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에 천천히 구운 돼지갈비와 망고 살사
오븐에 고깃덩어리를 넣어놓고 약한 불에서 오랫동안 익히는 것은 음식을 조리되는 동안 신경쓰는게 귀찮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만한 조리방법입니다. 일단 높은 온도에서 익히는 것보다 타거나 겉이 마를 염려가 적고, 장시간 익히기 때문에 질긴 부위도 부담없이 먹을 정도로 익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거나 이런 방법을 처음 시도해보는 분이라면, 조리용 온도계를 사서 탐침을 고기의 가장 두꺼운 부분에 찔러 넣고 온도를 맞춰 놓는 것으로 만사가 해결됩니다. 참고로 돼지고기는 내부 온도가 화씨 160도면 박테리아의 염려없이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 저녁에 만들어 먹은 갈비(Back Rib)는 흔히 말하는 Dry Rub을 쓴 것으로, 고기를 액체상태의 양념에 재워두었다가 조리하는게 아니라 가루상태의 양념에 버무리는 방법입니다. 이때 Dijon Mustard를 갈비 겉에 발라줘서 양념이 고기에 잘 달라붙도록 돕습니다. Dry Rub의 재료는 기본적으로 흑설탕과 파프리카, 마늘가루, 소금, 후추가 기본이고 그 밖의 양념은 기호에 맞춰 섞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리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양념한 갈비를 미리 화씨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두세시간정도 구워주면 되는데, 갈비를 오븐의 랙에 직접 올려 놓음으로써 팬에 올려서 구웠을 때 갈비와 팬 바닥 사이에서 김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고기를 오븐에 구우면 당연히 기름이 떨어지게 마련인데, 기름을 받는 팬을 갈비를 올려 놓은 랙의 밑단에 넣어주면 간단하게 해결됩니다. 그렇게 환경친화적이지는 않지만 팬에 은박지를 깔아주면 청소도 간단합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파인애플, 사과, 망고등의 과일은 돼지고기와 아주 잘 어울리는데, 마침 망고가 냉장고에 있어서 이걸로 살사를 만들었습니다. 살사는 이름만큼 대단한 음식은 아니라서, 망고를 깍둑썰기 한 다음에 라임즙과 파, 샬럿에 소금과 후추, 올리브 기름을 섞어 버무려주면 됩니다.
30분쯤 더 구웠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신경 안 쓴 것치고 고기는 육즙을 잃지 않고 먹을만하게 구워졌습니다. 다만 Dry Rub은 고기를 재워놓는 것보다 양념이 고기 안 쪽까지 밸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소금을 좀 많다 싶게 섞어주거나, 아니면 미리 소금에 절여두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비는 사실 두 세시간이면 익는데, 레시피를 찾아보면 갈비보다 훨씬 더 큰 덩어리의 돼지 사태나 어깨 등등을 밤새 오븐에서 익혀 다음날 브런치로 먹기도 한다는군요. 아침부터 고기라니…
# by bluexmas | 2008/04/29 11:34 | Taste | 트랙백 | 덧글(8)
비공개 덧글입니다.
비공개 덧글입니다.
속상해서 탄 겉 껍질만 긁어내고 와구와구 먹다가 심지어 살짝 체하기도 했다지요.
비공개 2님: 혼자 해 먹으면 다 공염불이라니까요-_-;;; 곧 출장나가서 급식하는 거로 직업을 바꿔볼까요? 날씨 좋을때 음식이랑 포도주 싸가지고 소풍가면 딱 좋을텐데요…
笑兒님: 이건 그래도 그냥 넣어두기만 하면 되는거라서, 간단해요^^
turtle님: 닭가슴살이면 중간보다 약간 센 불에서 면당 6분 정도만 구우시면 될거에요. 팬을 아주 뜨겁게 달구시고, 다 구워진 다음에 10분 쉬었다가… 그리고 혼자 사시는데 큰 오븐이 부담스러우시면, 싸구려 토스터 오븐을 하나 사시면 굉장히 쓸모있어요. 닭가슴살은 450도에서 20분 정도 구우시면 될거에요^^
blackout님: 원래는 loin을 사다가 brine한 다음에 butterfly하고 또 치즈 넣고 말아서 오븐에 구우려다가 다 귀찮아서 저걸로 갔죠. 갈비는 지방이 많아서 굳이 brine안 해도 될 것 같아요. 뼈는, 한국 수퍼에 가면 정말 싸서 그걸로 감자탕 끓이면 너무 맛있어요. 주말에 그거나 해 먹어야 되나…