살을 섞은 샐러드…내일 점심이다. 닭고기는 쇠고기와 거의 같은 양념으로 재웠는데 타바스코를 섞었다.

여름의 끝에나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무화과가 벌써 나와서 $6.99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집어왔다. 정말 여유롭게 쓸 수 있는 한 시간이 있어서 뭔가 해 먹으니 행복하기까지 했다. 행복은 참으로 먼데 있는 것이 아니구만 참… 

 by bluexmas | 2008/07/09 13:42 | Taste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Josée at 2008/07/09 17:47 

요리 잘 하셔서 부럽네요 ^^

 Commented by 笑兒 at 2008/07/09 22:39 

날 무화과랑 말린 무화과랑 차이가 많이 나나요?

 Commented by blackout at 2008/07/10 07:18 

무화과는 말린것 밖에 먹어본적이 없어요~ 그나마도 딱딱해서, 빵만들때 건포도 대신 넣고 구워버렸다는~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7/10 12:06 

Josée님: 별 말씀을요… 저 사진에 담긴 것들 가운데 만들어야 되는 건 별로 없는걸요^^

笑兒님: 아무래도 말린게 더 달겠죠? 전 날 무화과가 더 맛잇는 것 같아요.

blackout님: 생 무화과도 드셔보세요. 맛 괜찮아요^^

 Commented by 도로시 at 2008/07/15 10:04  

어이쿠. 저도 모르게 꼴깍하고 침을 삼켰습니다. 흑흑- >_<

아.. 요리.. 배워야 할 거 같아요~ 쩝. 배우겠다도 아니고 저런 표현을 쓰는 건 사내 요리동호회 신청했는데 아직 가타부타 말이 없어서.. 에흉-

 Commented by bluexmas at 2008/07/18 13:32 

도로시님: 진짜 음식 만들기는 혼자 깨우치는 거라고 감히 생각해요. 물론 사람들이랑 같이 하는게 더 즐겁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